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7대 국가상징물 연구가

아라비아 숫자가 배우기 쉬워 세계 공통어가 된 것처럼 한글도 배우기 쉽고 사용이 편리해 우리나라 문맹률 0%의 기초가 됐다.

그런데 광화문 현판 한자논란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기관인 국회를 비롯,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지방의회 등이 한자심벌을 쓰고 있으니 이는 국가정체성 위배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 같은 한자심벌이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시정되지 않는다면 사회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정부와 사법부의 심벌이 한글로 디자인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결과적으로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짚어야 한다.

한글은 어떤 글인가. 한글은 세계 최고의 표음문자이자 음소문자로서 위안스카이는 한글의 과학적이고 위대한 특성에 감탄한 나머지 한글을 중국의 글자로 쓰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내기까지 했다.

지구상 200개국 중 자기 문자를 가진 나라는 20개국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글자를 만든 사람(세종대왕)과 반포일(1446.10.9), 창제원리(발성기관: 천지인)까지 알 수 있는 문자는 지구상에 한글이 유일하다. 한글은 인간의 발성기관 모습을 본떠 만든 자음과 천지인 3개 기호로 모음을 표현한 과학과 철학이 담뿍 단긴 8천 개의 음을 내는 인류문화에 앞선 문자다.

한편 인간의 문자·언어 사용은 공동체의 삶의 질 향상을 이루는 문화생활의 기초가 된다. 문자·언어 자체에 민족의 혼과 문화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같이 언어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문화적 향기가 짙게 배어 있다는 점은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한글 역시 문화발달을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국가상징의 출발점인 광화문 현판은 우리글이 아닌 한자다. 또 일부 국가기관의 심벌에 있는 한자 표시는 한글을 사용하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한 책임은 그 기관의 장에게 있다고 본다.

국가기관이라면 국가 정체성 수호에 앞장서야 한다. 따라서 심벌은 무궁화 한국어 태극 등 국가상징물로 표기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의 정체성이 후대로 이어질 것이다. 또 한글사랑 운동을 IT에 접목해 문화의 기반이 조성될 때 국민의 문화생활은 더 발달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어를 7대 국가상징물로 지정해 한글을 대한민국의 영원한 국가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광화문 한자 간판과 국가기관 한자 심벌을 한글로 바꾸어 국가의 정체성 확립과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한글이 아라비아 숫자처럼 세계 공통어가 될 때 진정한 문화국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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