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할인 방식, 미납하고 보험사 옮기면 받을 방법 없어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출시 2개월여 만에 27만 건 이상이 팔린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의 구조적 결함이 드러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별로 발생하는 신규 계약 중 30~40%가 마일리지보험 가입이며 이에 따라 연말에는 가입건 수가 수백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일리지보험은 운전을 덜 할수록 보험료가 싸지는 제품으로 선할인 방식(가입할 때 할인율이 적용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주행거리 검증받는 방식)과 후할인 방식(만기 때 주행거리를 검증받고 할인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돌려받는 방식)이 있다.

대부분 가입자는 선할인 방식을 선호하는데 이때 먼저 보험료를 할인받은 고객이 나중에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해 환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객이 환급하지 않은 채 다른 보험사로 옮겨도 해당 보험사는 그 손실액을 받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자동차보험 중 마일리지보험 비중은 40%에 달하며 2월 초까지 판매된 마일리지보험 중에서 선할인 방식은 6만 7000여 건으로 전체의 25%에 달한다.

선할인 방식이 부담스러운 보험사들은 후할인 방식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후할인 비중을 압도적으로 높였다. 동부화재는 전체 마일리지보험 중 98%가 후할인 방식이고 롯데손해보험 97%, 한화손해보험 96.3%, 메리츠화재 96%, 흥국화재 95.5%, 현대해상 95%, 더케이손해보험 93%도 후할인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형 손보사 중에는 선할인 비중이 높은 곳이 많아 우려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XA손해보험과 그린손해보험의 경우 마일리지보험 가입 건의 전부가 선할인 방식이며 ERGO다음과 하이카다이렉트도 각각 18%, 15%가 선할인 방식이다.

한편 이 같은 문제로 보험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일리지보험의 거리 인증 방식까지 논란이 되면서 걱정을 키우고 있다. 거리 인증을 ‘고객의 계기판 사진촬영 방식’으로 택하면서 포토샵 등을 이용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