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교단 신도수 688만여명
3년 전과 비교해 54만 감소
‘탈 기독교’ 현상 심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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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신도들.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 개신교 주요 장로교단의 정기총회가 마무리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발표된 교세 통계의 결과는 처참했다. 주요 교단마다 전반적으로 신도 수가 감소하는 등 개신교 교세의 감소가 이어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회복 등을 위한 돌파구 마련은 더욱 간절해졌다. 여성 목사 안수, 명성교회 부자세습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교회 이슈들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주요 교단 정기 총회에서 결정된 이슈들을 정리해본다. 

◆예장합동 9만·예장통합 3만명대 감소 

한국 개신교의 교세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한국 내 최대교단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의 통계를 살펴보면 예장통합의 신도수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235만 8914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3만 4005명이 감소했다. 7년 전(281만 574명)과 비교하면 신도수는 15% 이상 급감했다. 

통합 측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근 10년간 교세통계 변동 상황을 반영해보면 2030년에는 전체 신도 수가 200만명이 채 안 되는 185만명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예장통합과 함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예장합동 역시 처지가 다르지 않다. 예장합동은 신도 수가 229만 2745명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전년 대비(238만 2804명) 9만여명이 줄어들었다. 

합동 교단도 300만여명에 달하던 신도수가 10년 만에 70만명이 빠져나간 상황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교단의 신도수가 지난해만 무려 12만여명이 줄어든 셈이다. 이는 중소교단의 전체 신도수와 맞먹는 규모다. 

중소교단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신도수는 20만 8307명으로 나타났는데 전년보다 7310명이 줄었다. 

교인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목사와 교회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예장합동·통합, 기장 등 3개 교단은 목사 수가 증가했다. 장로교 양대 교단인 예장합동과 통합에서만 1년 사이에 각각 691명과 373명의 목사가 배출됐다. 예장통합의 경우 교회 수도 같은 기간 각각 88개 늘었다.

현재 한국의 주요 6개 교단(합동, 통합, 고신, 합신, 기장, 기감)을 모두 합하면 총 신도수는 688만 1766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4만여명이 줄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 됐던 교세 감소에 팬데믹 사태가 덮치면서 한국 개신교계의 교인 감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개신교계 교세 감소 흐름도 국내와 비슷하다. 특히 연례 교회 프로필(AC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단(SBC)의 지난해 말 기준 신도수는 1368만 493명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전년 대비 무려 40만 9454명이 줄었다는 사실이다. SBC는 2006년 1630만명으로 교세가 정점을 찍은 이후 15년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의 아담 그린웨이 총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교회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과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체감하고 있다”며 “그들은 다양한 이유로 온라인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탈종교 흐름 이어질 것⋯ 영성회복이 관건

걱정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탈종교, 온라인 예배 등 급변하는 종교 환경으로 인해 교세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실제로 여론 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 기준 미국 내 기독교인을 약 64%로 추산하며 현재의 종교 인구 변화 속도와 트렌드에 따라 2070년 기독교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약 54%~35%까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현재 30%대에 머물고 있는 무종교인은 같은 기간 약 34%에서 최고 52%까지 급증할 것으로 봤는데 이렇게 되면 무종교인 숫자가 기독교인 숫자를 추월하게 된다. 이러한 가정은 90년대부터 시작된 ‘탈 기독교’ 현상이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팬데믹 이후 영적인 개념에 관심은 있지만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종교사회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들을 칭하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고정된 신앙패턴을 버리고 여기저기 교회를 떠돈다는 의미의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등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국내의 경우 출석교회는 있으나 현장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성도 34.0%를 합쳐 전체 개신교인의 54% 정도가 제도권 교회 밖의 SBNR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이 최근 발간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3’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짚고 있는데, 특히 책에서 플로팅 크리스천과 SBNR 저술을 담당한 김영수 서강대 종교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예배만 참석하는 등 붕 떠 있는 플로팅 크리스천은 서구보다 디지털 미디어가 더욱 발달한 한국교회에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도들의 세속화와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영성회복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성경 말씀 중심의 신앙 등 본질 회복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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