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여전히 곱지가 않다.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참패당했으면 그 원인을 찾아 처방책을 세우면서 하루빨리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함에도 선거 후 한 달이 지나도록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정식 구성되지 않고 우왕좌왕을 거듭하고 있다. 당책임을 맡고 있는 김성태 권한대행을 불신하는 친박계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비대위 준비위원회가 선정한 후보군 중 위원장 최종 확정을 앞두고도 논란이 많다.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가 사퇴해 궐위된 만큼 한국당에서는 비대위를 구성·운영해 당 체제를 안정화시키고 당 혁신을 통해 제1야당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함은 당연하다. 이는 한국당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도 원하고 있는 기본적 요구일 것이다. 한국당이 비록 제1야당의 입지에 있다고는 하나, 의석 6석의 정의당과 같은 10%의 정당 지지도로 나타나고 있으니 한국당에 대한 국민 기대는 수직 하락했고,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버린 현실이기도하다.

한국당이 지금과 같이 친박, 비박으로 갈라진 상태에서, 또 잔류파니 복당파니 하면서 분란을 조장하고 당내 갈등을 계속한다면 등 돌린 민심을 되찾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와 맞물려 있다.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는 한국당이 조속히 비대위를 구성해 혁신에 나서야 하겠다. 과거 답습해왔던 수구의 탈을 벗고 기득권 옹호라는 틀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또 시기적으로 20대국회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를 맞고 있는 지금 의원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전념해야 하겠다.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이 여럿이겠지만 그중 하나가 제1야당다운 면모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가 야당의 좋은 대여전략이 아닌 것이다. 한국당의 협조 없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이 원만하게 추진되지 않을 거라는 점을 무기 삼아 자당의 이익에만 치중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터인데, 지난 20대 전반기 국회 의정활동에서 한국당이 과연 국정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국민을 위한 입법활동 등에 전념했는지 철저히 반성해볼 일이다. 아직도 한국당이 친박-비박 타령하며 권력 다툼을 하는 건 꼴불견이다. 한국당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혁신, 또 혁신해서 제1야당 본연의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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