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1. 명동성당 입구에 있는 ‘이재명(1890~1910) 의사 의거터’ 표석을 보았다. “그는 1909년 명동성당에서 벨기에 황제의 추도식을 마치고 나오는 친일매국노 이완용을 칼로 찔렀으나 중상만 입히고 현장에서 체포되어 이듬해에 순국하였다”고 적혀 있다.#2. 1909년 12월 22일 오전 11시 반경 이완용(1858~1926)을 태운 인력거가 명동성당 앞을 지나자, 군밤장수로 변장한 이재명이 인력거를 덮쳤다. 이완용은 벨기에 황제 레오폴드 2세 추도식에 참석하고 저동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인력거꾼 박원문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최근 영국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로 태어난 아이의 수가 25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1978년에 영국에서 시험관 아기가 처음 탄생한 이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험관 아기의 수는 5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1985년 10월 서울대병원 장윤석 박사팀에 의해 첫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 후 시험관 아기 시술로 태어난 아이들이 많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시험관 아기라고 하면 아기가 시험관에서 자라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도 있지만, 시험관 아기는 정상 임신으로 분만한 아이와 구별이
정라곤 논설실장/시인 며칠 전 지인을 만나 이야기하던 중 그가 대뜸 “이제는 돈을 좀 벌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일정한 직업 없이 그가 가진 재산으로 평소에 문화사업과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해온 내력을 아는지라 불쑥 뱉는 그 말이 내게는 이상하게 들렸다. 평소에 그는 경제력보다는 사회로부터 얼마나 인정받는가 하는 것은 부(富)의 소유, 경제력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해왔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바꿔 돈의 중요함과 경제의 위력을 내세우고 있으니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경제력에 의해 사람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말을 듣고 내가 긍정도 부정도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 1976년 8월말, 박정희 대통령은 영애 근혜씨와 함께 청와대에서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에서 건국이후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양정모와 정동구 대표팀 코치 등으로 구성된 한국선수단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양정모, 정동구 코치 등에게 “개인적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봐라.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랫동안 체육인들의 염원이었던 체육 전문학교 설립을 주문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4년 후인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 대한 대비를 언급하면서 체육 전문학교
한병권 논설위원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에 진학해 산업계의 견인차가 되어주는 붐이 조성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가 심히 염려됩니다.”의학계열 선호 추세가 계속되는 데 대한 어느 대학 교수의 푸념이다. 올해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에 합격한 학생 중 동시 합격자 상당수가 지방대학 의대를 선택했다. 합격자 3300여명 중 입학 포기 학생이 전체의 10%가 넘는 346명이었다. 포기 학생들은 중복 합격한 다른 학교의 의·치·한의과대학 등에 진학했다고 한다. 취업난에 서울대 졸업장보다는 의사 자격이나 취업 특성화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이
한병권 논설위원 따뜻한 인정미는 살아있었다. 뜬금없이 낯모르는 외지인이 나타나 길을 물어도 미소와 함께 친절히 대답해주는 시골 할머니, 아줌씨들이 반갑다. 그리고 금수강산이다. 볼수록 아름답고 갈수록 무궁무진한 산이요, 바다요, 식물이요, 착한 동물들. 녹음이 짙어진 산은 건강하고 풍요로웠고, 푸른 바다는 엄마 품처럼 평화롭고 포근했다.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 휴가철 아니면 가까이하기 힘든 신비로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다도해. 마치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고 가슴에 담아두기라도 할 듯 수평선을 한없이 응시
서울대 ‘카톡 성희롱’ 사건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유사 사건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고려대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서울대 사건은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와 인문대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 고발’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하며 알려졌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 8명은 단체 채팅방에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동기 여학생과 모르는 여성들을 언급하면서 성희롱이나 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의 전당에서 일어난 사건에 사회
되찾은 친구友天 서영복 오늘 마주하는 술잔에술술 마음 문이 열리고가식 없는 대화가 울려 퍼진다이제야가까운 친구가 찾아온 듯있는 그대로를 느끼는 이 순간가장 소중한 친구의 모습세상사 손안에 쥔 듯 취기 있는 말투로삶에 넋두리를 풀어놓을 때당당해 보이던친구의 그림자가 쓸쓸하게 출렁거려온다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이 순간한잔씩 비워지는 술잔에 근심 털어내고힘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따뜻한 친구가 되어마음으로 울어주며 마주 앉아 있었다 [프로필]서영복한일 교류 초대작가프랑스 파리 시화전 초대시인(2016)서울대 시서전 초대작가문학愛 시낭송 부문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한국 체육은 경제적 발전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부존자원도 제대로 없는 한국이 맨손에서 오늘날의 경제력과 스포츠에서 강국의 위치에 오른 것은 세계인들에게 큰 주목거리가 됐다. 해방과 분단, 전쟁으로 한때 세계최빈국을 면치 못했던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돋움한 첫 성공적 사례가 됐을 뿐만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많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해 세계 강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의 기적과 같은 성공신화를 처
이재준 역사연구가 조선 말 소리꾼 신재효를 사로잡은 제자 진채선은 미녀였다. 스승은 소녀를 아름다운 복숭아꽃에 비유했다. 국민 배우로 일컬어지는 수지가 주연을 맡은 극영화 ‘도리화가’는 진채선과 소리꾼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다뤄 화제를 모았다.미인을 복숭아꽃에 비유한 것은 중국의 고사에도 나온다. 춘추시대 식(息)나라 미녀 왕비 규씨는 도화부인(桃花夫人)으로 불렸다. 초(楚) 문왕은 규씨 미모를 듣고 식 나라를 멸망시켰다. 그러나 규씨는 문왕의 구애를 뿌리치고 자살하고 만다. 훗날 그녀가 살던 한양현(漢陽縣)에 묘를 건립했는데 마을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가영/해운 김옥자 인 생은 스스로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태양을 마주하고 수평선을 그리는 바다처럼산다는 것은 누구나외로움을 안고 사랑하는 것이다자신이 외로울수록누군가의 벗이 되어주고온 힘을 다하여누군가를 위하여 희생하며 삶을 불태우는 것이다모든 사랑은가까이 가고 싶은 수평선처럼가까이 갈수록원위치로 돌아가는 수평선이다때로 멀리 있어야아름다운 것처럼간격을 두어야소중함을 알 수가 있다파도 칠 때마다부딪는 아픔은그대가 넓고 깊은 사랑을가졌기 때문이다그대가 외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넓은 가슴으로정열을 다해 사랑하기 때문이다
3월이 오면혜경 곽기영 3월이 오면조심스레 숨을 죽여도 가슴이 뛴다. 내 마음 적셔줄봄비를 기다리는 조바심. 어느 꽃님이 먼저 오실까아장거리는 조바심. 아~~이내 가슴에 번질 그리움 어찌 감당할거나. 3월이 오면조심스레 있어도 그리움에 가슴 적신다. [프로필]곽기영문학광장 회장한국문인협회 회원서울대학교 시서전 초대작가2015 한일문학상 수상2016 문학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저서) 시집 ‘벚꽃터널 눈꽃 속으로’ e-book 출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병인년 순교 150주년을 맞아 23일 오후 병인박해 관련 성지 성당 3곳과 교구 주교좌 성당에서 기념 개막 미사를 봉헌했다. 주교좌 명동대성당과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를 관할하는 중림동 약현성당, 새남터 순교성지성당, 절두산 순교성지 등에서 진행된 미사에는 많은 이들이 참여해 순교의 넋을 기렸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를 앞두고 “150년 전 신앙인들에 비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의 신앙은 오히려 허약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때, 가장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신앙을 증거한 우리의 신앙
정라곤 논설실장 시인 총선이 있는 해라 역시 다르다. 언론기관과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정초부터 총선과 관련해 정당에 대한 국민지지도 조사 결과를 수시로 발표하고 있다.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지지 순위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순서로 나타났지만, 아직 창당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을 포함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에 이어 안철수 신당이 2위로 부상된 게 특이하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3위로 밀어냈다는 사실은 신당 창당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그렇다면 국민이 정치나 정당 또는 정치인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일까? 한마
정기국회 폐회 직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던 총선 출마 장관 대상 5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12.21자로 단행됐다.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새누리당 유일호(60) 의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이준식(63)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5개 부처의 수장들이 내정됐다. 이번 개각에서 다른 부처 장관 내정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적격자 검증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추진해온 경제정책의 연속성과 함께 집권 4년차 주요 경제정책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줄다리기는 잠깐의 흥행으로 끝이 났다. 그렇다고 어느 쪽으로 끌려 들어가는 승자와 패자의 관계로 끝이 난 것은 아니다. 튼튼해야 했던 줄다리기용 동아줄은 상한 동아줄이 되어 한순간 두 동강 난 채 그렇게 끊어져 버린 것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잠시 잠깐 국민들을 소란케 했다. ‘혁신(革新)’, 문(文)대표의 혁신에 안(安) 전 대표의 ‘또 다른 혁신’이 맞붙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그 혁신은 전문가들이 볼 때나 국민들이 볼 때나 실체가 없이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그림자 같은 혁신일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참가자가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전남 보성군 농민회 소속 백모(69)씨는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뇌출혈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도 혼수상태다. 경찰에서는 규정대로 물대포를 살포했으니 과잉진압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날 시위대에 관한 사전 대응 미숙이 제기됐고, 경찰이 쏜 물대포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53개 단체가 참여한 이번 집회는 지난 1월 대표자회의를 통해 결의됐으며, 9
8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7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서 행자부 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1년 3개월 동안 박근혜 정부의 조직, 지방자치, 선거제도, 경찰 등 내정(內政)을 총괄하는 서무기능을 수행해왔는 바, 표면적인 사의 이유는 내년 4월 13일 치러질 총선에서 TK(대구·경북) 지역구 여당후보로 나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후임 장관이 정해질 때까지 장관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행자부 장관이 아니라 다른 장관이 그 말을 했다면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고 하겠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이 최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온갖 방법이 나왔고, 그 중심에 ‘적게 먹고 날씬해야 오래 산다’는 주장은 일반화된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적당히 뚱뚱해야 오래 산다’는 비만의 역설(obesity paradox)이 약속이나 한 듯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대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비만도가 높을수록 중증 뇌경색 발병률이 낮았고, 예후도 더 좋았다. 연구팀은 “비만환자는 뇌경색이 경미하게 발생하는 소혈관 폐색에 의한 뇌경색이 많았다”면서 “비만환자가 더
박상병 정치평론가 보수와 진보, 또는 여권과 야권으로 둘로 갈라진 우리 정치사회에서 그는 참으로 괜찮은 진보진영의 조언자였다. 바짝 말라비틀어진 진보진영의 지식인 그룹에서도 그는 역사적 통찰과 현실적 전략을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징적 존재였다. 그의 머리는 거대한 변화를 꿈꾸었지만 그가 서 있는 땅은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서민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게다가 높은 지적 수준과 품격 있는 언행은 그의 매력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그는 진보진영의 큰 정치적 자산이요, 훌륭한 조언자였다. 바로 서울대 조국 교수 얘기다.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