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금리인상 효과 반영
물가체감은 아직 최고수준
공공요금·농축수산물 영향
집값 전망은 최저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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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신우 기자] ⓒ천지일보 2022.09.28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개월 연속 떨어지면서 물가 급등세가 잡힐 것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국제 유가 하락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치솟는 물가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아파트 가격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집값 전망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만 물가체감률은 통계 이래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4.3%)보다 0.1%포인트 낮은 4.2%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8월(4.3%)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기대인플레가 4.2%라는 것은 물가가 상승세를 지속해 1년 후 이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한은은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2500가구(응답 2405가구)를 대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작년 2월 2.0%로 2%대에 진입한 후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 6월까지 3%대를, 7~9월에는 4%대를 기록했다. 7월에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4.7%)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7월~2009년 7월과 유럽 재정위기와 일본 지진이 있던 2011년 3월부터 1년간 4%대를 기록한 바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6% 이상 응답은 줄어든 반면, 5% 이하 응답은 늘었다. 6% 이상이 16.9%로 2.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2~3% 응답이 15.1%로 1.4%포인트 늘었고, 3~4%와 4~5%도 각각 17.7%, 18.5%로 0.1%포인트, 0.6%포인트씩 늘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49.6%), 농축수산물(49.5%), 석유류제품(41.4%)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공공요금(4.0%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다. 그러나 석유류제품(-5.6%포인트), 집세(-2.7%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의 인상이 물가에 점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2.6포인트 상승한 91.4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 증가로 작년 12월 큰 폭(3.8포인트) 하락한 후 방역 조치 완화와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해 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여전히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는 얘기다. 소비심리지수는 6월(96.4) 100 아래로 내려간 후 4개월째 100 아래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7)는 한 달 사이 2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로, 100을 훨씬 웃돈다는 것은 금리 상승 전망이 크게 우세하다는 것이다. 다만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이 다소 완화됐다는 얘기다.

주택가격전망지수(67)는 9포인트나 급락해 8월(76)에 이어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는 1년 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수는 201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2개월 연속 역대 최저기록을 경신했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항목 중 현재생활형편CSI는 8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고, 6개월 뒤를 전망한 생활형편전망CSI은 85로 전월 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은 96으로 2포인트 올랐고, 소비지출전망은 109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내려갔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50으로 전월 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62로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76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고,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57로 1포인트 낮아졌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기대인플레가 전월대비 소폭 하락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상방 요인과 국제유가 하락과 같은 하방요인 등 상·하방 요인이 겹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지속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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