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일어나는 ‘묻지마 범죄’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퇴근길에 일어난 서울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와 같은 경우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계획된 범죄였지만 지나가는 행인에게까지 칼을 휘두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김 씨는 검거됐을 당시 지나가는 행인에게까지 칼을 휘두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된 범행임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 자체를 후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기가 처한 환경과 처지를 다른 사람을 탓으로 돌리며,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동료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자신의 험담을 하는 것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해서 당당한 모습으로 옛 동료들 앞에 서고 싶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던 김 씨의 처지가 딱하지만 그것으로 잘못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다.

묻지마 범죄와 같은 경우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사회의 책임이며,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물론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고 집단으로 따돌림을 시키며 공동체 안에서 소외시키는 행위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자기밖에 모르는 공동체는 작든, 크든 분명 문제가 생기고 결국 분열하게 된다. 그것이 이치다.

상처받고 그 받은 상처를 불특정 다수에게 되돌려주려 하는 사회적인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언제 범죄가 일어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애초에 예방법이라는 것이, 빠른 대처법이라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도 굳이 예방법을 찾는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와 성공을 위한 천편일률적인 교육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에서부터 사람은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인성 교육에 이르기까지 이성이 감당해내지 못하는 부분을 메워주는 시스템이 필요함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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