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얼마 전 일본에서 흥미로운 뉴스 하나가 날아들었다. 75세의 ‘문학소녀’가 일본 최고의 신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자로 뽑혔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구로다 나스코. 구로다 씨는 20세의 최연소 경쟁자 등 다른 후보 4명을 물리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녀는,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오랜 창작활동을 하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과 작가가 평가를 받은 것은 나름대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구로다 씨는 아쿠타가와상 수상자 중 최고령이다. 종전 최고령은 1974년 수상자로 당
컴퓨터의 보급, 인터넷의 발달,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발달은 우리 시대를 좀 더 편하게, 좀 더 쉽게, 좀 더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로 만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스마트폰만 꺼내면 간단한 몇 번의 동작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스마트한 기기의 발달로 위기를 맞고 있는 시장이 있으니 바로 활자매체 시장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종이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몇 년 전부터 언론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다. 바로 이 ‘종이신문’의 위기는 비단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 9월에 우크라이나 키에프에
사회적으로 폭력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요즘, 가족 간에 일어나는 폭행은 더욱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가장 안전해야 하며, 보호받아야 할 곳임에도 오히려 가족이, 가정이 더욱 위험한 곳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최근 친딸을 상습 폭행한 40대에 법원이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일독을 권유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302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형사단독 7부 이탄희 판사가 친딸을 상습 폭행한 40대에게 실형을 선고하기 전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한 구절을 소개했다. 판사가 소개
조현용 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영화를 보러 가면 설레야 하는데, 영화 ‘피에타’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가게 되었다. 잔인한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나에게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애당초 맞지 않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러가게 된 것은 가족에 관한 영화이고, 특히 어머니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헌데 그날 피에타를 보러 가기 전에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해 다시 보게 된 영화는 차태현 주연의 ‘헬로 고스트’였다. 영화의 뒷부분 장면이 새삼스럽게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피에타를 보러 가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융합연구부 공학박사 본지가 창간된 때로부터 지금까지 2주일에 한 편씩 과학칼럼을 써와 이제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부족한 글재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 과학칼럼의 연재를 마감하려 합니다. 처음 칼럼을 쓸 때 글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다가가며 느꼈던 설렘과 두려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과학 분야의 이야기를 제 나름대로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회가 거듭될수록 제 부족함이 더욱더
연이어 일어나는 ‘묻지마 범죄’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퇴근길에 일어난 서울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와 같은 경우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계획된 범죄였지만 지나가는 행인에게까지 칼을 휘두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김 씨는 검거됐을 당시 지나가는 행인에게까지 칼을 휘두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계획된 범행임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 자체를 후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기가 처한 환경과 처지를 다른 사람을 탓으로 돌리며,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믿
응달진 산비탈 잡목 사이 우듬지 높은 나무 얽힌 주름에 새겨진 세월이 무겁다 더 많은 햇살을 받으려고 키를 늘리고 가지와 잎을 무성히 매달던 긴 영욕의 세월 바람에 날렸던 티끌 자국이 촘촘하다 바윗돌 피해 이리저리 휘어진 뿌리 절름대며 캄캄한 미로에 발을 내딛는다 큰 키만큼 땅속 깊이 뻗은 다리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 견디고 있다 돌덩이에 부딪힐 때마다 파르르 불꽃이 튄다 보이는 만큼 보이지 않는 것을 감추고 한 발 한 발 걸어온 가파른 돌길 무거운 걸음 멈추고 푸르던 잎사귀들 바람에 날려보낸다 황혼이 깃든 숲속 둥지를 틀던 새들은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미국 뉴욕타임스의 부고기사는 기자들의 엄정한 취재와 데스킹을 거쳐 보도돼 미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다. 유명 정치인, CEO, 영화배우, 문인, 스포츠 스타 등이 남긴 발자취를 담당기자들이 생전에 심층 취재해 부고 기사를 작성하는 게 뉴욕타임스의 관행이다. 지난해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세상을 뜨자 부고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는데, 이 기사를 쓴 멜 구소 기자가 2005년에 앞서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기사 말미에 덧붙여 독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기사의 주인공보다 먼저 세상을 뜬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체육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각종 신체운동이다. 운동장에서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을 연상하는 것은 당연할 듯하다. 예전 체육(體育)이라는 한자어의 어원도 체력적인 것에 바탕을 뒀다. 한자글자를 해석하면 인간의 근본을 이루는 뼈(骨)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힘쓴다(育)는 의미이다. 국어사전도 일정한 운동을 통해 신체를 튼튼하게 단련시키는 일 또는 그런 목적으로 하는 신체운동으로 정의한다. 체육학자들도 이러한 체육의 근원적인 의미에 따라 체육 실기와 이론에 치중해 왔던 것이 그동안 국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아무리 어려워도 다 다닌 중학교는 졸업해야 되겠고 또 투자 중에 좋은 투자가 공부밖에 없으며 또 성적이 우수하니 성공이 환하게 보이는 확고한 투자가 아니냐고 말했다. 온갖 지혜를 다 짜내서 설득을 해 보았으나 그 다음 날도 결석이고 또 그 다음 날도 결석이다. 또 가정방문을 해서 설득을 했다. “선생님, 학비를 댈 수 없는 것이 분명한데 학교에 가서 무엇합니까. 이왕 못 다닐 바에야 빨리 그만두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요?” 필자가 가진 능력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았다. 역시 다음 날도 결석을 했다. 할 수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여중으로 전근 간 첫해에는 1학년 1반을 담임하게 되었고 교과담당은 총 8학급 중에서 7학급을 담당했으니 정규수업만 28시간을 했고 보충수업 6시간에 특별활동 2시간을 합하면 36시간을 했다. 더구나 한 반에 70명씩이나 집어넣고 수업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 반 정도의 수업시수 즉, 부장교사는 15시간, 일반교사는 20시간 정도씩을 하고 있으니 지금은 교사들의 수업 부담이 많이 경감됐다. 선생님에 대한 대우가 그때에 비하여 파격적으로 개선되어 근무여건이 많이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그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그때 마침 상문이가 친구가 있으니까 장난을 했다. 가해자인 성욱이는 장난에 신경을 쓰다가 틀려서 100원을 날렸다. ‘너 때문에 틀렸으니 돈을 물어내라’ ‘못한다’ 옥신각신하다가 그날은 어떻게 해선지 끝이 났고 그 다음 날 학교에 일찍 등교해서 다시 시비가 붙어 ‘100원을 내라’ ‘못 낸다’ 다투었던 것이다. 못 물겠다니 주먹이 올라갔고 맞은 피해자는 같이 대들어 싸우다가 힘이 강한 가해자 성욱이가 엎어 놓고 때렸나 보다. 그런데 문제는 요사이 아이들의 정신상태다. 동료들이 싸우면 말려서 화해를 시키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학교는 아침 8시까지 등교하여 아침 자율학습을 한다. 때문에 담임교사는 적어도 8시 5분 전에 출근해 자율학습 지도에 임해야 한다. 말은 자율학습이지만 지도가 없으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그날도 필자는 일찍 출근해 7시 50분에 교실로 들어가서 전례와 마찬가지로 자율학습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때 나이는 56세로 그 학교에 처음 부임했는데 학교에서는 ‘주임자리는 없고 대우는 해주어야 될 텐데’ 하는 걱정이 되었나 보다. 그래서 교도주임 옆에 주임과 똑같은 책상과 의자를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시스템연구부 공학박사 “아이헤븐(iHeavn)!” “아이새드(iSad)!” 지난주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그의 지병으로 사망에 이르자 전 세계의 네티즌들이 그의 혁신적인 정보단말기의 이름을 딴 말들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사의 정보단말기들이 모두 ‘아이(i)’로 시작되는 이름을 갖는 것은, 잡스가 살아있는 동안 가장 강조해왔던 말이 혁신이고 그 영단어인 ‘이노베이션(innivation)’에서 첫 글자를 따왔기 때문이리라. 2005년 스탠포드 대학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동창회에 참석해 보니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 인천, 서산, 천안, 해미 등에서 무려 100여 명이 모여 대성황이었다. 그런데 여학생들보다는 남학생들이 더 변해 있었다. 비슷한 나이일 텐데도 농촌에서 생활하느냐 도시생활 하느냐에 따라 또는 어느 직장이냐에 따라 홍안의 얼굴에서부터 장년의 티가 나는 중년까지 여러 계층이었다. 나는 이 자리에 참석하여 대단히 기분 좋은 환영을 받았다. 식사가 끝나고 여흥시간으로 이어졌다. 회장의 인사가 끝나고 난 다음 우리의 은사이신 남균우 선생님을 이 자리에 모시게 된 기
손가락처럼 계절도 처음부터 다섯 개였을지 모른다 시작을 닮은 새싹의 봄과 햇볕을 닮은 따스한 여름 쓸쓸함마저 풍성한 가을 성숙한 하얀 눈의 겨울 그리고 사랑 그러나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그래서 잊혀졌는지 모른다 여우별마냥 훌쩍 떠나갈 때 계절이었음을 기억할 뿐 -약력 - 서정문학 신인문학상 수상 경기도 백일장 시 부분 최우수상 문예지도사, 논술지도사, 독서지도사 취득 한국교총 교원 연수팀 근무 즐거운 독서교실 과정 교재제작 삼성전자 첨단기술연수소 온라인 교육운영 시집: 동화로 접은 사랑 - 인터파크 현대시 부분 37위 - YES 2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1996년 4월 8일 학교에서 퇴근하여 병원을 들러서 늦게 집에 들어오니 내자가 쪽지를 내주면서 제자의 전화번호이니 전화를 걸어 보란다. 쪽지를 펴보니 김인식이라는 제자였다. 반갑기도 하고 의외이기도 하고 약간 흥분된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몇 번 울리더니 전화를 받는다. “여기 서울” 하니까 벌써 알고 “아, 선생님이세요. 저 인식이에요. 저 기억하시지요?” “글쎄 이름은 확실히 기억나는데 얼굴은 확실하게 떠오르지를 않는구먼. 키가 아주 큰 편은 아니었고 아마 산수리 쪽에서 살았었지.” “
정수연 통섭예술인 워싱턴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의 큐레이터인 앤드루 로비슨(Andrew Robison)은 귀중한 작품의 조건을 세 가지로 들었다. 즉, 가격을 떠나서 “첫째, 아름다워서 사람들의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역사적인 작품이어야 한다. 셋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강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신적 충격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셋을 한마디로 말하면 창의성이다. 혁신과 창의성이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다. 창의성을 행동으로 표
한 점 섬 아름다운 내 사랑 거대한 파도에 부서지고 부딪혀도 언제나 같은자리 태극기 선명한데 굳세고 용감한 형제 동도와 서도 반도 동쪽을 맞는 구나 독도 울릉도와 함께 금수강산 파수꾼 되어 동해를 지키는데 지나가는 외항선이 고맙다고 인사 하네 등대 불 밤을 밝히면 고깃배 불빛 따라 바삐 움직이는 사랑스런 손길 호박 속 토실한 오징어 심해 속 신선한 해산물 가득 잡아서 통통배 사연 담아 부모님께 보내면 팔도 경상이 서울 누나도 지화자 독도 좋을 시구 활짝 핀 미소는 배달의 얼굴 제 것인 양 탐내고 제 것이다 떠들어 대는 소리 들려 올
어둠을 차다고 했는가 밤하늘에 가득한 별은 어둠이 잉태한 것이고 그 빛나는 별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가를 우리는 생각해보았는지 사람들이 얼음이라고 하는 별을 나는 열정이라 말한다. 가을 풀을 뜯어먹고 사는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한 밤 초행길을 너덜대는 승용차 한 대가 스물스물 비탈길을 오른다 홀로 살아가는 외딴집은 불 꺼진 공포의성이다 뜰 밑은 처녀별자리가 떨어져 패인 계곡이 뜨거운 교성을 말려주며 쉴 새 없이 소리를 지른다 너는 별 나는 화살 별에 과녁을 맞히기엔 수많은 시일이 흘렀을 수도, 별이 화살촉을 향해 날아와 순식간에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