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하대 캠퍼스에서 1학년 여학생을 술에 취해 성폭행 한 후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15일 경찰에 긴급 체포된 이 대학 1학년 남학생 A씨가 구속됐다.

인천지법 고범진 판사는 17일 준강간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해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같은 학교 1학년 여학생 B씨(20)를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인천지법 앞에서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대학 캠퍼스에서 술 먹고 일어난 성범죄로 보고 있다. 사건 배경이 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남학생이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는 범죄 청정지대가 아니다. 한국성폭력 상담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직장이다. 하지만 학교·학원도 2, 3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대학캠퍼스에서 성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캠퍼스 성폭력 가해자는 대학 선배와 동급생이 각각 39%로 전체 성범죄의 약 80%가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의 주범으로 단연 술이 꼽힌다. 술로 인한 사고와 범죄는 일반인들에 못지않게 대학생들에게도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방종하기 쉬운 젊은이들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실 경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 동아리나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과음을 한 나머지 창밖으로 떨어지는 사망사고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특히 술은 성범죄와는 상관관계가 있다. 대부분의 캠퍼스 성범죄가 술로 인한 탈선에서 빚어지기 때문인 것이다.

대학은 이미 상아탑의 순수성을 잊어 버렸다. 사회에서 빈발하는 사건이나 사고가 똑같이 일어난다. 그런 만큼 젊은이들이 모인 대학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음주 범죄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 아이비리그에서는 일부 대학이 알코올 도수 15도 이상 주류를 마시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대학으로서도 미국의 이런 금지 규정 적용을 이제 고려해 볼 때라고 본다. 대학 캠퍼스 술자리 문화도 이제 많이 바뀌어야 한다. 술자리를 통해 교우 관계를 맺겠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미래를 위한 자아 형성을 위해 건전한 이성과 사고로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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