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천지분간(天地分揀)의 때다. 오랜 세월 민간에 전해 온 ‘천지분간 좀 하며 살라’고 한 것도 이때를 염두에 둔 말이다. 경(經)의 시작과 끝에도 ‘천지’며, 한자 공부의 시작도 ‘천지’다. 이는 천지분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지금의 때는 형이하학적 차원이 아닌 형이상학적 차원의 시대라는 정도는 알아야 한다. 즉, 문자 그대로도 아니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알고 찾아야 하는 시대 즉, 형이상학적 차원의 시대니 곧 계시(啓示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고대 신라는 황금의 나라로 불렸다. 이 말은 일본인들이 신라를 가리켜 ‘눈부신 금은의 나라’라고 부른 데서 기인했다는 말이 있다. 일본인들이 왕도 경주에 와서 무덤을 파기만 하면 나오는 것이 금, 은 제 유물이었으므로 이 같은 말을 지어낸 것이다. 일본 오사카 성덕태자 신사 박물관에 가면 뜻밖에 신라인들이 입고 다녔던 직금 비단 천을 구경할 수 있다. 신라 때 일본 왕실에 보낸 비단 옷이 천 조각으로 남은 것이다. 비단에 한 올 한 올 금사를 섞어 수를 놓은 것인데 요즈음 생산품보다도 더 선명하고 아름답
이번엔 대장동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피의자로 오는 27일 출두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번 소환 통보는 이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두한 지 6일 만에 이뤄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막판인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언론 보도로 불거진 지 1년 4개월 만이기도 하다. 그 사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동훈 법무장관 체제로 검찰 진용이 바뀌었다. 이 대표는 재보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내친김에 전당대회에 나서 당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고경정사에서 교분을 나누던 관리들이 다시 관직에 진출할 것을 권했지만 모두 사양했다.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담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독서양기십년족(讀書養氣十年足), 귀지분향일사무(歸地焚香一事無). 책을 읽고 정기를 기르기에는 10년의 세월이 걸리는데, 고향으로 돌아오면 분향하는 일 외에는 없다오.” 그는 배움 외에는 다른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월은 원적지에 ‘곡원’이라는 정원을 조성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항주의 서호에 반한 그는 임화정(林和靖)과 소동파(蘇東波)의 자취가 남은 고산을 유난히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방효유(方孝孺)와 관련된 십족주멸이라는 기록은 영락제 주체(朱棣)가 정변을 일으켜 조카 건문제 주윤문(朱允炆)을 축출한 정난(靖難) 이후 약 100년이 지났을 때, 축지산(祝枝山)의 야기(野記)에 처음 등장한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신선이 나타나 전했다는 이야기이다. 정사인 명사와 명사기사본말에는 10족을 멸했다는 기록이 없다. 옥당총화(玉堂叢話)나 국각(國榷)과 같은 민간사료에도 없다. 그러나 지방현지나 영락연간에 살았던 방효유의 당형 방효복(方孝復)의 기록에는 남아 있다. 방효유는 서주의 정전제(井田制)를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북한 조선중앙TV가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을 경기 다음날인 지난 7일 무편집으로 녹화 중계하는 것을 보면서 남북한의 축구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잦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극도의 긴장 속으로 몰아가고 있으면서도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한 한국팀 경기를 이례적으로 녹화 중계로 방송했던 것이다. 중앙TV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양도한 한반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2022 카타르월드컵을 녹화 중계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지금은 망개떡이 의령을 대표할 만한 향토 떡으로 알려져 있지만,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을 비롯해 경남지방에서 “망개떡 사이소!”하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이 망개떡은 진주, 함안, 창녕, 부산, 의령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 일대에서 음력 5월부터 한 겨울철까지 만들어 먹었다.망개떡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군사들의 비상식으로 활용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경상도 지역 일대에서 만들었던 망개떡은 생산지의 상황에 따라 모양과 빗어내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그 중에서도 부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조선군의 저항이 없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홍타이지 자신이 조선을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전략은 금적금왕(擒敵金王)이었다. 왕만 잡으면 전쟁은 끝이라는 생각에는 그를 따라 참전한 강홍립의 조언도 기여했을 것이다. 병자호란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남한산성의 포위와 광교산의 일전, 강화도에서의 소규모 전투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홍타이지의 금적금왕계가 주효했다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전국적 규모의 의병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에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열렸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을뿐더러 특히 민생 현안은 거의 ‘위기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주도해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여는 것은 바람직하다. 벌써 11차까지 온 것도 그만큼 정부의 노력을 잘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날 회의는 TV로 생중계 됐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회의를 마친 뒤 일방적으로 그 결과만 발표했던 사례와는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각 부처 장관의 생각과 고민,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국회다수당인 민주당은 박진 외교장관을 탄핵 가결했다. 정의당마저 이번 표결에 대해 ‘국회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 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교장관에게 뚜렷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 아닌데도 탄핵을 가결한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검수완박에 이은 국회 다수당의 일방통행은 민심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불편부당해야 할 국회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다수당을 설득하고 정의 편에 서야 할 책무를 망각했다. 대통령실은 외교장관의 해임건의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콘에어’의 미장센이 비행기였다면, ‘늑대사냥’은 배다. ‘늑대사냥’ 상영 2시간 동안 일반 범죄물이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잔인하게 인간이 지닌 광기와 잔혹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 같다. 할리우드에는 물론 더 잔인한 고어물이 있지만, 국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게 광기에 사로잡힌 캐릭터와 반전, 파격적인 변신들도 사이사이 끼워넣으며 ‘피’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잔혹에 대한 수위는 런닝 타임이 지날수록 더 파격적이다. 남성 관객들도 일부 씬에서는 두 눈을 감을 정도로 혈흔은 2시간 내내 분수처럼 공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실제로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 묘한 대비를 보여준다. 오래 전, 직접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 공무원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당연히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승진 심사에서 탈락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너무 속상한 나머지 혼자서 술을 마셨다. 대리운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금요일이라서 안 온다. 기다리는 동안 어느 정도 술이 깼다고 생각한 그는 직접 운전해서 집에 들어온다. 밤 10시가 되어서 전화를 한 통 받게 되는데 운전해 들어오다가 다른 차의 백미러를 치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뺑소니에 해당하니 바
만물은 스스로 난 것이 없다. 삼라만상은 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지음을 받은 피조물들이다. 그런데 조선 중기 유학자 격암 남사고 선생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만물들이 무엇인가를 고대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기다리는 대상은 ‘신천지 세상’이 오는 것이라 한다. ‘송구영신 호시절 만물고대 신천운(萬物苦待 新天運)’이라 했으니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에 대해 세상은 설왕설래(說往說來) 할 것이고, 나아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하며 잘난 체를 할 것이나 그 체하는 자체로 인해 만물은 새 세상을 고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 윤문거(尹文擧)가 31세가 되는 1636(인조 14)년에 발생한 병자호란(丙子胡亂)의 시대적 배경에 대하여 살펴본다. 거슬러 올라가서 광해군(光海君)이 서인세력에 의하여 1623(인조 1)년 폐위된 이후 불과 4년 만에 전쟁이 발생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정묘호란(丁卯胡亂)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묘호란 당시 청나라는 후금(後金)이라는 국가명(國家名)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본래 후금은 건주 여진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누르하치가 1616(광해 8)년 이러한 여진족을 통일하면서 세운 나라가 바로 후금이었다. 이러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통나무를 안쪽으로 파서 만든 바가지인 함지박과 비슷하여 ‘함박’이라 부르며, 함지박처럼 크게 입을 벌리고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고 ‘얼굴에 함박꽃이 피었다’고 말한다. 이런 의미로 ‘꽃이 탐스럽게 핀다’해서 한문으로는 ‘함박꽃 작(芍)’ ‘약 약(藥)’자를 써 ‘작약(芍藥)’이라 했다. 중국에서는 ‘정이 깊어 떠나지 못한다(依依不舍, 难舍难分)’는 꽃말도 가지고 있어 연인들이 자주 선물하는 꽃이라고 한다. 작약지증(勺藥之贈)이라 하여 남녀 간에 향기로운 함박꽃을 보내어 정을 더욱 두텁게 함을 이르는 말도 있다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우리 사람에게는 달리고 싶은 본능이 있다. 원시시대의 우리 조상들은 살기 위해서, 더 정확히 말하면 죽지 않기 위해서 달렸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현대인들은 멈추는 것을 잘 못한다. 끊임없이 움직이려 한다. 올림픽 등을 통해서 누가 빨리 달리는지, 누가 높이 뛰는지, 바다나 강에서는 누가 헤엄을 빨리 치는지 등을 겨룬다. 축구 경기를 하다가 동점이 되는 경우 승부를 가르기 위해 ‘승부차기’를 하게 된다. 이스라엘의 바 엘리라는 학자가 승부차기 하는 선수들을 관찰했다. 축구 선수들의 3분의 1은 공을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군 골프장 태릉CC는 한국 골프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곳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위치한 유일한 골프장인 태릉골프장은 지난 1966년 군부대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9홀로 개장했다가 이후 정규 18홀이 됐다. 당시만 해도 빈약한 국방 예산으로 인해 골프장 건설을 위해 1번 홀은 1사단, 2번 홀은 2사단 등에서 맡아 공병대를 통해 공사를 했다. 사단 번호가 없는 홀의 경우 10번 홀은 육군본부, 13번 홀은 육군사관학교 등 군행정부대나 교육기관 등에서 각각 맡아서 홀
지구촌을 살아가는 지상만민들은 꼭 한 가지 확인해야 할 때가 왔다. 이는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창조한 만물을 다스려 오신 창조주 하나님의 생각과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확인해도 되고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법이요, 명령이다. 더욱이 그래야 하는 이유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며, 삶과 죽음보다 더 크고 중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운행돼 온 인류는 지금 바로 그 기로에 서 있으며, 그 옛날 옛적부터 ‘천지분간’ 할 때가 있음을 알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천
우리 민족은 예부터 ‘도(道)’를 중시 여겨온 민족이다. 뿌리 깊은 민족종교 가운데 ‘도교(道敎)’가 있는 이유다.그래서인지 예부터 세인들은 한결같이 ‘도(道)’ 닦으러 ‘산(山)’으로 간다고 했다. 한자의 뜻을 보면 이 ‘도’는 ‘길 도’다.요즘은 높고 깊은 산에 산불 예방을 위해 ‘임도(林道)’가 필요하겠지만, 옛날엔 굳이 산에다 길을 낼 필요가 있었을까.그 산도 아니며 그 도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산은 도대체 어떤 산이며, 그 도는 도대체 어떤 도일까.성인들이 일찌감치 알려온 그 산에서는 ‘도통군자(道通君子)’들이 출현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국내 언론은 그간 러시아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영미 매체의 보도를 베끼는 수준으로 보도해 왔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국내 매체는 러시아군이 동부 지역에서 수렁에 빠져 있고 이제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의 대부분, 그리고 흑해 연안을 따라 마리우폴과 헤르손을 점령하고 남부 지역 항구인 오데사로 진격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내륙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5.9 전승절 행사에서 그간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