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얻는 것은 곧 잃는 것을 의미한다. 잃는 것 없이 얻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어쩌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격언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어떤 것을 버리고 어떤 것을 얻는 것인지를 계산해 보아야 한다.

사무실에 아끼던 화분이 있었다. 그런데 자리를 바꾸어서인지 계속 잎이 떨어졌다. 물을 주고 떨어진 잎을 쓸어버리기를 계속 반복했다. 이제 그만 떨어질 때도 되었는데 지치지도 않고 계속 떨어졌다. 어느 날, 이 나무를 뽑아버리면 어떤 나무를 사다가 심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 순간 나무의 끝을 보게 됐다. 정말 여린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 순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환희심마저 느껴졌다.

이런 식물조차도 뭔가를 얻기 위해서 기존의 것을 아끼지 않고 버릴 줄 아는구나 생각하니 숙연한 마음마저 들었다. 지금은 그 나무와도 헤어졌지만 그렇게 기존에 튼튼해 보이던 잎을 훌훌 털어내며 새순을 틔워낸 그 노고를 늘 생각한다.

보통 공중화장실에 명언이 많이 붙어 있는 이유는 몸에서 뭔가 나갈 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유머였지만 필자한테는 유머 이상의 의미가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어떤 기억이 들어가면서 어떤 기억은 자신도 모르는 채 지워질 것이다. 필자도 최근에 힘든 일이 있었다.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크게 입었다. 특히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참 신기하게도 위에서 언급했던 나무의 떨어져나간 잎만 보였던 것처럼 필자도 손해입고 힘든 것만 느껴지고 생각이 난다. 지나친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도 여기저기 많이 아프다. 그런데 마음을 고요히 하고 자신을 들여다보니 그 이상으로 얻은 것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얻은 것과 잃은 것이 같다면, 아니 지금은 잃은 것이 더 커보일지라도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잎이 지금은 작아서 겨우 눈에 띌 정도였지만 나중에 얼마나 튼튼하고 크게 자랄지는 모를 일이다. 물론 새순에는 끝까지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고 떨어진 잎만 짜증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를 잡을 때 목이 긴 병에 바나나를 넣어 둔다고 한다. 그것을 본 원숭이는 병속에 손을 넣어 바나나를 꺼내려 한다. 하지만 바나나를 잡은 손은 병에서 빠지지 않는다. 바나나를 포기할 수 없는 원숭이는 결국 사람에게 잡히고 만다.

필자의 이번 경험도 마찬가지다. 잃는 것에 집착했을 때 돈보다 더 큰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얻게 된 것을 자꾸 생각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천금을 주고도 못 배울 경험을 했다. 물론 이것으로 인해서 아무것도 깨달은 것이 없다면 문제지만 깨달은 것이 있는 이상 손해 본 것은 아니다.

모든 계산은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바로 내 삶을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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