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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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계속 구설에 올랐고, 위기의 연속이었다. 우선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57조 5000억원)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는데, 가짜 계정이 너무 많다는 게 이유였다. 가짜 계정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서 인수하기 곤란하다는 것.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허위 계정이 20% 이상이라고 주장하며 5% 미만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약속대로 인수해야 한다며 소송을 거는 한편, 트위터는 하루 가짜 계정을 50만개 삭제하고 있다가 100만개씩 없애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가짜 계정 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토론 요구와 함께 맞고소에 나섰다.

그런 와중에 540만여개의 트위터 계정 정보를 판매한다는 정보가 사이버 범죄 플랫폼에 올랐다. 3만 달러 우리 돈으로 3900만원에 팔리는 이 데이터에는 유명인의 이름은 물론이고 이메일과 전화번호도 있었다. 트위터는 이 같은 정보 판매를 인정했다. 해킹을 당한 것이다. 제보 관련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에서 발생한 보안 취약점을 나쁘게 이용해서 보안 패치가 적용되기 전에 유출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미래가 없어 보였다. 사용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세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4~2015년 미국 청소년의 트위터 이용 경험도 33%에서 23%로 10% 감소했다. 그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여러 조사와 통계를 통해 알 수가 있다. 트위터는 일방향적으로 짧게 정보를 전파할 수 있지만, 상호작용이나 텍스트, 이미지, 영상의 풍부한 구동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기능과 효과가 떨어진다.

그런데 이번 폭우사태와 같은 재난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 역할을 톡톡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위기에 처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한 정보들이 트윗을 통해 400만건 이상 발생한 것은 객관적인 현상이다. 물이 찬 주차장이나 거리, 침수나 무정차 지하철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즉시 공유됐다. 서초동 현자나 슈퍼맨, 빌런 등의 시민들 활동도 공유될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 즉 ‘실검’이 없어지면서 더욱 강화된 현상이다. 이전에 실검에서는 화재, 급류, 고속도로 교통사고, 지하철 고장 등 돌발적인 사건 사고들이 실시간으로 떠올라 시민들이 이를 보고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실검은 여론 조작이나 마케팅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에 따라 폐지가 됐다.

올해 가뭄과 폭염 등으로 트위터 정보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이상 기후와 재난이 많을수록 트위터는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트위터가 가지고 있는 일방향적 전파성의 강점이 재빨리 정보가 확산돼야 할 때는 유용한 것이다. 또한 재빠른 이슈 흐름을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2008년 트위터는 트렌드 기능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트위터의 공동 설립자 잭 도시(Jack Dorsey)는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아침에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처럼 트렌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좋지 않은 정보가 이 트렌드 기능에서 확산될 위험은 여전히 있다. 흑인 차별이나 폭력과 테러를 부추기는 각종 흐름이 등장하고 이것을 주도하는 것이 가짜 계정들이다. 트위터는 이런 악용에 대해서 대책을 항상 마련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광고 수익을 위해 버려두고 있다는 의구심도 항상 있었다. 그런 의구심은 일론 머스크의 불신으로 이어져 엄청난 인수 기회를 날릴 위기로 이어진 셈이다.

역설적으로 트위터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재난과 참사, 사건 사고가 잦아져야 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트위터 사례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시민들과 국민은 재난과 사고 현장에서 재빠른 정보 공유와 대응 방안을 공유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그것을 충족시켜 줄 만한 수단이 밉든 곱든 거의 트위터밖에 없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오로지 공공 재난대책 시스템보다 시민과 국민의 SNS 활용이 빛을 발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가 아니라 민간 글로벌 기업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결국 일방적 서비스 중단은 물론 해킹 등 정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에 책임을 지지도 않고 질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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