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빈손 외교에 참담한 심정”
與 “순방 성과 소상히 알려야”
박진 “외교 참사 아니라 생각”
지휘 규칙 권한쟁의심판 돌입
이상민 “심의·의결 대상 아냐”
4대강 문제 두고 신경전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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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을 들어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대상 국감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퇴장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외에도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지난달 말 국회에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을 거론하며 박 장관의 국감장 퇴장과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순방 외교 성과가 상당하며 민주당의 주장은 억지 정치공세라고 방어막을 치면서 여야 합의로 개의한 국감을 조속히 진행하자고 맞섰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이재정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빈손 외교, 굴욕 외교 심지어 막말 외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정권에 대한 기대감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주관 소관 위원회이자 국회 외통위원으로서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해외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외교부 장관을 일방적으로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외교 수장인 박 장관이 이 자리에서 우리의 외교정책과 또 이번 외교 순방에 대한 내용을 소상히 국민들에게 설명할 기회가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장관 퇴장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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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정회 된 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방미 중 이뤄진 윤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일본 유엔대표부 건물까지 쫓아가 태극기 하나 없는 빈 방에서 사진을 찍고 30분간 몇 마디하고 돌아왔다”며 “정말 굴욕적이고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정상외교를 하고 왔다”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저와 함께 한일의원연맹을 이끄는 윤 의원이 한일 정상회담을 ‘굴욕적’이라고 표현했다”며 “저와 엊그제 같이 일본을 다녀오셨었는데, 그렇게 느끼셨나. 아주 유감스럽다”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이번 순방 행사가 외교 참사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미관계는 강화되고 한일관계는 개선되고 한중관계는 재정립되고 있다. 우리 외교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행정안전부 국감에서는 경찰 지휘 규칙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행안부가 지난 8월 경찰국 신설과 함께 경찰지휘규칙을 제정하면서 국가경찰위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민주당 임호선 의원의 지적에 대해 “(지휘 규칙은) 심의·의결 대상이 아니라서 그렇다”면서 “경찰 지휘규칙은 행안부와 경찰 사이의 업무 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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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국가경찰위는 지난달 30일 이 장관을 상대로 경찰 지휘 규칙 제정 과정에서 경찰위의 심의·의결을 받지 않은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규칙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권한쟁의심판을 헌재에 제기했다. 경찰청법 10조 1항이 경찰사무에 관한 주요정책은 경찰위의 심의·의결을 받도록 규정하는데도 행안부가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규칙을 제정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장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의 과방위 불출석 논란을 두고 여아 간 고성이 오갔다. 

이종호 장관은 “지난 상임위 전체회의와 관련해 여야 간 협의가 이뤄지려면 참석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불출석하게 된 점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혜량해 주시길 바란다”며 “향후 국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지난 (과방위) 전체회의 후 두 달 넘게 이종호 장관이 불출석했다. 이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국회법을 어긴 것이고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며 “새 정부 초기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 결산을 팽개친 이 장관은 국민의힘 연찬회에는 참석했다.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될지 국민의힘 과기정통부 장관이 될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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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2.10.04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정청래 위원장님과 김영주 의원님의 지적사항이 있었다. 원래 과방위 전체회의나 상임위는 여야 협의 내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게 돼 있다.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하면 문제가 있다”며 “그런 입장에서 우리 여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산과 법령이 이뤄지는 것에 저희도 유감 표시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 국감에서 “IRA 대응에 대해 부실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응이 없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온 국민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통상교섭본부장, 주미대사, 자타가 공인하는 통상전문가인데 도대체 총리는 뭘 하고 계셨냐”고 지적했다.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수신 측에 총리실이 빠진 것은 맞다”며 “주미대사관이 법안이 발의되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통과될 거란 것을 예상하지 못했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방한했을 때는 해당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도 되기 전”이라며 “그런 법안에 대해 하원 의장에게 무슨 말을 해야 했겠나”고 말했다.

환경부 국감에서는 환경부의 규제 완화 행보, 일회용 컵 보증금제 축소 시행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오는 12월 제주와 세종서 시행되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의 효과가 낮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4대강 문제’를 두고 여야가 다른 의견을 내기도 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은 “환경부가 (낙동강 녹조 현상서) 보를 개방해 물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녹조 제거제 살포 등 부가 조치만 하면서 위험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4대강 보를 개방해 소수력 발전량이 줄어) 문재인 정부부터 야심 차게 추진한 탄소 저감에도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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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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