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경험이 학습보다 더 귀중한 지식’이란 걸 새삼스럽게 실감한다. 오래 전 일이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시골에 가면 연세 지긋한 노인들이 주로 입에 담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우리사회에서 떠도는 중요이슈이고, 정치와 관련된 것들이다. 정치인 누구를 두고 ‘정치 9단입네’라고 하지만 시골 노인들도 정치 현상을 읽는 고단자들이니 그들의 말이 틀리든 옳든 간 나름대로는 경험적 정치철학에서 나오는 말들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골 노인들은 무슨 이야기든 갑론을박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에서는 한 치도 밀리지 않으려는 듯 옹
21대 국회 임기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다. 임기 시작일이 주말이었으니 평일로 치면 월요일(6.1)인 오늘부터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사실상 5월에는 하루도 근무하지 않았지만 법에 따라 5월치 의원세비를 줘야하니 의원 300명은 일도 하지 않은채 1인당 이틀치 84만7000원가량의 세비를 받는다. 2001년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기 망정이지 그전에는 이틀 근무하고도 임기가 개시된 날이 속하는 달의 한 달치 세비를 전액 지급받았던 것인바, 법이 고쳐져 바로잡긴 했으나 이번 사례처럼 주말 이틀을 쉬고도 5월치 세비를
장순휘 정치학박사/한국문화안보연구원 이사지난 23일 오전 11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밀입국한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4m, 폭 1.5m의 소형보트(1.5t급)가 발견됐다고 태안 해양경찰서가 24일 밝혔다. 보트 안에는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가지,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발견됐다. 태안해양경찰과 육군 32사단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충남 태안군 한 해변으로 6인승 소형 보트가 접근했으며, 해안에 접안한 보트에서 내린 6명은 해변을 가로질러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했는데 26일 용의자 1명을 붙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 선조는 안보 불감증왜적이 부산을 침탈한 지 5일째 되는 4월 17일 이른 아침에 경상좌수사 박홍의 장계가 조정에 도착했다. 왜적이 쳐들어 왔다는 첫 보고였다. 긴급 상황을 알리는 봉수(烽燧 횃불과 연기)는 아예 작동 안 했다.그런데 박홍의 보고는 엉성했다.“높은 데 올라 바라보니 붉은 깃발이 성에 가득 차 있으므로 성이 함락된 줄 알았습니다.”대신들은 비변사 당상들과 함께 빈청(賓廳 대신들과 비변사 당상이 정무를 의논하는 곳. 창덕궁 희정당 앞 매점이 빈청이었다.)에 모여 선
불의의 계엄군부에 대항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1980년 5.18민주화운동. 그 숭고한 뜻을 온 국민이 기리기 위해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희생자 유가족,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모인 가운데 거행된 이날 행사는 예년의 행사와는 달리 광주의 ‘5월정신’이 한층 성숙되고 빛난 자리였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도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우리는 지금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임진왜란(1592∼1508) 7년 전쟁을 징비(懲毖)한다. 사실 임진왜란은 사전에 예고된 전쟁이었다. 우선 선조의 리더십이 문제였다.# 안일(安逸)임진왜란은 조선왕조 200년에 맞은 최대 국난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나? 안일(安逸)해서였다.1591년 2월에 선조는 일본에서 귀국한 조선통신사를 만났다.정사 황윤길(서인): 필시 병화(兵禍)가 있을 것입니다.부사 김성일(동인): 그러한 정상은 발견하지 못하였는데 황윤길이 장황하게 아뢰어 인심이
‘어와 동량재를 저리하여 어이할꼬/ 헐뜯어 기운 집에 의논도 하도 할사/ 뭇 지위 고자자들고 헤뜨다가 말려나다.’ 이 시조는 우리나라 가사문학(歌辭文學) 대가로 알려진 송강 정철(1536~1593)의 ‘어와 동량재를’이란 시조다. 송강이 관동별곡, 사미인곡 등 고대 문학사에 미친 진면목이 괄목하거니와 당파싸움이 뒤끓던 조선조의 당대 정치사에서 서인의 영수(領袖)로서 그의 활동도 복잡다난했다.어쨌든 위 시조는 허물어뜨리고 뜯어내고 하는 바람에 다 기울어지고 쓰러져가는 집을 앞에 놓고 많은 목수들이 모여 이리 보고 저리 보기는 하나 결
지난 15일 실시된 21대 국회의원 투표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참패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민주당을 포함한 여권 후보가 180여명이나 당선됐으니 정부, 사법 외에 입법권력까지 거머쥐었다며 여당에서는 표정 관리하고 있는 중이다. 총선이 끝났지만 그 결과에 대해 여당이 놀라고 야당이 놀라고 유권자들도 놀랐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와 민주당이 의석 과반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압승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총선 결과에 당황해하는 쪽은 당연히 미래통합당이다. 공천과정에서 말들이 많았고, 선거 직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80일이다. 8일 현재 확진자는 1만 384명, 사망자는 200명이다. 사망자 중에는 대구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내과 개원의와 서울 첫 사망자인 구로콜센터 직원의 남편도 있다.사람이 태어나 많은 이유로 죽음을 접하지만 역병으로 인한 사망은 환자와 가족에게 또다른 재앙이다. 환자는 가족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역병과 사투를 벌이다 홀로 죽음을 맞는다. 유가족 역시 망자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화장을 치르는 참담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역병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문제이기에 유가족도 참
총선기간 중에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리 중 듣고 싶지 않은 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로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나 하고 시민들이 걱정한다. 또 하나는 선거로고송이다. 보건재앙이 닥쳐 국민경제가 무너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이 깨트려져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현 상황에서 무엇이 신나기에 선거로고송을 틀고 거리를 다니는가. 조용한 선거를 하면 어디 덧나나, 많은 국민들이 불만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른 때 같았으면 지금보다 훨씬 로고송을 많이 틀고 거리를 다녔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덜한
오늘은 좀 특별한 글을 쓰고자 한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불안에 떨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리고 어쩌다 코로나사태의 한 중심에 신천지가 있으며, 나아가 31번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한 여인이 있게 된 걸까. 이 여인은 중국인을 만난 적도 없고, 중국에 다녀온 적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상 증세를 호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시하는 대로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초기 검진을 의뢰했으나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다는 이유로 검진을 거절당했다. 즉 이미 병이 퍼진 후 진단을 받게 됐고, 확진 환자로 리스트에 올라갔다. 심지어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얻는 것은 곧 잃는 것을 의미한다. 잃는 것 없이 얻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어쩌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격언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어떤 것을 버리고 어떤 것을 얻는 것인지를 계산해 보아야 한다.사무실에 아끼던 화분이 있었다. 그런데 자리를 바꾸어서인지 계속 잎이 떨어졌다. 물을 주고 떨어진 잎을 쓸어버리기를 계속 반복했다. 이제 그만 떨어질 때도 되었는데 지치지도 않고 계속 떨어졌다. 어느 날, 이 나무를 뽑아버리면 어떤 나무를 사다가 심을까라는 생각까
대한민국의 정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성계가 세운 이씨조선 시대부터 시작된 당파싸움으로 얼룩져 있다.노론 소론 남인 북인 동인 서인으로 갈라서서 서로 정권의 중심으로 들어가 자기 세력이 아닌 타 세력을 제거하고 왕의 최측근에서 모든 정치의 이슈를 자신들의 정권유지에 알맞게 포장하여 왕에게 보고 드린 역사였다.보고받은 왕들은 민심들의 상황을 파악 못하고 단지 정권의 중심에 서있는 핵심권력층의 보고만 듣고서 지시하고 실행한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소위 대왕이라고 부르는 세종 영조는 정치 경제 국방을 두
한기총 폐쇄가 머지않아 보인다. 대표회장이 기독교 단체가 아닌 극우 정치집단의 대표를 자처하고 있으니 사실상 기독교 단체의 역할은 끝났다. 입만 열면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 했던가, 현 정부와 대통령에 반감 가진 이들이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을 영웅처럼 떠받들고 있다. 주변에 이런 분위기만 봐서인지 기독자유당은 전광훈 목사를 등에 업고 국회입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전 목사는 전국적인 조직을 구축해 올 총선을 기해 국회입성을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990만 기독교인 중 1/3만 지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행복은 우물과 같다.우물에서 물을 긷지 않는다고 더 모이지는 않는다. 더구나 아주 오래 긷지 않고 방치해두면 물이 썩기도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길어내야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강의 중에 가끔 행복한 일을 이야기하라면 어려운 일도 아닌데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행복우물을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우물물을 길어보지 않은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물을 긷기를 어색해하고 어려워한다.행복우물을 잘 긷는 방법은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행복으로 해석
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일본의 대표적인 IT기업인 소니가 그 동안의 침체를 딛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소니는 자체적으로 작년에 약 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약 5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소니 부활의 상당 부분은 이미지센서시장의 호황 덕분이라는 것이 소니 자체적뿐만 아니라 대부분 전문가들의 중론인데, 이는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이미지센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에 대한 수혜를 톡톡히 보고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호남역사연구원장1598년 11월 19일에 파직 당한 류성룡은 20일에 서울 도성을 떠났다. 그런데 11월 23일에 류성룡은 급히 고향 집에 사람을 보내서 양식을 가져오게 했다. 안동 내려갈 노자(路資)가 떨어졌기 때문이다.12월 6일에 서애 류성룡은 삭탈관작 되었다. 그의 관직과 이름은 기록에서 아예 지워졌다.안동으로 내려온 류성룡은 1599년 2월부터 옥연정사에 있으면서 찾아오는 손님을 일체 사절했다. 경상감사 한준겸이 찾아오겠다고 전갈이 왔지만 사양했다.1600년 1월에 류성룡은 옥연정사에 소나무를 심었고
한기총의 권위는 이미 바닥이다. 26일 경찰이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등에게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 목사는 이밖에도 내란 선동 및 내란 음모 혐의에 한기총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기부금법 위반 혐의, 범죄단체 조직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종교지도자를 넘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말 그대로 기독교의 대표 지도자가 이런 혐의로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한기총은 5공 종교대책반의 최대 작품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5공 당시 민주화 투쟁
오는 17일부터 21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소위 ‘깜깜이 등록’이다. 국회의원 정원과 비례대표 배분방법,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서인데, 기본 룰인 선거법이 국회에서 오랫동안 낮잠 자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그냥 방치한 것이 아니라 여야를 망라해 자기당에 유리한 선거법이 되도록 하기 위해 지금까지 치밀한 계산법으로 치열하게 전투를 해온바, 그 결과가 현재 패스트트랙을 타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있는 공직선거법개정안이다. 이 법안을 두고 여야가 논쟁 중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답답할 노릇이
청와대 앞 한기총 장기 노숙집회가 논란이다. 소음으로 인해 주변 맹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방해받고, 소‧대변 배설과 음식물쓰레기가 넘치면서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는 지경이다.현지 주민은 “집회 참가자들이 흉악하다”고까지 표현한다. 음주는 물론 버젓이 불법 주차를 하는가 하면, 골목에 소변보는 건 일쑤고 심지어 남의 집 하수구에다 대변까지 본다는 것이다. 거기에 항의하면 욕이 돌아온단다.53년 토박이 주민은 그간 어떤 정권에서도 한기총 집회같이 과격하고 욕설이 난무하는 집회는 없었다고 했다. 문제는 이 과격함이 이젠 주민들까지 위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