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금융감독원(자료사진). (사진출처: 연합뉴스)

과잉 수수료와 자산운용 소홀로 정기적금보다 낮아
금감원, 연금저축 수수료ㆍ대출금리 인하 추진

(서울=연합뉴스) 연금저축 상품의 지난 10년간 수익률이 은행 정기적금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연금저축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수수료와 적립금 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추진한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처장 문정숙)는 16일 은행 연금저축신탁, 보험사 연금저축보험, 자산운용사 연금저축펀드를 비교한 `금융소비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금저축의 10년 누적 수익률은 채권형을 기준으로 연금저축펀드(42.55%), 연금저축신탁(41.54%), 연금저축보험(생명보험사 39.79%, 손해보험사 32.08%) 순이다.

월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펀드 0.82%, 신탁 0.35%, 생보 0.33%, 손보 0.27%다. 이 밖에 펀드의 주식형은 1.02%, 혼합형(주식+채권)은 0.82%다.

연금저축 수익률은 신탁, 보험, 펀드를 막론하고 은행의 정기적금 수준에도 못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연금저축의 `벤치마크'로 볼 수 있는 은행 정기적금 수익률은 10년간 48.38%다. 연금저축보험은 물론 채권형 신탁ㆍ펀드보다 수익률이 높다.

`고위험 고수익' 형태의 자산운용사 주식형 연금저축펀드도 10년 수익률이 122.75%에 불과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9.6%)을 밑돌았다.

금감원 김용우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수수료를 떼는 연금저축 상품의 구조와 금융회사의 연금자산 운용ㆍ관리가 소홀했던 게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공제 혜택을 고려하면 정기적금보다 나을 수 있다"며 "연금저축은 10년 이상 가입하는 초장기 상품인 만큼 미래 수익률을 보고 설계됐다"고 말했다.

연금저축의 수익 변동성은 채권형 기준으로 손보(0.03%), 생보(0.04%) 등 보험이 가장 작고 신탁(0.28%), 펀드(0.38%)는 상대적으로 컸다.

변동성은 수익률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변동성이 클수록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마이너스 수익률의 위험도 크다.

극단적으로 주식형 연금저축펀드를 예로 들면 월평균 수익률 1.02%에 변동성 5.87%를 적용하면 기대 수익률은 1.02±5.87%(-4.85~6.89%)다.

연금저축에 가입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인 수수료율은 상품마다 부과 방식이 다르다.

생보는 가입 초기에 수수료를 많이 떼고 시간이 지날수록 적게 뗀다. 펀드는 수수료가 점점 많아진다. 신탁은 다른 상품보다 비교적 일정하게 수수료를 매긴다.

수수료율은 첫해 보험(손보 13.97%, 생보 11.12%)이 높고 펀드(0.78%)와 신탁(0.77%)은 낮다. 30년째는 생보 0.07%, 손보 0.10%, 신탁 0.81%, 펀드 1.24%다.

권역별 수수료율 차이를 반영해 현재부터 5년이 지난 15년 누적 수익률을 추정하면 생보(76.15%), 펀드(69.74%), 은행(67.61%), 손보(60.28%) 순이다.

김 국장은 "손보는 수수료율이 점차 낮아지다가 15년째부터 일정한데, 이를 생보처럼 첫해 이후 계속 낮아지는 구조로 바뀌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10년째 계약을 유지한 비율은 평균 52.4%다. 생보사(63.3%)와 자산운용사(52.9%)의 유지율이 평균을 웃돌고 손보사(44.9%)와 은행(44.2%)은 밑돈다.

금감원은 연금저축 상품 수수료 체계의 적정성을 검토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는 내리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연금저축 적립금 담보대출은 일반 예금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이날 첫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 원문은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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