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14일 한기총 주최로 열린 WEA 총회 유치 기념예배에서 한기총 명예회장인 김선도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진보냐 보수냐… 예장합동 “WCC는 절대 반대”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교회가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와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개최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자는 진보, 후자는 보수적 성격을 띠고 있어 개신교단도 이에 따라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측 증경총회장단은 지난 21일 열린 회의에서 WCC에 대한 반대의사를 굳혔다. 이어 WEA에 대해선 모르는 것이 많아 좀 더 자세히 연구한 후 총회 차원에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예장합동은 지난해 4월 27일 총회장과 소속 신학교인 총신대, 광신대, 대신대 총장 그리고 WCC대책위원장 등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WCC에 대해 “자유주의적인 일부교단이 참여한 ‘종교기구’에 불과하다”며 “이는 세속주의, 다원주의, 혼합주의를 지향하는 국내 소수교단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WCC와 함께 한국교회에 ‘종교혼합주의’가 유입되면 교단 정체성이 사라지고 변질될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반면 WCC 개최를 찬성하는 교단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속해 있으며 예장통합과 감리교, 기장, 성공회 등 주요교단이 포함돼 있다. 또 기하성 최대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도 WCC총회 개최를 지원하기로 했다.

WCC총회는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속한 예장통합, 감리교, 기장, 성공회 등 4개 교단 중심으로 준비 중이다. 세계 349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기독교 기구인 WCC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며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강조한다.

한편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한기총은 처음에 WCC를 반대하다 WEA총회를 2014년 서울에 유치하기로 한 이후부터 WCC에 대해 호의적 태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최근 “세계적 대회인 만큼 성공하길 바란다”면서 보수진영도 도울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WEA총회를 염두에 둔 정치적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년마다 열리는 WEA는 세계 128개국의 복음주의연맹과 104개 회원단체 및 4억 2천여만 명의 회원을 대변하는 기구다. 한기총은 2009년 6월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선교학계는 한국교회가 두 단체의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경우 세계교회 속에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교회 내 진보와 보수, 연합과 일치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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