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KBS 2TV ‘학교 2013’의 인기가 대단하다. 같은 시간대 타 방송 프로들과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학교 현실을 실감나게 그려 공감을 얻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폭력, 왕따, 교권 추락, 학부모 치맛바람 등 실제로 대한민국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현실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학교’는 재미있지만 불편하다. 드라마로서는 재미있지만 현실 속 학교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손에 땀이 흐를 정도로 시청자를 긴장시키는 것은, 심심풀이로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매우 불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대선을 앞두고 말이 많다. 토론회다 유세다 해서 쉼 없이 말들이 쏟아진다. 대개는 듣기 민망하고 혐오스럽다. 몸뚱이와 상관없이 말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가 하면, 알면서 모르는 척, 모르면서 알은 체 하기도 한다. 과연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기 힘들다.엎질러진 물처럼, 말도 한번 뱉고 나면 주워 담을 수 없다. 하지만 영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잘못 말한 것은 잘못 됐다고 말하면 된다. 가수 싸이는 얼마 전 미국 워싱턴 공연을 앞두고 과거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사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자살률 1위, 이혼율 1위, 저출산율 1위 등 우리가 가진 부끄러운 기록들이 많다. 청소년 흡연율과 자살률도 세계 1위이고 지난 4년간 청소년 행복지수도 꼴찌였다. 어른들의 삶 역시 그러하지만,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이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예전에는 청소년이 담배를 피우면 어른들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하며 혼을 내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런 모습 보기가 힘들다. 담배 피우는 10대를 꾸짖다 맞아 숨졌다는 끔찍한 뉴스가 오르기도 하는 세상이라,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은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최근 대입 수능 성적표가 배포되었다. 해마다 입시철이 반복되지만 이맘때가 되면 최고의 화제는 단연 입시 관련 뉴스다. 언론에서도 이날 학교 현장의 모습을 르포 형식으로 전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신문에는 울고 있는 친구를 위로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올해는 수능이 쉽게 출제되었다는 당국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더 어렵게 나와 입시 전략을 짜는 데 애를 먹을 것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수험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난수표처럼 복잡한 입시요강을 놓고 골머리를 앓아야 한다. 입시 설명회마다 뭐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미국의 20대 대통령 제임스 A. 가필드는 미국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로 임기가 짧은 대통령이다. 1881년 3월 4일 취임하여 그해 7월 2일 괴한의 총격을 받고 쓰러져 9월 19일 숨을 거두었으니, 재임기간이 불과 5개월 남짓했다. 취임 한 달 만에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9대 대통령 윌리엄 해린슨이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짧게 재임했다. 가필드는 미국 대통령 중 가장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꼽힌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두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더욱 더 힘든 생활을 해야만 했다.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최근 어느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40대 남성들이 20대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가장 찾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했다. 첫사랑이 그 다음이었다. 남자들, 참 어리석다. 대개 여자는 첫사랑을 잊는다. 돌아서는 순간, 여자는 꼿꼿하게 제 갈 길을 가지만 남자는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평생 그런다.첫사랑이든 꿈이든 그것을 다시 찾고 싶은 것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없다. 사랑은 하는 순간 그 자체로 완성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 이루어진 것이라 여긴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맹자가 처음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다. 늘 보는 것이 곡(哭)하고 장사지내는 모습이었다. 맹자는 장사 지내는 놀이를 하며 놀았다. 맹자 엄마는 큰일 났다 싶어 시장 부근으로 이사했다. 그러자 맹자는 장사꾼 흉내를 내며 놀았다. 맹자 엄마는 다시 이사 했다. 이번에는 글방 근처였다. 과연 맹자는 예법을 익히고 글공부를 하게 되었다. 맹자는 최고의 학자가 되었고, 맹자 엄마는 현모양처의 본이 되었다.맹자 엄마가 세 번 이사하면서 아들을 가르친 것을 두고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 한다. 요즘도 대한민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어느 개그 프로에서 나온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1등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이 말에 많은 사람들이 속 시원하다며 열광했다. 소수의 가진 자들만이 희희낙락하고 나머지들은 그야말로 루저 신세로 전락하는 이 시대의 아픈 단면을 풍자한 때문이다.요즘 프로야구 롯데의 양승호 감독이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를 이유로 물러나게 됐다는 소식이 체육계의 핫 이슈다. 스포츠 관련 언론인들은 물론 야구팬들까지 이번 처사가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요즘 말춤이 장난이 아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촉발된 말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한데 모여 집단 춤판을 벌이는가 하면,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앞 다퉈 말춤을 추며 시대의 흐름에 몸을 던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싸이가 춤으로 세계 통일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말춤을 추는 사람들은 역시 젊은이들이 대세다. 청춘의 흔적이 벌써 사라지고 없는 중년 이상들은 그저 멀뚱히 바라볼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벌떡 일어나 신나게 한판 추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다. 한때는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얼마 전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타게 된 소설가 모옌(莫言)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중국 CCTV 앵커가 “당신은 행복한가.”라고 물었고, 이에 모옌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모르겠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머쓱해진 앵커가 거듭 행복하냐고 묻자, 그는 “행복이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지금 나는 큰 압력을 받고 있고 걱정거리도 많다.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다운 태도라며 박수를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일본 만화 ‘호빵맨’의 작가 야나세 다카시는 올해 91세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젊은 시절 그는 백화점 광고부의 다자이너로 일하다 그만두고 만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만화 원고료가 디자이너 월급보다 세 배나 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는 만화 그리는 것이 행복했다.야나세 다카시가 ‘호빵맨’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53세 때였다. 지금 우리 사회로 치면 직장에서 물러나 은퇴를 할 나이다. 아이들이 과연 좋아할까, 스스로도 확신을 하지 못한 가운데 시작한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한국과 중국, 일본은 같은 문화권으로 공통점이 많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삼국의 젓가락은 저마다 모양이 다르다. 중국의 젓가락은 끝이 뭉툭하고 일본은 가늘고 날카롭다. 한국은 그 중간쯤 된다. 젓가락이 중국에서 건너와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라면, 젓가락은 한 번 건너 뛸 때마다 그 끝이 더욱 뾰족해진 셈이다. 일본의 음식은 손이 굉장히 많이 가는 것들이 많다. 조리 과정뿐 아니라 음식을 차려낼 때 마치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품을 빚는 것처럼 공을 많이 들인다. 그래서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가수 싸이가 대세다. 그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 유행어가 되고, 지구촌 곳곳에서 말 춤판이 벌어지고 있다. 신나고 재미난 현상이다. 한류가 대단하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싸이 본인도 이 정도로 판이 커질 줄 몰랐다고 한다. 아무튼 반가운 일이다. 싸이는 방송에서, 누군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 가수가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신들린 듯한 춤과 노래는 남들을 행복하게 한다. 지금의 빛나는 성공은 이런 그의 선한 의지 덕분이기도 하다. 록의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예수에게도 아내가 있었다? 초기 기독교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캐런 L 킹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콥트대회에서 4세기 콥트어로 기록된 파피루스 문서 파편을 공개했다. ‘예수 아내의 서(書)’로 명명한 이 문서에는 “예수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의 아내’…”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킹 교수는 이것을 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지칭한, 현존하는 유일한 텍스트라고 주장했다. 예수가 결혼한 것은 물론 아내를 제자로 삼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중국 춘추시대에 거문고를 기가 막히게 잘 타는 백아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기가 막히게 알아듣는 친구 종자기가 있었다. 백아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으로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참으로 근사하구나, 하늘을 찌를 듯 멋진 산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하였다. 백아가 또 강물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또 “참으로 근사하구나, 아름다운 강물이 흘러가고 있구나!” 하였다. 그런 종자기가 죽고 없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숴버리고는 더 이상 거문고 연주를 하지 않았다. 이제 세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TV에서 소주를 마시는 이효리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음주와 흡연 규제를 강화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술 광고 규제가 대폭 강화돼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과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에서 술 광고가 전면 금지된다는 것이다. TV 광고에서도 직접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고, 대학교 동아리방이나 병원의 병실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금지된다고 한다. 잘한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술에 대해 지나치게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얼마 전 뉴욕에서 상반신을 드러낸 남녀들이 ‘가슴에 자유를, 마음에 자유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는 뉴스가 떴다. 여성들도 가슴을 노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해 달라는 ‘고 토플리스 운동(The Go Topless movement)’이라는데, 뉴욕에선 여성이 가슴을 드러내는 것이 합법이지만, 다른 주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미국에서 여성들이 투표권을 얻게 된 것을 기념한 날에 맞춰 열렸는데, 시위자들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합법적으로 가슴을 드러내는 것이 여성의 참정권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여기는 모양이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일본 사람들은 화(和)를 무엇보다 중요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평화(平和), 조화(調和), 화목(和睦)에 쓰이는 화(和)는 벼 화(禾)에 입 구(口)룰 붙인 말이니, 같이 밥을 나누어 먹는다는 뜻이다. 서로 친하게 잘 지낸다는 말이다. 일본인들은 화(和)를 ‘와’로 발음하고 일본을 화의 나라(和國)라 하고 일본식 음식을 화식(和食), 일본 스타일을 화풍(和風)으로 부를 만큼 화(和)를 그들 문화의 기본으로 여긴다. 일본인들은 화(和)를 국가와 사회 가정의 근본으로 생각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화(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들을 가장 열광케 한 게임은 일본과의 축구 3-4위전이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밤을 잊고 살았지만, 일본과 한판 붙은 그날 새벽에는 특히 불을 밝힌 아파트가 많았다.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갔다 싶을 정도로 통쾌했다. 축구에도 분명 스타일이 있다. 요즘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축구에도 그 나라 사람들의 성격이 묻어나는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일본의 축구는 섬세하고 가지런하지만, 간지럽다. 초밥을 썰듯이 자분자분 하나씩 썰어 가지런히 접시에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눈물 마를 날 없는 날들이었다. 기뻐서 울고 안타까워서 울고 또 슬퍼서 울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은 참 잘 우는 민족이다. 울기도 했지만,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었다. 멋진 순간도 많았다. 지고서도 이긴 자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건네는 훈훈한 매너는 특히 그랬다. 유도에서 김재범에게 지고서도 포옹하며 축하해 준 독일의 올레 비쇼프의 폭풍 매너는 우리들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금메달 비상을 하고 내려오는 양학선을 두 팔 벌려 안아준 미국의 사무엘 미쿨락도 ‘짱’이었다. 스포츠는 확실히 힐링(h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