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놀이가 있다. 인디언식 이름 짓기, 일본식 이름 짓기, 중세유럽식 이름짓기, 조선식 이름 짓기, 축구식 이름 짓기 등 ‘~이름 짓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게 이름 짓기가 유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며칠 전에는 ‘정치인식 이름 짓기’가 인터넷을 달궜다.
태어난 해의 끝자리와 태어난 달, 태어난 날을 조합해 만든 정치인식 이름 짓기는 재미와 함께 현 시대의 정치인을 풍자한 모습이어서 씁쓸함을 안겼다.

‘온 국민이 손가락질해도 날 무엇으로 보느냐며 오리발’ ‘부모가 물어봐도 모른다며 오리발’ 등 맨 마지막 태어난 날짜에는 무조건 ‘오리발’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축구식 이름 짓기, 인디언식 이름 짓기와 같은 경우는 “재미있다”, 조선식 이름 짓기와 같은 경우는 “한국인을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 것과는 다르게 이번 정치인식 이름 짓기와 같은 경우는 “속 시원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치인식 이름 짓기’가 재미있고 속이 시원하기는 해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기에 씁쓸함을 안겨준다. 대다수의 정치인들에게 불리한 일은 기억에도 없고, 생각도 안 나고, 모르는 일이고, 알지 못했던 그저 그런 일들에 불과한 것인지 다시금 묻고 싶다.

일이 터질 때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들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과연 국정을 맡겨도 될지 의문이 든다. 그토록 쉽게 잊고, 모르는 것도 많은 이들을 어찌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지금 많은 정치인들이 쇄신을 외치고, 새로운 국정을 만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는 있지만 이러한 결심 또한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아닌지, 시간이 지난 후 기억에 없는 일이라며 ‘오리발’을 내미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정치인식 이름 짓기’가 국민들의 가슴을 한 번 시원하게 해줬다면, 앞으로는 정치인들이 직접 나서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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