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물건 2년전比 88%↑
임대차법 시행 이전으로 회귀
감소한 곳은 강북구가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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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공급대책이 발표된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08.16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전월세 시장까지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시장에 전월세 매물은 넘치는데 신규 수요는 자취를 감췄다. 만기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도 우려된다.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이사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총 5만 5114건으로 한달 전보다 8.0% 증가했다. 제주(16.0%), 광주광역시(9.0%), 경기(8.6%)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증가폭이 큰 것이다. 부산(8.0%)과 인천·대구(5.8%) 등 수도권과 주요 지방 광역시의 물건도 한달 전에 비해 전월세 물건이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당초 임대차2법 시행 직후 나타났던 물건 부족 현상과 전셋값 폭등이 2년 뒤인 올해 8월부터 다시 재현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간 것이다. 아실 통계를 보면 현재 5만 5000건이 넘는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 수는 2년 전인 2020년 8월 27일 2만 9295건과 비교해 88.1% 많다. 매물 수만 보면 2020년 8월 이전 상황으로 회귀했다. 순수 전세물건은 2년 전 1만 5828건에서 현재 2배가 넘는 3만 4496건으로 1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월세 물건은 1만 3467건에서 2만 616건으로 5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전세 물건 증가폭은 2배가 넘는다. 최근 한달만 봐도 종로구는 전세물건이 411건으로 한달 전보다 23.7% 증가했고, 마포구는 2010건으로 한달 새 20.8% 늘었다. 또 구로구(19.4%), 광진구(17.7%), 관악구(16.8%), 강서구(14.8%), 성북구(13.5%) 등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25개 구에서 최근 한달 새 전월세 물건이 감소한 곳은 강북구(480건, -1.3%)가 유일하다.

이에 전셋값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48% 올랐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7월까지 0.46% 떨어졌다. 2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세다. 계약갱신권 소진 물건이 4년 치 전세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전세물건이 계속해서 적체될 경우 수도권은 물론 서울도 ‘역전세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이미 곳곳에서 역전세난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데 서울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강남권도 전셋값을 시세보다 최소 1억∼2억원은 낮춰야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서울에서도 세입자를 들이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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