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남근
어둠을 차다고 했는가
밤하늘에 가득한 별은 어둠이 잉태한 것이고
그 빛나는 별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가를 우리는 생각해보았는지
사람들이 얼음이라고 하는 별을 나는 열정이라 말한다.

가을 풀을 뜯어먹고 사는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한 밤
초행길을 너덜대는 승용차 한 대가 스물스물 비탈길을 오른다
홀로 살아가는 외딴집은 불 꺼진 공포의성이다
뜰 밑은 처녀별자리가 떨어져 패인 계곡이
뜨거운 교성을 말려주며 쉴 새 없이 소리를 지른다

너는 별 나는 화살

별에 과녁을 맞히기엔 수많은 시일이 흘렀을 수도,
별이 화살촉을 향해 날아와 순식간에 박혔을지도,
타인이 모르는 비밀스런 암호를 나는 알고 있다
타닥타닥 폐목이 불타는 마당 귀퉁이에서 벌써 죽어있는
육식이 지글거리고
고기 탄 냄새가 불씨들과 반짝거리며 올라간다

저기 별자리가 만들어놓은 계곡에서
끝없이 뜨거운 물길이 쏟아진다
별자리를 알아볼 수 없이 박힌 수많은 별들이
녹아떨어지나보다

-약력-

(사)한국인장업연햠회 송파지구 회장
문정동 은비안경원
귀금속프렌차이즈 이브골드 본부장
서정문학 제8기 詩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시평-
박남근 시인의 시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은 행간마다 숨겨진 긴장감일 것이다. 시를 이루고 있는 여러 구성, 즉 시어, 문장, 이미지 등이 있는 듯 없는 듯 대립적인 구성 요소로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박남근 시인의 시는 다양한 의미의 구성체를 지니고 있으며, 제대로 된 정시(正詩)의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소개되는 시 <뜨거운 진실>은 전체적으로 20행의 시다. 그러나 20연으로 이루어진 단행시라 할만큼 유연하다. ‘어둠을 차다고 했는가… 중략… 가을 풀을 뜯어먹고 사는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한 밤… 중략 … 너는 별 나는 화살… 중략… 별자리를 알아볼 수 없이 박힌 수많은 별들이/녹아떨어지나보다’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열정과 뜨거운 교성과 뜨거운 불씨와 뜨거운 물길이 쏟아지고 녹아떨어져 뜨거운 진실이 된다. 인간 삶의 실상을 예리하게 꿰뚫은 한 편의 시를 감상함도 기쁨이다.
(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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