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등 주요 장로교단들
19일부터 22일까지 정기총회
‘명성교회 세습’ 올해도 쟁점
목회자 이중직 수용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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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9월 장로교단들의 총회가 막이 올랐다.  19079월 조선예수교장로회 독노회가 열린 이후부터 대부분의 장로교단들은 9월을 총회의 달’로 지키고 있다. 

총회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교단 최고 의결 기구로, 교단 산하 노회들과 여러 부서 및 위원회 등의 보고를 받고 채택한다. 노회를 비롯한 각 기관은 보고와 함께 총회에서 논의할 여러 안건을 올린다. 올해 9월 열리는 주요 교단의 총회 일정과 헌의안을 살펴봤다.

예장통합, ‘세습올해도 이슈

국내 양대산맥 교단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은 오는 20~22일 경남 창원 양곡교회에서 총회를 연다.

이번 예장통합 총회에서는 명성교회 세습을 둘러싼 반대 측과 교회 측의 갈등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노회 등 다수 노회가 명성교회 불법 세습을 용인한 104회 총회 수습안을 철회해달라고 헌의했다. 최근 예장통합 내에서는 여수 모 교회가 교회를 세습하고, 교단을 탈퇴해버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세습을 이유로 교단을 탈퇴하려는 지교회 결의를 무효화하고 교단 탈퇴 방지책을 세워 달라는 헌의안도 올라와 있다.

전남노회 등 노회는 여성 목회자가 위축되지 않고 목회 할 수 있도록 총회 여성위원회를 부활시켜 달라는 헌의안을 올렸다. 총회 국내선교부는 목회자들의 성범죄 예방 실효를 높이기 위해, 목사 고시 때 범죄 경력 자료와 이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서를 함께 제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헌의안을 올렸다.

예장통합은 이중직(자비량) 목회에 대한 연구 결과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서 연구 결과를 수용할 경우, 예장통합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은 이중직 목회의 길이 열리게 된다.

또 예장통합은 지난해 총회 결의에 따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 등에 대한 이단성 연구 결과를 이번 총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910월 전 목사의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고 발언이 알려지자 교계는 발칵 뒤집혔고 이에 전 목사를 이단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예장통합 총회는 전 목사 소속 교단인 예장대신 총회의 의견을 반영해 이단성 여부를 보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예장합동, 여성 목사 안수 문제

예장통합과 양대 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 총회는 19~22일까지 경기도 화성 주다산교회에서 열린다. 예장합동에는 목회자 이중직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및 협의체를 설치해달라는 내용의 헌의안이 올라왔다.

예장합동 총회는 2018103회 총회에서 목회자 이중직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예장합동의 경우 목사와 장로의 정년을 연장해달라는 안건이 가장 많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장합동을 비롯해 예장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주요 장로교단은 목회자 정년을 만 70세로 정하고 있다.

특히 예장합동이 올해 총회에서는 과연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할지에 대해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예장합동은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등의 구절을 인용해 여성 목사 안수는 비성서적이라며 교단 내 여성들의 사역권을 주지 않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에 여성 안수 청원이 올라온 횟수는 그동안 7차례나 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로 인해 최근 예장합동 교단에서 여성 인재들이 빠져나간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예장합동 산하에 있는 총신대학교 이사 이광우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자교단을 자임하는 우리 예장 합동 교단은 개혁신학’, ‘보수신학을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한 교단 내 여성 사역자들의 눈물 어린 호소를 시종(始終) 무시해왔다면서 더는 시간 끌지 말고 여성 안수의 길을 흔쾌히 당장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예장합동 배광식 총회장은 올 초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단에서도 여성 안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예장합동이 시대적 변화상을 따를 것인가에 대한 모두의 눈이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예장고신, SFC 폐지 요구

예장고신 총회는 20~22일 부산 포도원교회에서 열린다. 예장고신 총회에는 현재 SFC(학생신앙운동)를 폐지해야 한다는 헌의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SFC1947년부터 시작된 학생 신앙 운동단체다. 예장고신 미래정책연구위원회는 SFC가 들인 예산 만큼 전도 실적이 부진한 점 등을 들어 이번 총회에 폐지 안건을 올렸다. 예장고신 내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예장고신은 목사 고시 때 건강검진 진단서(정신과 포함)를 제출하게 하자는 헌의가 상정됐다. ‘정부의 코로나 방역 조치(예배 제한)에 따른 예배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총회의 정책 제안이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이 외에도 예장 백석 총회는 19~21일까지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예장합신은 20~22일 경기도 남양주 중계충성교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총회)는 경북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한국기독교침례회 총회(기침총회)19~20일까지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총회를 열 예정이다.

기장, 성폭력 피해 관련 헌법 개정 요구

특히 기장총회는 이번 총회에서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헌법 개정안을 검토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장 산하 한신대학교 교수들이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이 두 건이나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는데 교단이 처리하면서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 양성평등위원회와 서울노회는 소송 제기 전이나 재판 중 유인물을 배포하면 기소하지 않거나 기각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성범죄 피해자 예외 등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을 청원했다. 또 기장총회에는 중증 장애인 목사 후보생 및 목회자에 대한 제도적 보완점을 계속 연구하게 해 달라는 헌의와 2018년부터 설치·운영된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도 존속할 수 있게 해달라는 헌의안이 올라와있다.

특히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주요 교단 차원에서의 기후 위기 대응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장합동·예장합신·예장백석·기장 등 주요 교단에서 기후 위기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안건이 올라왔다.

대부분 교단에서는 올해도 반동성애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예장통합에는 동성애대책및양성평등위원회를 '동성애및젠더주의대책위원회'로 환원해 재설치해 달라는 헌의가, 예장합동에는 차별금지법 폐기 헌의가, 기장에서는 동성애·동성혼이 교단 헌법 신앙고백서에 위배되는지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헌의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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