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카톡 성희롱’ 사건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유사 사건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고려대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서울대 사건은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와 인문대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 고발’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하며 알려졌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 8명은 단체 채팅방에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동기 여학생과 모르는 여성들을 언급하면서 성희롱이나 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의 전당에서 일어난 사건에 사회는 물론 서울대 내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서울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성희롱예방교육을 의무 이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법률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경우 모욕죄에 해당돼 처벌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법의 기준을 알려 자제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누군가 이런 시도를 할 때 엄중히 경고하고 만류할 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행인 것은 이런 사실을 문제 삼고 알린 내부고발자가 있었다는 것이고, 우려스러운 것은 SNS 성희롱이 서울대 고려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인성은 없고 지식만 채운 명문대생들의 단면이라고도 봐진다. 가정과 중고등 학교에서부터 명문대만 가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식의 교육을 받은 결과일 것이다.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예(禮)를 지키면 죄를 짓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사람 간의 기본예절부터 가르쳐 비단 명문대생이어서가 아니라 ‘된 사람’이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이는 남보다 많은 것을 누리고 사회의 지도자들로 양성될 명문대생이 갖춰야 할 필수요건이요, 기성세대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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