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반한다한분순(1943~)한ㅡ올손에 쥐고가만히들여다 본다풀내, 꽃내가 섞여머리가 말갛다그 속에숨을 포개며별에 오른 풋나비 [시평]봄바람은 여름바람이나 가을바람과는 참으로 다르다. 부드럽기만 하지 않고, 따듯하기만 하지도 않다. 봄바람은 봄바람만의 온몸을 감싸는 듯한 부드러움과 따듯함, 그리고 봄 특유의 향 내음을 담고 있다.이러한 봄바람이 지닌 향 내음을, 일찍이 노래가 되어 더욱 유명해진 김동환의 시에서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나. 아, 아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맞이하는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형사재판 3건)을 집중 공략하면서 윤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금번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과반의 의석을 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인재를 공천하고 선거에 임하였다.반면에 윤정부의 정책 실책을 거론하며 윤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과반의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한 표를 찍어 달라고 선거기간 길거리 유세와 언론플레이를 펼쳤다.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검찰후배 한동훈 법무장관을 사직시키면서 집권여당인 국민
봄서정주(1915~2000)복사꽃 피고뱀이 눈 뜨고초록 제비 묻혀오는 하늬바람 위에혼령 있는 하늘이여, 피가 잘 돌아……아무 병도 없으면서가시내야, 슬픈 일 좀,슬픈 일 좀 있어야겠다 [시평]봄은 만물이 새롭게 눈을 뜨는 계절이다. 차가운 땅속에 죽은 듯이 묻혀있던 식물들도 새싹을 돋아 올리고, 검게 죽은 듯했던 나뭇가지들도 싹들을 파랗게 피우는, 그래서 온 천지에 꽃들이 피어나고, 웅크린 채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던 뱀들도 똬리를 풀며, 게슴츠레 눈을 뜨는, 멀리 강남으로 날아갔던 제비들도 초록빛의 남쪽 기운을 몰고 돌아와, 지지배
신도식 APEC기후센터 원장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전국 평균기온은 2.4도로 평년보다 1.9도 높았다. 2023년 12월 초순에는 우리나라 동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남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일 평균기온이 12.4도까지 올랐다. 12월 중·하순에는 동아시아로 북극의 한기가 들어와 한때 기온이 영하 8.2도(22일)까지 내려갔다. 이 시기에 12월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차이가 났다.2024년 1월 하순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졌으나 2월 19일에는 부산 해운대가 24.4도까지 올라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3월에는
식목일 노래유치환(1908~1967)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벌거벗은 붉은 산에 살 수 없어 갔다오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 [시평]지금은 거의 불리지 않는, 어쩜 잊힌 ‘식목일 노래’다. 우리가 어린 시절 50년대, 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식목일이 있는 4월이면 학교에서 어김없이 아동들이 합창으로 부르며 산으로 가서 나무를 심곤 했었다. 그렇다. 그 당시 우리나라 산에는 나무가 없었다. 온통 벌거숭이 민
사월의 노래박목월(1915 - 1978)목련꽃 그늘 아래서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구름꽃 피는 언덕에서피리를 부노라아 아 멀리 떠나와이름 없는 항구에서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빛나는 꿈의 계절아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시평]4월이다. 모든 생명이 새롭게 돋아나는 사월이다. 4월이 오면, 이 생명의 환희를 노래한 박목월 선생의 ‘사월의 노래’가 떠오른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작곡가 김순애 선생의 작곡으로 더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또 애창되는 가곡 ‘사월의 노래’.목월 선생은 유독 독일의 문호 괴테의 ‘젊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설립된 후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2024년 4월 10일 실시한다.이번 선거는 보수진영의 여당(국민의힘)과 진보성향의 야당(민주당 외 소수정당)이 치열한 정책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유권자들을 향해 길거리에서 유세를 하면서 간절한 지지를 앙망하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간발의 표차로 대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는 21대 총선에서 대패한 경험을 뒤돌아보면서 전 지역구에 나름대로 공정한 경선을 거쳐 254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35명을 선출하였고, 이에 맞서는 거대 야당도 253개 지역구와 비례대표 20명을 공천하고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반칠환(1964~)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젖혔구나 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두근거림이 없기 때문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시평]새로움을 맞이하게 될 때, 마음이 설레고, 가슴은 두근거린다. 마음이 설레지 않고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새것이라고 해도, 그것은 결코 새로움이 되지를 못한다. 어쩌면 설렘과 두근거림이 세상을 새로움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봄이란 계절은 사시(四時)의 순환에 따라, 그 시기, 그때가 되면 늘 찾아오는 계
삼월에 오는 눈 나태주(1945~ )눈이라도 3월에 오는 눈은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다어린 가지에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다이제 늬들 차례야잘 자라거라 잘 자라거라물이 되며 속삭이는 눈이다. [시평]3월도 이제 하순경에 이르렀다.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진다. 밝게 떨어지는 햇살은 따듯하며, 살갗을 어루만지듯 불어오는 바람은 훈훈하다 못해 감미롭다.그러나 때때로 변덕을 부려, 추운 바람이 갑자기 불어오기도 하고, 한겨울 마냥 눈이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3월에 내리는 눈은 한 겨울에 내리는 눈 마냥, 내리면서 꽁꽁 언 얼음이 되지를 않는다
우리나라 헌법 제 1 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그 이하 헌법 조문은 모두 제 1조가 정하는 의미의 범주 내에서 정해졌다.그리고 나머지 법과 법률, 제반 규정은 이 헌법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우리나라의 모든 기관과 운영 방침은 이 법과 규정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민주공화국이라는 定義에 의해 나라가 운영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공화국’의 올바른 의미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辭典에 찾아봐도 얼버무리고 있어 명확하게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런 걸 보면 이 땅의 정치학자들 마저도 민주공화국의 올바
우리의 봄은윤석산(1947~ )역신(疫神)에게 아내를 빼앗기고면구스럽게 돌아서는처용마냥우리의 봄은 그렇게 왔다. 민낯의 서울 광화문 광장은 오늘도낯익은 군중들로 붐비고 밀가루 반죽으로 버무려진 듯이것도 저것도 아닌 널브러진 세상.그러나 저마다의 소리로 저마다의함성 터뜨리는 세상 그래 촛불도, 태극기도모두 아랑곳하지 않고봄날은 그렇게 우리의 곁 훌쩍 찾아왔다. [시평]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우리의 곁을 찾아왔다. 내가 중학교에 막 입학하던 1960년의 봄날에는 4.19가 일어났다. 그해 이후 우리의 봄날은 늘 데모대와 함께 최루탄으로
봄비 지나간 자리박형준(1966~ )봄비는간질이는 손가락을 갖고 있나?대지가 풋사랑에 빠진 것 같다꽃보다 먼저 물방울이나무의 몸을 열고 있다물방울마다 가득무지개가 돌고 있다공원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그 속에 방울방울 떠다닌다 [시평]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다는 춘분(春分)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서로 같다는 사실 이외에, 춘분은 지금까지 우주를 뒤덮었던 음(陰)의 기운이 양(陽)의 기운으로 바뀌는, 그런 분기점이기도 하다. 춘분을 기점으로 하여 우주를 비롯한 이 대지는 따듯한 양(陽)의 기운으로 서서히 바뀌게 된다.하늘과 땅은 양기에
QR(Quick Response code)코드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2차원의 바코드로,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스캔하기만 하면 간단하게 웹 사이트, 디지털 컨텐츠 등에 접속할 수 있어 편리함과 다용성 덕분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하지만 최근 사람들이 의심 없이 QR코드를 스캔하는 점을 악용, 신종범죄인 ‘큐싱(Qshing)’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큐싱이란 QR코드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QR코드를 이용해 악성 앱(App)을 설치해 개인정보, 비밀번호 등을 탈취하고, 이를 통해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신종 사기수
조등弔燈신현정(1948~2009)감나무 가장이에 높다랗게 달린 홍시같이해 뜨는 곳과 해 저무는 곳이 한 꼭지에 모인 빛깔,방금 문밖에 내걸렸다 [시평]지금은 보기가 힘든 광경이지만, 예전에는 집에 상사(喪事)가 나면, 대문에 조등(弔燈)을 내다 걸어놓았다. 빨간 불빛의 등이었다. 붉고 은은한 불빛이 왠지 침울한 분위를 자아낸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상중(喪中)’입니다. 하며 슬픈 눈빛을 보낸다.이런 조등을 높은 가지 끝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연시(軟柹)에 시인은 비유를 한다. 높은 가지 꼭대기에 간당간당 매달린 까치밥은, 높이
설날오탁번(1943~2023)설날 차례 지내고음복 한 잔 하면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내 볼 물들이며 떠오른다 설날 아침막내 손 시릴까 봐아득한 저승의 숨결로벙어리장갑을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시평]엊그제 민족의 큰 명절인 설날이 지나갔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정월 초하루인 설날과 한식(寒食), 그리고 단오(端午), 추석을 큰 명절로 삼았다. 그래서 이날들에 선조님께 제사를 올리는 날이었다. 객지에 가 있던 가족들이 이날은 각기 집으로 모여들어, 제를 올리고 가족 간의 우의를 다지곤 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설날과 추석에만 선조
어렸을 때 학습만화에서 머리가 희고 헝클어진 아저씨를 보았다. 바로 상대성 이론의 창시자인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빛의 속도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다고 전제하였다. 그런데 만약 어떤 이가 달리는 기차 안에 있다면 바깥에 있는 것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고, 이때 다른 사람이 기차 밖에서 시계를 보면 서로의 시간이 다르게 가게 되며 둘의 시간 모두가 맞다고 하였다. 즉, 시간의 동시(同時)는 누구에게나 같은 것이 아니라 관측자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동시성의 불일치란 개념이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도출된다.‘만화 캐릭터’
설중매(雪中梅)한임동연붉은 송이송이터질 듯 꽃봉오리눈 속에 매화 피었네 함박눈 속에고개들고 피어나는 매화눈 속에 피었으니벌 나비 알지 못하고 찬 바람눈 속에서도 매화는희고 고운 여인같이맑고 지조 높은 아름다움이여 그대 눈 속에서도굽히지 않는 군자의 자태이니고결한 선비 같은 매화여매화 사랑은 봄이 오기 전부터시인의 마음이었네 약력 시인서울문학 편집위원한국문인협회 회원해동서예학회 초대작가
민심만을 따라 하면 망한다.정치인이 민심에 갇히게 되면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 어렵게 된다.국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아닌 바로 내일의 뉴스 헤드라인이 국가정책 수립 기준이 되면 일관성 있는 정책 담보도 확보할 수 없다.그래서 정치인은 민심의 대변인이면서도 민심에 대한 계몽자로서의 이중적인 모순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사실 민심은 추상적 개념이지 구체적인 형태나 모습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민심은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설 밥상머리에서 노동현장, 러시아워 출근길에서 촛불시위 그리고 일면식 없는 낯선 사람들 간의 거
제주국제공항 388서안나죽음을 밟지 않고 제주에 착륙할 수 없다 제주국제공항 비행장은4.3 때 최대 학살터2007년 388구의 주검이 발굴되었다 역사의 평탄화 작업이 끝난 제주공항학살의 무늬를 따라 달려가는 활주로주검이 먼저 이륙한다 죽음을 껴안지 않고는 제주를 떠날 수 없다 [시평]1947년에서 1954년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에서 벌어진 남로당과 토벌대의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 등에서 수많은 제주 주민이 죽임을 당하였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은 1947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식에 좌익 세력이 시
대한민국이 분노사회로 치닫고 있다. 야당대표와 여당 유력정치인 테러사건이 연이으면서 ‘분노’를 넘어선 증오와 폭력이 어디까지 퍼져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사건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회에 내재된 갈등과 분열요인을 파악할 수 없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우리 뇌에는 거울신경(Mirror Neuron)이 있다. 이 신경세포는 타인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자신이 행동한 것처럼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거울신경 덕분에 국제축구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