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이 말은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1000여명의 설문응답 교수 중 절반이 점찍었다. 우리 정치 현실은 ‘과이불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타협과 협상보다는 반목과 대립을 일삼는 것이 다반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의 횡포를 부리며 사사건건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윤 정부가 출범 7개월여 동안 80여개 법안을 제출했지만 한 건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내년도 예산안마저 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자신
더불어민주당이 9일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함께 ‘이태원 압사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특별검사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조사는 앞서 진상 규명을 제대로 못한 채 정쟁판으로 전락한 사례가 있다. 정치인들이 조사를 한다는 것이니, 목적과 증거가 구체적이고 분명하지 않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주당이 내세우는 국조 추진 이유는 결국 ‘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구체적인 정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검수완박’법을 처리한 주체로서 그리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 이뿐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25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연금개혁 논의에 들어갔다. 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13명으로 구성된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출범이 결정된 지난 7월 22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여야 동수에 정의당 1명이 참여한 것도 인상적이다. 여야 동수는 연금개혁의 ‘중립성’을 담보하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동안 연금개혁 담론을 이끌었던 정의당도 연금개혁에 건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가동됐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연금개혁 방향과 야당의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24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우리 헌법은 제61조에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헌법에 규정할 만큼 국회의 행정부 감시 및 견제 기능을 보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정치학자들은 행정부에 비해 턱없이 왜소한 국회가 입법부 고유의 기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분을 ‘국정감사’로 꼽고 있다. 그만큼 국정감사는 국회의 위상을 대내외에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기능이라 하겠다. 그러나 국정감사 현실은 헌법적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파리바게뜨로 널리 알려진 에스피씨(SPC)그룹 계열사의 평택 공장에서 청년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서 목숨을 잃었다. 처참한 참사다. 에스피씨 그룹은 고인과 유족, 국민께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안전시설을 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을 죽게 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즉시 안전시설을 전면적으로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그때까지는 빵 파는 일을 전면 중단하고 기계도 전면 멈춰라. 우리 사회는 사람이 기계에 끼여 죽든 아파트를 짓다가 떨어져 죽든 실외기
대통령실이 13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발언 논란에 대해 “김문수 위원장께서 스스로 설명할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원칙론을 밝혔지만, 당초부터 김 위원장 임명이 몰고 올 파장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볼 때 경사노위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치와 외교, 안보만 난제가 아니다. 경제와 노동, 민생은 이미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을 이끌어야 할 경사노위원장은 비정치적이며 중립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국회다수당인 민주당은 박진 외교장관을 탄핵 가결했다. 정의당마저 이번 표결에 대해 ‘국회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 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교장관에게 뚜렷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 아닌데도 탄핵을 가결한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검수완박에 이은 국회 다수당의 일방통행은 민심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불편부당해야 할 국회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다수당을 설득하고 정의 편에 서야 할 책무를 망각했다. 대통령실은 외교장관의 해임건의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을 또 다시 들고 나왔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때인 19대 국회에서 논의한 내용이다. 21대 국회에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파업에서 8165억원의 손실 때문, 그와 관련해 6개 법안이 9월 국회에 논의될 예정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자본을 더 투자하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기술 동맹’을 강화할 시점에서 다시 프롤레타리아 나라를 염원한다. 그게 노동생산성 향상과 관계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언론보도는 그 진위를 따진 보도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실체가 드러났다. 시행 6개월 후의 결과는 기업가 혐오가 될 수 있어도, 산업재해의 예방이나, 경제 살리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처음 예측했듯이 경제를 위축시키고, 기업주를 공포로 몰아가는 것 외에 별로 영양가가 없다. 노조간부, 큰 로펌 변호사, 법조인과 행정부 관리를 제외하고, 현장 관리와 노동자는 오히려 불편한 법이 되고 말았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보듯 문재인 청와대와 586 운동권 국회는 ‘기업인이 태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라고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때로 기자회견을 해 본 사람들은 “구호를 외치는 건 집시법 위반”이라며 경고하는 경찰의 모습을 종종 봤을 것이다. 나도 많이 들어봤다. 참으로 해괴한 일이라 생각한다.지난해 한 홍대 교수가 권력형 성폭력을 상습적으로 저지른 게 문제가 돼 큰 물의가 빚어졌다. 마포구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연대해서 대응했다. 지난해 9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마포경찰서는 누군가가 고발했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정의당 마포구위원회 김민석 사무국장을 출석요구해 조사했다. 기자회견 때 구호를 외쳤다는 게 조사 이유다.김 사무
박상병 정치평론가정말 해도 너무 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새 정부를 이끌어 갈 첫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노라면 허탈감을 넘어 분노마저 치민다. 명색이 대한민국의 장관 후보자들이다. 애초부터 어떤 훌륭함이나 존경심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국민의 눈높이’ 정도는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었다. 물론 크고 작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누구든 완벽할 수는 없다. 핵심은 그런 논란 자체가 아니라 그 논란의 내용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차고 넘친다는 점이다. 큰 논란이 없는 일부 후보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상식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부산의 경동건설 아파트 현장에서 공사 중 추락해서 사망한 고 정순규씨 관련 형사사건 항소심 재판이 오는 18일 열린다. 항소심을 앞두고 말하고 싶은 게 있다.우리나라의 기업, 그중에서도 대기업은 위험한 작업 환경을 방치해서 사람이 죽어도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만에 하나 정도다. 이들 기업은 위험한 작업은 외주를 주는 탓에 자신의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해도 책임에서 벗어난다. 자신이 모든 공정을 지휘함에도 책임지지 않는다. 하청업체 탓으로 돌리면 그만이다. 대기업과 다수의 중견기업이 이렇게
여야가 14일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3~5인 중대선거구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대선 기간에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중대선거구제를 반영한 ‘정치개혁’을 공약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TV토론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오래전부터 선호했다며 찬성입장을 밝혔다. 인수위를 이끌고 있는 안철수 위원장은 아예 ‘다당제 정당체제’를 전면에 내걸었다. 정의당과 심상정 후보도 이미 당론으로 일관되게 주장했던 선거제도 개혁의 상징이다. 그렇다면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는 여야 합의로 어렵지 않게 중대선거구제가 전면화될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청렴연수원 청렴강사정치(政治)란 무엇인가? ‘논어’에 나오는 자공과 공자의 대화가 압권이다.먼저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자공: 정치란 무엇입니까?공자: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사를 넉넉히 하며,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다.자공: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셋 중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공자: 군대를 버려라.자공: 이 둘 중에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공자: 식량을 버려라. 예로부터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바로 서지 못한다(民無信不立).그렇다
20대 대선정국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여야 각 후보들이 다양한 개혁안을 쏟아내고 있다. 개헌 문제를 비롯해 선거제도 개혁안과 부동산 관련 규제 개혁안, 연금제도 개혁안 등 찬반양론이야 있겠지만 일단 개혁 의제를 제기한 것부터 환영할 일이다. 선거가 민주정치의 동력이라면 이번 대선정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개혁안은 분명히 한국 민주정치의 소중한 자산으로 기록될 것이다.그러나 공약이 선거 때만의 공허한 공약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적 변화와 혁신의 동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선후보의 확고한 의지와 당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듣
지난 11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방송 6개사가 공동으로 주관한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각 후보의 정책적 차별성을 더 뚜렷하게 보여줌으로써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했지만, 실상은 ‘정치공방’이 적지 않았다. TV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정쟁을 왜 반복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국민은 두 거대 정당의 소모적이고 무차별적인 정쟁엔 익숙해 있다. 그렇다면 TV토론만큼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미래와 정책,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상식
박상병 정치평론가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정국이 여전히 ‘초박빙’이다. 어느 쪽이 전통적 지지층을 더 견고하게 결집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후의 중도층’이 막판에 어느 쪽의 손을 들어 줄지가 최대 관건이다. 물론 지역 및 세대별 투표율도 중요하다. 대선 한 달 앞이라고는 했지만 경험상으로도 그 한 달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 새 판세가 몇 번은 출렁일 것이다. 그리고 의외의 변수가 터져서 판세를 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래저래 목전의 대선정국은 어느 쪽이든 안갯속에 있다.윤석열 후보도 조급할 것이다. 지지율이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는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큰 정쟁 없이 정책과 가치를 놓고 비교적 차별성 있는 토론을 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주도한 연금개혁 이슈는 상당한 시선을 모았다. 대선을 앞두고 자칫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같은 연금개혁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물론, 다른 후보들의 동의까지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뒤이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좀 더 구체적으로 연금개혁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연금개혁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박상병 정치평론가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3일 밤 TV토론에서 맞붙는다. 20대 대선이 34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처음 열리는 TV토론이다. 게다가 여야 주요 정당의 각 후보 4명이 모두 참여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도 높다.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번 첫 TV토론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지루한 힘겨루기를 뒤로하고 여야 주요 정당의 각 후보가 참여한다는 점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사법부의 판단이 아니라 먼저 정치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여론의 부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으며, 상대를 향한 공세도 너무나 거칠고 모질다. 따라서 지금껏 보기 드문 불편한 대선정국이 펼쳐지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이 아프게 들린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대선을 치르게 될지가 더 걱정이다. 정치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앞으로 한 달 보름여 남은 대선이지만 그 사이에도 수차례 여론의 부침이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불거져서 대선정국을 흔들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