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유행 국면으로 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0일 밝힌 자료를 보면 전날에 이어 이틀째 2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주일 사이에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수준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을 공식화한 것이다. 통계 자료만 보면 재확산 추세가 확연해 보이며, 당초 예상보다 그 속도도 빨라졌다. 자칫 갑자기 대규모 재유행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방역당국은 재유행의 원인으로는 BA.5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면역효과 감소 등을 꼽았다. 게다가 여름 휴가철과 겹치면서 이동량이 증가하고 실내 감염과 물놀이 등의 실외 감염까지 변수로 꼽았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강력한 방역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일단 그동안 풀었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의 후속 대책이 오는 13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다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아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겨우 가게 문을 열거나 사업을 재개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다시 고통을 전가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재유행의 시기로 오는 가을 시즌을 예상했다. 따라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해 증가와 감소가 반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상황이 급속히 바뀌었다.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하더니 급기야 지난 8일에는 재유행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부가 다급해 하자 전문가들도 내달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재유행 이후의 추세도 생각보다 훨씬 심각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서는 BA.5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BA.5가 전파력이 빠른데다 면역회피 특성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다만 증상이 다른 경우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치명률이 더 높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부의 현실 인식이 좀 더 엄중하고 빨라야 한다. 이전 정부는 ‘정치 방역’을 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과학 방역’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정부다. 이제 전파력 빠른 BA.5가 재유행 국면으로 진입했다. 윤 정부가 말한 과학 방역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때를 놓친 뒤 대유행 끝에 나온 다급한 대책은 이미 과학이 아니다. 오는 13일 발표될 정부의 과학 방역 대책이 더욱 실효적이고 선제적인 예방 대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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