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대출 비중 78.4%
6월 가계대출 잔액 1757조
0.25%p 오르면 이자 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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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내 은행의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2.08.22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세계 각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 상승기에 가계대출 변동금리의 부실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권 대출에서 변동금리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며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되자, 한국은행과 정부가 위험을 경고하고 고정금리로의 대환을 유도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1월(65.6%)과 비교하면 2년 6개월 만에 12.8%p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총 1757조 9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3조 4455억원(1757조 9천억원×78.4%×0.25%) 늘어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금리 상승기에도 대출자들의 변동금리 선호 경향은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의 82.2%는 변동금리로, 전월(81.6%)보다 0.6%p 늘었다.

이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4%p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8일 기준 연 4.450∼6.426%,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4.070∼6.330% 수준이다.

대출자들이 주거래은행에서 상당 폭의 우대금리를 적용받고 범위 하단에 가까운 금리로 돈을 빌리는 점을 고려하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는 약 0.38%p에 달한다. 다음달의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많아진 것이다. 

정부는 서민들의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낮춰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까지 2년 동안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안심전환대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잔액 기준)이 72.7%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또 변동금리의 상승폭을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특약’도 확대 시행 중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차주가 소정의 가입비를 내고 금리상한형 특약에 가입하면 대출금리 상승 폭이 연간 0.45~0.75%p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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