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시스템연구부 공학박사 매년 연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12가 지난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CES 2007에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 우리가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이른바 ‘샌드위치론’을 이야기 했었으나, 이번에는 “일본은 힘이 좀 빠졌고 중국은 따라오기에 좀 멀었다”고 이야기하며 우리의 자신감을 역설하였다고 한다. 불과 5년 만에 세계 전자산업의 판도가 대한민국 위주로
강종일 한반도중립화 연구소장 미국의 대한정책에서 좌절을 경험한 고종은 국권회복과 국가의 자주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영세중립(永世中立) 정책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고종실록(高宗實錄)이나 이조실록(李朝實錄)은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에 대해 기록을 하지 않고 있어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을 찾아 볼 수 없으나, 미국 국무성의 외교문헌이나 학자들은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원래 영세중립 정책이란 강대국으로 둘려 쌓인 약소국이 자주독립과 국가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선택하는 외교정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지금 다시 들어봐도 쓴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민국 국격(國格)을 높이자는 취지로 2009년 12월 법무부 등의 업무보고 때 한 말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면서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없애고 법질서를 지키게 해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었다. 법질서와 도덕을 지키는 것이 국격을 높이기 위한 여러 사안 가운데 기본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와 부패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대형 사건들이 마치 쓰나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20년 전쯤 ‘삐삐’라는 게 처음 등장했다. 삐삐라는 게 연락받을 전화번호가 찍히는 호출기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허리춤에 하나씩 차고 다녀야 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삐삐가 울리면, 공중전화를 찾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성질 급한 상사가 시도 때도 없이 삐삐를 쳐대는 통에 직장 생활 못해 먹겠다며 푸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것도 잠시, 휴대 전화가 나타나면서 삐삐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휴대 전화, 손전화, 휴대폰 등 그 이름을 놓고서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하기도 했는데, 아무튼 휴대
지난해 10월 21일 동아시아연구원이 주최한 제5회 한미동맹컨퍼런스 『동아시아의 새로운 안보질서와 한미동맹』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1조 달러의 적자와 완만한 경기회복으로 베트남전 이래로 경험한 적이 없는 대규모의 경제적 재정적 고통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방예산의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미국이 건국 이래 국방예산을 감축하는 조치는 처음이며, 어쩌면 미국의 쇠퇴기(the decay of USA)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내가 너를 만나는 것은 너로 하여금 촘촘한 나를 비워내게 하기 위함이다 삶은 느슨하게 떠야한다, 느슨하게 털실을 엮는 대바늘 뜨게도 느슨하게 떠야 부드럽다 굵은 실은 더 느슨하게 떠야하고 보랏빛 털실도 여유로 포인트를 줘야 한다 허공중에 아무것도 없다 생각하지 말자 아침에 일어나 밤이 되어 잠들 때까지 하물며 우리가 잠자는 시간에도 우주는 쉬는 일 없이 숨쉬고, 고민하고, 때론 노래하며 우리가 왜 살아야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나무와 새와 바람 또 그 무엇을 통해 끊임없이 속삭인다 내가 너를 만나는 것은 너로 하여금 나를
요즘 장안에선 죽음과 종교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인즉 이렇다. 삼성의 대부인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서 비롯됐다. 고 이병철 회장은 살아생전 이 나라 경제발전에 괄목할 만한 기여를 한 사람임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는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알고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세상적으로는 모든 것을 이룬 그였지만 정작 가져야 하고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선 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죽음에 대해서와 왜 죽어야만 하는지, 종교란 도대체 무엇인지, 이 지구가 종말을 맞게 되는 것인지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 최고로 선망되는 직업 중 하나가 교사인데, 정작 교단에 서 있는 교사들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 제 자식 귀한 줄만 아는 학부모 등쌀에 교사로서의 보람과 자긍심을 갖기 어려운 탓일 게다. 예전에 북한군이 쳐내려 오지 못하는 것은 정체가 수상한 도시락 가방을 메고 다니는 방위들 때문이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요즘에는 ‘중2’가 무서워 북한이 공격을 해오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그만큼 중학생들 다루기가
김옥랑 꼭두박물관 관장 꼭두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있은 후, 나는 꼭두극단을 창단하였다.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1984년 11월의 일이다. 당시 나는 나이 서른을 갓 넘었을 때였는데, 지나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모든 일에 덤벼들었다. ‘왜 그렇게 일에 집착했을까’ 하고 자문하면서 그때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려온다. 힘들었던 옛날 일이 새삼스럽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나는 집과의 관계가 끊어졌고, 친구들과도 멀어져서 예전에 알던 이들과 아무런 연락도 주고받지 못하였다. 이런 고립된
강종일 한반도중립화 연구소장 1871년 6월 11일 한․미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을 계속 ‘나봇의 포도밭 (Naboth's vineyard: 나봇은 좋은 포도밭을 가졌기 때문에 이스라엘 왕 아합에게 살해됨)’으로 생각하면서 한국의 개항에 노력해 왔다. 한국을 개항하려는 미국의 목적은 일본과 중국을 왕래하는 미국의 상선이 한국의 남해와 서해에서 조난당하는 것을 구조하고, 미국의 잉여 공산품을 한국에 판매하는 것이었다. 북경주재 미국공사 직무대행 윌리엄스(Samuel W. Williams)는 1874년 3월 30일 보고문에서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놀이가 있다. 인디언식 이름 짓기, 일본식 이름 짓기, 중세유럽식 이름짓기, 조선식 이름 짓기, 축구식 이름 짓기 등 ‘~이름 짓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게 이름 짓기가 유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며칠 전에는 ‘정치인식 이름 짓기’가 인터넷을 달궜다. 태어난 해의 끝자리와 태어난 달, 태어난 날을 조합해 만든 정치인식 이름 짓기는 재미와 함께 현 시대의 정치인을 풍자한 모습이어서 씁쓸함을 안겼다. ‘온 국민이 손가락질해도 날 무엇으로 보느냐며 오리발’ ‘부모가 물어봐도 모른다며 오리발’ 등 맨 마지막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공천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높은 상황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현역 지역구의원 25% 공천배제’ 등을 골자로 한 공천기준을 확정했다. 앞서 박근혜 비대위위원장은 공천기준에 대해 “사실 얼마나 좋은 기준과 룰을 만들었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지적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실천을 통해 국민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4월 총선에
박상병 정치평론가 선거는 상대가 있는 가운데 한판 승부를 가린다는 점에서 종종 ‘전쟁’에 비유되곤 한다.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를 꼭 전쟁 등의 부정적인 표현으로 설명해야 하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선거정치의 작동방식이 전쟁과 비슷하기 때문에 비유적으로 설명하다 보니 적절치 못한 표현이 많은 게 사실이다. ‘테러와의 전쟁’ 부시 전(前)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이 표현은 말만 들어도 정의롭고 당당하며 그래서 악의 무리에 맞서는 착한 사람들의 분노가 담겨 있는 듯하다. 이 전쟁에 동참하지 않으면 마치 악의 편인 것처럼 느끼게
학교폭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친구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 여고생이 자살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작년 12월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여고생과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로 친구를 지켜주지 못해 많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한 언론에서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던 친구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낸 같은 반 친구들이 외려 피해 학생을 나약한 사람이나, 혹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며 쓴 편지가 소개돼 씁쓸함을 안긴 것과는 사뭇 다른
‘선관위 디도스 테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지 2주가 다 되어 가는 상황인데도, 디도스 특검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여야 합의로 전광석화처럼 추진될 것 같던 특검이 이번에도 여야 갈등 속에서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국민은 디도스 특검으로 의혹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대가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바뀔 판이다. 검찰은 지난 6일 디도스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통합당은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디도스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학기를 마친 뒤 학생들이 스스로 하는 강의평가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강의 성과와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강의평가는 연구논문 등과 함께 다면평가제로 이루어지는 교수의 성과를 매기는 데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다. 학생들의 주관성이 다소 개입될 소지는 있으나 비교적 정성, 정량화된 자료로 평가를 하는 관계로 그 신뢰성이 매우 높다. 강의 평가항목에는 수업준비를 철저히 했는지, 결강은 하지 않았는지, 학생들의 출결 관리는 철저히 했는지, 성적
이병익 정치평론가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이 당 쇄신 방안으로 중앙당과 당 대표 선거 폐지, 4.11 총선 공천에서의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남경필 정두언 구상찬 홍일표 의원 등이 이런 의견을 모아서 비상대책위에 건의할 것이라고 한다.정당을 원내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은 국회의석이 있는 정당은 유리할 것이고 의석이 없는 정당이나 신생정당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제도이다. 중앙당이 없다고 할 때에 지구당은 그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세를 과시할 것으로 본다. 지구당 위원장의 비대해진 권한을 제어할 방법이 없을 것이
최상현 주필 국내 정치인들의 관심이 온통 총선과 대선에 가 있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선거에서 이겨 당선되는 것, 정권을 손에 쥐는 것 말고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예로부터 정치 싸움은 잔인함과 치열함에서 전쟁에 못지않았다. 그 같은 기본 속성에서 봉건시대의 궁중정치와 현재의 민주정치가 다르지 않다. 왜인가. 전쟁과 정치 싸움은 인간의 가장 잔인한 원초적인 본능이 발휘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국가 간에는 내 것을 필사적으로 지켜야 할 때 또 남의 것을 빼앗아야 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는 전쟁을 벌이게 된다. 전쟁론을 쓴 독일의 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