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계엄군부에 대항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1980년 5.18민주화운동. 그 숭고한 뜻을 온 국민이 기리기 위해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희생자 유가족,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모인 가운데 거행된 이날 행사는 예년의 행사와는 달리 광주의 ‘5월정신’이 한층 성숙되고 빛난 자리였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도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또한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 강조하면서 이러한 일들은 처벌이 목적이 아닌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로,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당사자들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천명한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는 것이야말로 과거사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5월정신의 계승을 통한 한국의 미래를 위한 일임은 확연하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금까지 5.18민주화운동에 다소 부정적이거나 폄훼했던 일부 야당들, 특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대표권한대행인 주호영 원내대표의 행보가 눈에 띄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대표들과 함께 기념식 진행 과정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를 때 주먹을 불끈 쥐고 노래 불렀으며,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참배했다.

이어서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제1야당 일부에서)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에 상처를 드린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잘못된 것”이라며 재차 고개를 숙이고 사죄한 점은 광주의 ‘5월정신’을 드높이는 행동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5.18행사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보인 행보와는 완전히 딴 판으로 그간 상처 입었던 광주의 유가족단체들이나 시민들도 주 원내대표의 진심어린 사과에 마음을 풀었던 것이다.

‘오월정신’은 우리사회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인바, 이는 군부독재의 압제로부터 크게 고통받은 광주, 전남인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들이었다. 이 평범한 정신은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정의로운 정신인 것이다.

따라서 ‘오월정신’은 특정단체의 이념이 아닌 전 국민이 향유하면서 기려야할 고귀한 정신인바 아직까지 의혹으로 남아 있는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등은 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하고,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이 헌법전문(前文)에 담겨져 온 국민의 가슴에 녹아나야 하며 길이길이 계승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이 다 아는 ‘5월정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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