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ㆍ개성ㆍ신의주ㆍ만포 등 북한 모습 공개

▲ 1950년대 6.25 휴전협정 이후의 한반도 및 주변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이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구에서 야로슬라브 코마렉이 촬영한 것으로 강가에 있는 어린이들 모습, 만포에서 야로미르 솸베르크가 촬영한 체코슬로바키아 캠프 모습, 판문점에서 프란디셱 미나르직이 촬영한 군인 (사진제공: 주한체코문화원)

휴전협정 후 한국에 중립국 감시위원 파견
500여명 중 사진가들 직접 카메라에 담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1950년대 중립국 감시위원단의 체코 회원들이 남한과 북한에서 촬영한 사진이 50년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최근 주한체코문화원이 주한체코대사관과 함께 ‘비무장 지대의 남쪽과 북쪽’ 사진 전시를 개최, 흑백과 유색 1950년대 사진들이 오는 9월 10일까지 주한체코문화원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6.25전쟁 휴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기획됐다.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된 후 500여 명의 체코인과 슬로바키아인이 중립국 감시위원단 (NNSC) 파견대로 5년간 한국에서 활동했다. 대부분은 개인용 카메라를 소장했다. 특히 이들 중 전문성을 갖춘 몇 명의 아마추어 사진가는 품질이 좋은 독일산 카메라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코닥 필름을 사용해 당시 모습을 담았다. 덕분에 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귀중한 기록들과 훌륭한 사진 작품으로 평가받는 사진을 볼 수 있게 됐다.

당시 체코인들과 슬로바키아인들은 한국에서 접한 모든 것을 신기해했고, 사진을 통해 매우 다양한 시각에서 많은 것에 주목했다. 이들은 여행, 판문점과 주변에서의 일상생활 등을 기록했다.

또 직업적인 이유와 순진한 호기심으로 스위스와 스웨덴 그리고 미국 군인에도 주목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군의 차, 막사, 미군기지 전경, 미군 일상에 관한 사진도 접할 수 있다.

한국인의 일상도 카메라에 담겼다. 특히 많은 양의 사진이 결혼식 등 한국의 다양한 의식에 주목했다. 사진 중에는 밭에서 노동하는 여인,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여인 등 남한과 북한의 다양한 삶의 단면도 볼 수 있다.

이들이 사진으로 남긴 상세한 모습들은 전쟁의 단면이자 산물이었다. 사진을 담은 이들 모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의 피해와 참상의 목격자들로, 유사한 상황의 한국을 더욱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과 다르게 초기 NNSC는 10개 대도시를 포함해 한반도 전역에 감시단을 파견했다. 비무장 지대와 밀접한 개성뿐만 아니라 인천, 부산, 대구, 강릉, 군산, 만포, 흥남, 신의주, 청진, 평양 등 그들이 방문하거나 배치된 다른 지역의 모습도 사진에 담겼다. 사진은 대부분 통관항의 사찰이 통상화가 된 1953~54년 사이 상황이다.

이러한 사진들은 체코슬로바키아 공산 체제 당시 모두 기밀 사항으로 여겨져 출판되지 못했다. 가족 혹은 지인들만 볼 수 있었으며, 20세기 후반 50년 동안 우리 기억에서 사라졌다.

사진들은 2008년과 2009년에 체코 외교부의 지원 아래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됐고, 체코 뉴스 웹 서버의 기자인 알렉스 솸베르크(Alex Švamberk)에 의해 역사적인 가치가 인식됐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체코슬로바키아 NNSC의 초기 파견단 회원들로부터 가능한 많은 기록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 21명의 전 NNSC회원들과 관계자들로부터 약 4000장 이상의 흑백, 컬러 사진과 슬라이드, 일지 등의 기록과 수집품들을 취합했으며, 이번 전시에는 엄선된 50장의 사진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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