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vs 차이잉원, 후보경쟁 ‘호각지세’
첫 女총통 탄생 주목, 양안 관계 최대 변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오는 14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재선을 노리고 있는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제1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여) 주석 간의 맞대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만 총통선거 여야를 대표하는 이들 후보는 한때 선후배이자 친한 동료 사이로, 마 총통이 국립 대만대학교 법학과 6년 선배다. 하지만 이들은 총통선거에서 상대 후보로 나서게 되면서 비방과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말미암아 선거 막바지 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두 후보의 중국에 대한 가치관이 판이하게 달라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남녀 간 성대결로도 시선을 끌고 있어 대만 사상 최초로 여성 총통이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친중국 성향의 마 총통은 정치적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온 인물이다. 그는 경제적 업적을 바탕으로 이번 총통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마 총통은 지난 2008년 5월 취임 후 3년간 대만 경제를 살리고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한 사실 등을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성과로 내세웠다.

차이잉원은 민진당이 지난 2008년 대선에서 패배한 어려운 시기를 맞아 주석에 취임한 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한 인물로, 3년간 진행된 9차례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에 맞서 7차례 승리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닮은꼴인 차 주석은 부패 추문이 없고, 솔직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당은 정치적으로 차 주석의 진보적인 성향으로 인해 향후 양안 관계에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공격하고 있다.

이번 총통선거 결과는 중국의 지도부 교체 시기와 맞물려 새로운 양안 관계를 열어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안 관계는 중국과 대만의 역사적인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해 정부를 대만으로 옮기면서부터 시작됐다.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부도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을 만난 자리에서도 ‘하나의 중국 인식’을 골자로 하는 ‘1992 컨센서스(92공식·九二共識)’가 양안 관계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로 볼 때 중국은 92공식을 대(對)중국 정책의 기초로 삼는 마 총통을 사실상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차기 총통에 따라 양안관계가 군사충돌 및 대립의 시기, 평화적 대치시기, 안정적인 상호 교류 시기 등으로 구분된 만큼, 이번 선거에 대해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중화민국 건국 10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100년을 여는 이 시점에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양안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