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윤석열차 논란에 정면 충돌
이재명 관련 의혹 두고 또 신경전
복지위, 尹 영유아 발언 두고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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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행을 거듭하며 3주간의 대장정에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했다. 다만, 여야 모두 정치 공방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올해도 민생 국감은 실종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 감사, 문재 전 정부의 외교성과 등을 두고 맹공을 펼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순방 논란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맞섰다. 특히 국정감사 첫날이던 지난 4일 여야는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 요구, 윤 대통령의 순방 관련 논란 등을 두고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해 파행을 거듭했다.

국감 이틀째인 5일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수사와 관련한 문제로 충돌했다. 아울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질의를 진행할지 여부로도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중앙선관위·소방청 등에 대한 행안위 국감에서 선거보조금 미납 사례에 대해 질의하던 중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의 허위사실 공표로 재판을 받는데, 만약 유죄가 되면 언론에서 (선거비용) 434억원을 어떻게 받느냐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선관위를 상대로 국민의힘 측에서 정쟁으로 몰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낙선한 대선후보를 상대로 수사력을 총동원해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했는데, 1심도 끝나지 않은 것을 두고 선거비용 반환이니 말하면 정말 정쟁”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감에서는 이른바 ‘윤석열차’ 논란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윤석열차’는 김건희 여사가 조종하는 듯한 윤 대통령 얼굴의 기차에 시민들이 놀라 도망가는 내용의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카툰) 수상작으로 지난 3일 폐막한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됐는데, 문체부가 행사 취지에 어긋나는 정치적 주제의 작품을 선정했다는 이유로 주최 측에 엄중 경고 및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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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소방청·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 공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박보균 문체부 장관을 향해 “고등학생의 풍자 그림 한 장에 대한민국 현실이 담겨 있다”며 “정부 후원 행사에 출품된 작품이 정치적 주제를 다루면 엄중 조치한다는 것이 문체부 공식 입장인가”라고 물었다.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은 “학생의 상상력으로 그린 풍자화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며 “전 정부 탄압, 언론 탄압도 부족해 문화 탄압까지 나서는 건 창작의 자유를 겁박했던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작품에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고 (진흥원이) 심사 선정 기준에서 ‘정치적 색채를 빼겠다’고 했는데 그 조항을 삭제하고 공모했기 때문에 문제를 삼는 것”이라며 “학생 작품이 아니라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은 학생만화공모전을 정치오염공모전으로 변색시킨 만화영상진흥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 시절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를 언급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용 의원은 “과거부터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을 일으킨 건 문재인 정권이 시작”이라며 “만약 윤석열차 굴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바꾸고, 차장을 김정숙 여사로, 탑승자를 김정은이나 586운동권, 민노총으로 그렸다면 정부 차원에서 만화영상진흥원 제재는 물론이고 만화를 그린 고교생을 상대로 고발 고소를 제기하고 신상 유과 온라인상 집단적인 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 감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2세 영유아’ 발언을 두고 파행을 빚었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윤 대통령의 세종시 어린이집 방문 당시 발언은 ‘보육 참사’”라며 “아이들을 집에만 두면 저절로 자라고 초등학교 입학하는 줄 아는 대통령이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 우는데도 직장가야 하는 부모 마음을 어떻게 헤아리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복지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이게 ‘외교 참사다’, ‘보육참사다’ 하면서 정쟁을 벌인다”며 “왜 국감장에서 정쟁을 벌이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의원이 복지부 대상 질의에 대해 왜 품평하냐”며 “본인 질의시간에 윤석열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를 엄호하든 정책적으로 설명하든 본인 시간에 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과 김 의원이 이후에도 고성을 오가며 말싸움을 벌이자 정춘숙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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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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