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정치는 흥정이 기본이다. 여기서 ‘흥정’이라 함은 ‘물건을 사고 팖’이나 또 ‘물건을 사거나 팔기 위하여 품질이나 가격 따위를 의논함’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당사자들에게 서로가 득이 되도록 상대편에게 알려주는 제3자의 역할’로서의 흥정이다. 옛말에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 했듯이 좋은 일은 도와주고 궂은일은 말리라는 뜻인데, 지금 국회에서 여여가 현안을 두고 서로의 속셈이 달라 갈라질 때 흥정의 역할이 중요한바 그 일을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대화의 달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도맡아하고 있다. 지금까지
21대 선거를 1년여 앞둔 올해는 선거가 없는 해라서 지금까지 문제가 제기돼왔던 선거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국회에서는 선거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치개혁특별위회윈회(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가 가동되고 있지만 거대양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1월 안으로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여야5당 원내대표들의 합의도 흐지부지돼가고 있다. 심 위원장은 “정개특위 논의만으로는 1월 안 선거제 개혁 합의가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정치협상 테이블 구성을 정식으로 요청하기도 했다.정개특위를 이끌었던 심 위
국회가 하는 일들은 예견된다. 국회법 제5조의2(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 등) 제1항에서 ‘의장은 국회의 연중 상시 운영을 위하여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협의를 거쳐 매년 12월 31일까지 다음 연도의 국회 운영 기본일정(국정감사를 포함한다)을 정하여야 한다’로 규정돼 있고, 동조 제2항 제1호에서는 ‘2월·4월 및 6월 1일과 8월 16일에 임시회를 집회한다’로 돼 있어 1년 중 1월, 3월, 5월을 제외한 달에는 국회가 상례적으로 열리도록 돼 있다. 그에 더해 대통령 또는 국회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임시국회
국회의장과 여야 3당 국회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정기적으로 회동해 국회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책임지고 있는 의회지도자, 중견 정치인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다. 설령 정당 간 의견 차이로 특정사안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어도 여야 원내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정 현안을 논의한다는 그 자체가 진전된 국회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임시국회를 열어 국민을 위해 국회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14일 국회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연쇄 회동을 갖고 1월 임시국회 개회를 위해 타진했으나 불발된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 작년 말까지로 돼 있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기한이 올해 6월말로 연장돼 정치개혁 불씨가 되살아났다. 이에 힘입어 지난 1월 4일에는 정개특위 1소위원회와 2소위원회가 동시에 열려 정치개혁을 논의하고 있지만 여야 의견 차이가 여전히 크다. 2소위에서는 19세 미만 미성년자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규정을 투표권 하향 문제와 연계해 완화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예비후보자의 등록개시 시점과 정당선거사무소 설치 시점을 앞당기는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모았으나 1소위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한국 세입자들, 특히 주택 세입자들은 올해도 정부와 국회로부터 홀대를 당했다. 각자도생에 익숙한 한국사회는 주거권 개념이 약한 사회다. 모든 부문 가운데서 정부와 국회가 주거권 의식이 가장 약하다. 법을 만드는 국회와 법률안을 제안할 수 있는 정부가 주거권 의식이 약하다는 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주거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는 정당이 매우 적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때만 주거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선거가 끝나면 자신들이 한 말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자유
우여곡절 끝에 선거제도 개혁이 내년 1월 중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5당 원내대표는 그간 여야 간 또 거대양당과 3야당 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의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9일 만에 단식을 잠정 중단했고, 12월국회에서 올해 말 종료되는 정치개혁특위를 연장해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여야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선거제도 개혁 합의에 이른 데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더불어한국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 명칭이 아니다. 그렇지만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거대양당을 두고 더불어한국당이라 지칭하면서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예산국회 마지막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원내정당 간 협치를 깨고서 예산안 처리를 강행한 데 대한 불만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비록 법정기한을 넘기긴 했어도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여당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라 하겠으나 후폭풍이 일어나면서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유치원 3법 등 난제를 여당이 고스란히 짊어진 격이 되고 말았다. 정기국회에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해마다 되풀이 되는 국회의 몸부림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펼쳐진다. 편성된 예산을 살펴봐야 할 국회본회의에는 찾아볼 수 없던 국회의원들이 국회본청 바닥에 앉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자고 연좌농성을 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를 하지 않고 내년 예산을 처리하자 이번에는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단식투쟁을 벌인다. 국민도 국회의원도 안건을 협의할 회의장을 벗어나 노상에서 또 본청 바닥에 판을 깔고 고함을 질러야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어느 상황에서든 방법은 모색하면 나오기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말썽 없이 잘 넘어가는 예산국회가 없다. 여야가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정부원안과 예산부수법안들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국회선진화법이 마련됐어도 별 효과가 없다. 올해도 정해진 기간까지 예산안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지만 의장은 여야 합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상정만 한 채 차일피일해 헌법상 명시된 법정기한을 넘기고 말았다. 정기국회 귀중한 기간 동안 여야가 다투다 시간을 낭비하고서 막판에야 시간에 쫓겨 허둥대다보니 예산 심의가 겉도는 것은 당연한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54조 제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법정기한 12월 3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렇지만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안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된바, 예산안이 법정기한을 지켜내지 못한 것은 여야의 늑장 처리로 계수 조정이 끝나지 않은 까닭이 주 이유지만 또 다른 이유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에서 예산안 처리와 선거법 연계 처리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거대 두 야당을 제외한 야3당이 마침내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5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논의가 본격화된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이들 3당 대표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완수할 것을 선언하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을 선출할 때 지역구 당선자와 전체 의석수를 연동해서 정당득표율과 비례하게 당선자를 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당
예산국회로 상임위원회가 풀가동되는 상태에서 국회에서는 정치 본질을 논의하는 문제로 여야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개혁특위(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가 설치돼 회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5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5당 대표들이 회동한 자리에서도 선거법 개정 문제가 논의됐다. 5당 대표들은 국회 정개특위에서 핵심적으로 논의 중인 선거법 개정에 대해 연말까지 법 개정안 마련에 적극 노력하기로 전격 합의했던 것이다.5당 대표들이 원론적으로 선거법 개정안 마련에 합의했지만 정개특위에서 다뤄질 개정안 마련은 쉬운 사안이 아니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양승태 사법부가 통합진보당 지방의원의 지위 확인소송에 개입한 데 이어 국회의원의 지위확인 소송에도 개입한 증거가 나타났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 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된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임종헌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죄목에 통합진보당 의원 항소심 재판 관여가 적시돼 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평결로 의원직을 잃게 된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등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2015년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1심(재판장 반정우)에선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에 관한 최종 권한은 헌
박상병 정치평론가 “여론 왜곡은 부정부패보다 더 큰 범죄다. 이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사하겠다.” 지난 6월 7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의 첫 일성이었다. 허 특검의 표현대로 선거과정에서 대규모 여론조작을 일삼고 심지어 불법적인 기계까지 동원했다면 단순한 부정부패 수준의 범죄와 비교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본령을 허무는 반헌법적 범죄이기 때문이다.이렇게 시작한 허익범 특검팀의 수사가 오는 25일에 끝난다. 특검법에는 수사기한을 30일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허익범 특검은 문재인 대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가장 극단적인 행위다. 필자는 이런 이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자신의 목숨이라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인가. 과연 도덕적인가 비도덕적인가.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죽음은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방 도시까지 노회찬의 빈소가 마련돼 애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진 자보다는 없는 자, 권력자 보다는 억압을 당하는 자 편에 서 온 노회찬. 진보 진영의 많은 지지자들이 빈소를 찾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회의와 의문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보수, 진보의 갈등은 이번 노회
박상병 정치평론가 아직 상(喪)중이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난 지 나흘째, 그의 장례식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 가방을 둘러맨 대학생들 그리고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까지 대부분이 일반 시민들이다. 그들이 노회찬 의원과 무슨 인연이 그리 많겠는가. 다만 막장 같은 우리 정치권에서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사회적 약자 편에서 기득권 세력과 온 몸으로 싸워왔던 진정한 진보정치인 그리고 용접공 시절부터 일생동안 노동자들 곁을 떠나지 않았던
‘정의당 원내대표 故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빕니다.’‘정의(正義)’, 정의라는 단어의 실체가 되는 삶을 살기 위해 뿌리내리기 힘든 척박한 땅에서 나름의 애를 쓰다 가신 고인의 삶과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의혹으로만 있던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대표 드루킹)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을 인정하며, 받은 돈은 뇌물은 아니지만 정치자금법이라는 현행법에 위배되며 정의당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나아가 국민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눌 길 없어 극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당시의 심정이 담긴 그의 유서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제1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여전히 곱지가 않다.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참패당했으면 그 원인을 찾아 처방책을 세우면서 하루빨리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함에도 선거 후 한 달이 지나도록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정식 구성되지 않고 우왕좌왕을 거듭하고 있다. 당책임을 맡고 있는 김성태 권한대행을 불신하는 친박계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비대위 준비위원회가 선정한 후보군 중 위원장 최종 확정을 앞두고도 논란이 많다.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가 사퇴해 궐위된 만큼 한국당에서는 비대위를 구성·운영해 당 체제를
지방선거가 끝나자 자유한국당이 개헌을 다시 들고 나왔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도 개헌 논의에 동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6.13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추진해왔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한국당의 개헌 추진에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해 대통령이 발의한바 있던 개헌안에 대해 한국당이 적극 반대해 무산된 상태에서 다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현행 제6공화국헌법은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났고, 당시 개헌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의결을 거쳤지만 시간상 촉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