혜경궁 홍씨 진찬연 소재로
성대한 잔치 재현 전통 공연
현대와 연결 시민 오감 만족
10여개 프로그램 시민 참여
다채로운 볼거리 ‘정조 능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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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0월 연무대에서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메인공연인 ‘야조’가 연무대를 배경으로 화려한 공연을 펼쳐지고 있다. (제공: 수원특례시) ⓒ천지일보 2022.10.06

[천지일보 수원=류지민 기자] 정조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꿈이 227년 만에 되살아날 예정이다. 수원시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수원화성문화제’를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해 59년의 역사를 이어간다.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는 ‘정조대왕 능행차’다. 능행차는 서울 창덕궁에서 시작해 수원을 거쳐 화성에 도착한다.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특별한 잔치로 시민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계획이다.

◆전통·현대의 콜라보 ‘수원화성문화제’

제59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연무대 국궁터와 화성행궁, 화성광장 등 수원화성 일원 곳곳에서 10여개의 프로그램으로 꾸려간다. 대표프로그램은 개막공연 야조와 진찬연 공연, 시민놀이터 ‘성안에서 놀~장(場)’ 등 3가지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봉수당 진찬연 이야기’다. 오는 7일 오후 5시부터 행궁광장 쉼터무대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이 공연은 정조대왕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을 소재로 진행한다.

정조대왕의 효심만큼 성대했던 잔치를 재현하는 전통 공연들이 수원화성문화제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본 공연에 앞서 오후 2시와 4시 화성행궁 좌익문과 중앙문 사이에서 열리는 ‘이야기극 효를 행하다: 아름다운, 짓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은 샌드아트와 종이회전연극으로 진찬연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준다.

메인공연 ‘야조: 정조, 새로운 세상을 열다’는 연무대 국궁터에서 오는 7·8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한다. 가을의 정경이 내려앉은 연무대를 배경으로 정조대왕의 개혁 의지와 부국강병의 꿈을 담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약 1시간을 채운다.

수원시립공연단이 중심이 된 군사훈련과 장용영, 무예24기를 활용한 프로그램은 빛과 영상 등 다양한 공연기법을 더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400대에 달하는 드론을 활용해 밤하늘을 무대로 첨단 퍼포먼스를 펼치는 드론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올해 공연은 민선 8기를 시작한 수원의 새로운 출발과 미래상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다.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참여 폭을 확대한다. 

시민 체험프로그램이 가득한 시민놀이터 ‘성안에서 놀~장(場)’은 오는 8~10일 3일간 열린다.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한 프로그램들은 연휴 기간 오후 12~7시 행궁광장에서 6개 프로그램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으로는 전통매듭 방식을 활용해 마스크 줄을 만드는 ‘마스크에 전통을 입히자’, 수원화성을 모티브로 만든 보드게임 체험 ‘정조, 수원을 품다’, 폐가죽을 재활용하는 공예활동 ‘나만의 화성 만들기’, 문화예술 체험프로그램 ‘수원화성의 문화로 마음을 만들다’, 화성성역 의궤를 기반으로 게임을 접목한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 ‘정조의 꿈과 미래-의궤에서 발견한 보물’ 등이 있다.

이와 함께 10·15·16·22일에는 행궁광장 쉼터무대에서 인형뮤지컬, 대취타, 스토리텔링, 전통무용, 그림연극 등의 시민 공연이 열린다.

또 정조대왕과 예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야기콘서트 정조실감’, 과거시험을 재해석해 재현하는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 마술과 차력 등으로 정조와 수원화성의 이야기를 전하는 ‘예술보부상 전기수’, 음악과 향으로 정조대왕 이야기를 나누는 ‘정조의 기억’, 지역작가들의 야외 전시 및 체험 ‘꿈꾸는 수원화성’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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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정조대왕 능행차 퍼레이드 행렬이 수원화성의 북문인 장안문을 지나고 있다. (제공: 수원특례시) ⓒ천지일보 2022.10.06

◆1795년 을묘원행 완벽 재현

‘정조대왕 능행차’는 정조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의지가 응축된 1795년 을묘원행을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대규모 퍼레이드로 시민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해 을묘년(1795)에 8일간 대규모 행차를 한 ‘을묘원행’이 모티브다. 수원시가 1974년부터 이를 재현하기 시작한 뒤 꾸준하게 수원의 자랑이자 시민의 사랑을 받는 축제로 확대·발전했다. 더불어 2016년 서울 창덕궁~수원화성, 2017년 수원화성~화성 융릉까지 59.2㎞ 구간을 복원하며 대한민국 대표 축제는 물론 국제적인 문화 축제로 인정받았다. 이후 코로나19 위기를 맞았던 능행차는 2회 연속 온라인으로 명맥을 이어 올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능행차는 오는 8일 서울시 창덕궁에서 시작해 오는 9일 수원시 화성행궁과 화성시 융릉에 도착한다. 1일 차인 8일 오전 10시 창덕궁에서 출궁의식을 시작으로 출발하는 행렬은 율곡로~세종대로~광화문광장~미디어배다리~노들섬~금천구청 앞을 거쳐 오후 5시 30분 시흥행궁에 도착한다. 이튿날인 9일에는 경기도 구간 2개로 나눠 운행한다. 시흥행궁을 출발해 안양~군포~의왕~수원을 통과하는 수원 구간(32.2㎞), 융릉까지를 연결하는 화성 구간(7.4㎞) 등 2개 행렬이 동시 운영된다.

공동재현 전체 프로그램에는 총 3000명 이상의 출연진과 345필의 말이 동원되며 구간별·지자체별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이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행진은 수원 구간이다. 역사와 전통이 깊은 수원 구간은 노송지대~종합운동장(4.5㎞), 종합운동장~장안문~화성행궁~연무대(3.1㎞), 화성행궁~대황교동(5.9㎞) 등 3개로 세분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노송지대에서는 당시 총리대신 채제공이 왕의 행렬을 맞이하는 모습으로 재현하는 ‘총리대신 정조맞이’가 있다. 이재준 수원시장이 수원유수로 변신해 정조대왕을 맞이하는 ‘수원유수 정조맞이’도 선보일 계획이다. 1200여명의 출연진, 말 111필, 취타대 4팀 등이 투입돼 화려함을 보여주고 깃발무, 파발마, 군문의식 등의 볼거리가 이어진다. 

이와 함께 행렬 내내 풍물단, 의장대 등 공연이 쉴 틈 없이 진행돼 흥을 이어간다. 오후 4시 50분 여민각에서는 왕의 행차 중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등장한 백성의 억울함을 해소해주는 상황극 ‘격쟁’, 갑자기 나타난 자객을 막아내는 호위부대 장용영을 재현한 ‘자객대적 공방전’도 진행한다. 이후 행렬은 오후 6시 시민들과 함께 대동놀이 한마당을 펼치며 행궁광장을 수놓는다.

3구간은 1·2구간에 앞서 9일 오전 9시 화성행궁에서 대황교동으로 향한다. 융릉으로 참배를 가는 왕의 행렬이 출궁의식을 거쳐 출발한 뒤 대황교동에서 오전 11시 화성시 구간 능행차 행렬을 교대하며 수원 구간을 마무리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그동안 자연 재난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수원화성문화제가 새로운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며 “시민의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를 모두 함께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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