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분담해 이야기 펼치는 등 수법 교묘해져
경찰 전담팀 편성 후 144명 적발… 57%가 중국인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전화로 공공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카드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일당 23명이 검거됐다. 조선족 김모(25) 씨 등 21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10월 중국 현지 콜센터에서 은행, 경찰 등을 사칭하며 전화를 걸어 신용카드 일련번호, 비밀번호, CVC번호 등 카드 정보를 알아내 카드론 대출을 신청했다.

이들은 피해자 계좌로 대출받은 돈을 입금하고는 ‘이 돈은 범죄자금이니 환수해야 한다’고 속이고 송금 받는 등 피해자 32명에게서 약 6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월 전화금융사기 전담팀을 편성한 이후 비슷한 사기 혐의로 총 144명을 검거, 108명을 구속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대만인에 대한 검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말레이시아인이나 한국인 주부, 대학생 등을 인출책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부모를 납치했다고 거짓말하거나 3∼4명의 범인들이 은행 직원, 경찰관, 검사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relay-story)과 위조한 법무부 장관 명의의 가처분 명령서를 팩스로 보내 피해자를 감쪽같이 속이는 등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경찰은 중국 범죄조직과 국내 통신업체 간 유착 등의 첩보수집을 강화해 보이스피싱 근절대책을 모색하고 대국민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피해 예방에도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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