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세월이 흘러 오왕 합려가 죽은 뒤 월왕 구천은 오나라 부차와의 잦은 전쟁에서 패하여 하마터면 나라를 잃을 뻔했었다. 월왕 구천은 20년의 세월을 회계산에서 아침마다 곰쓸개를 핥으며 와신상담 끝에 오왕 부차를 죽이고 오나라를 평정한 뒤 치욕을 씻었다. 구천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당장 군사들을 북으로 몰아 회수를 건너 제나라와 진(晉)나라의 두 제후와 선주에서 맹세하고 주(周)왕실에 공물을 바쳤다. 주왕실의 원왕(元王)은 구천에게 종묘의 공물을 주었으며 또한 그에게 패자의 칭호를 주었다. 구천은 회남을 건너서 영토를 조정
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술을 마시고 못 마시고가 술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초년생에게는 큰 시험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이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질문이었던가?’ 싶기도 하지만, 체질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사람, 술 그 자체가 무섭고 술 마시는 습관을 아예 만들기 싫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 당시 개별화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술 문화가 참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필자는 한국이 10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젊은이들이 너도 나도 술을 먼저 선호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
6일 오후 일제가 강탈해 간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도서 1200책이 대한항공편으로 일본 나리타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에 도착,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송 보관됐다. 이번 조선왕실의궤 반환을 통해 우리의 역사인식에 대해 깊은 고찰이 다시 한번 요구되고 있다. 여기서 잠시 과거의 우리 교육정책을 한번 살펴보자. 교육과정에서 우리의 뿌리와 살아온 역사를 배우는 한국사는 불행히도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었다. 그나마 일부 지식인들과 언론의 끈질긴 노력으로 지난 4월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부터 고교 한국사가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채택된다고 발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 주말 오후 TV를 켰다.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되는지 궁금해서였다. 평소 뉴스 빼고는 TV를 잘 보지 않았으나 종편채널이 새로운 미디어시장의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큰 매체로 그 성공 여부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라 오래전부터 흥미가 많았다. 종편의 여러 프로그램을 두 자리 번호인 4개의 채널을 번갈아 가며 관심 있게 살펴봤다. JTBC, TV조선, 채널 A, MBN 등 4개 방송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형식은 케이블 방송이었지만 기존 공중파 방송과 포맷, 내용이 아
장순휘 한국문화안보 연구원 사무총장지난 11월 24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는 우리 군이 전날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을 맞아 연평도 일대에서 실시한 육․해․공군, 해병대의 합동기동훈련에 대해 “만일 또다시 우리의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고 신성한 영해, 영공, 영토에 단 한 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연평도의 그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 번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보도를 떠들어댔다. 게다가 1주일 후인 30일에도 평양방송을 통해서 ‘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법조계는 지금 ‘벤츠 여검사’ 스캔들에 휘말려 국민의 사법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법원과 검찰은 이를 ‘개인적인 일’이라며 적당히 덮고 싶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법 앞에서는 모든 국민이 평등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법감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이 있는 자라 해서 적당히 봐주고, 검찰조직을 비호하기 위해서 어물쩍 넘어가서도 안 된다. 지금 국민들은 법 앞에 과연 평등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도 믿지 않을뿐더러 불신을 넘어 개혁의 대상이 검찰조직이라고 본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의해 강제로 반출됐던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해 우리 도서 1200책이 6일 귀환했다. 이로써 앞서 돌려받은 3종 5책을 포함해 일본 궁내청 소장 우리 도서 150종 1205책이 100년 만에 완전히 돌아오게 됐다. 올해 4월과 5월 귀환한 프랑스 소장 외규장각 도서에 이어 두 번째로 반출 문화재가 다량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지난해 8월, 당시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도서 반환계획을 발표한 이후에도 일본 국회의 비준이 늦어지는 등 실제 반환까지는 1년 4개월이 걸렸다. 조선왕실
최상현 주필 민주주의 정치는 소통의 정치다. 소통이 민주주의를 지탱해준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소통은 꽉 막혔다. 그러다 보니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고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광장은 시위대의 싸움터로 변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인 FTA를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져 교통은 짜증나게 막히고 주변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위는 벌어지고 시위대와 이를 막는 경찰과의 승강이는 그치지를 않는다.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도 힘들겠지만 내 자식이나 손자 같은 전경 아이들이 추위에 떨며
지난 주말 평택 가구전시장 화재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이재만(39) 소방위와 한상윤(31) 소방장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소방관들에게 얼마나 많이 소홀했는지, 그들에 대한 처우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환경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장난전화는 차치하더라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문제다. 전화만 걸면 달려오니 ‘문을 열어 달라’ ‘술 취한 사람 있으니 데
희디 흰 그대 마음으로 내리는 푸른 꿈이고픈 나 언제 그대의 마음으로 내리는 한줄기 햇살인적 있었나요 망부석 되어버린 이내 마음은 어디를 가나 그대가 나의 가슴에 함께 호흡하는 걸 어쩌나요 벙어리장갑을 끼면 하나로 모아지는 따순 손길처럼 그대와 나는 하나로 포개지는 마음이고픈데 스미고 스미고픈 그대의 품처럼 한잔의 헤이즐럿커피향이 나의 온몸으로 퍼져가듯 그대의 괴로움과 행복 나에게로 스미는 사랑이고픈걸 어쩌나요 -약력- 서정문학 행정국장/시분과위원장/편집위원 둥지문학시심사위원 방재청UN백서보조작가 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문학예술편집위원
윤용호 소설가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내가 쌍방울집 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난 것이 나의 의지는 아니며 또 내 죄라고도 할 수 없으니까. 나미도 그 점은 이해하고 인정했다. 하지만 내가 가업을 계승할 뜻을 비치자 나미는 강력한 저항을 보였다. “아니,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도 좋은데 왜 굳이 그런 식당을 맡으려고 해?” 그런 식당이라니! 나는 나미의 표현이 아주 귀에 거슬렸다. 사실 내가 편안하게 대학까지 졸업하고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그 모든 것은 부모님의 노고가 어린 ‘쌍방울집’이 존재한 덕분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식당이라
정수연 통섭예술인 “복(福)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德)은 겸양에서 생기며, 지혜는 고요히 생각하는 데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에서 생기고, 재앙은 물욕에서 생기며, 허물은 경망에서 생기고, 죄는 참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눈을 조심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고 맑고 아름다움을 볼 것이며, 입을 조심하여 실없는 말을 하지 말고 착한 말 바른말 부드럽고 고운 말을 언제나 할 것이며, 몸을 조심하여 나쁜 친구를 사귀지 말고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하라. 어른을 공경하고 아래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며, 덕 있는 이를 따르고 모르는 이를 너
김준성 연세대 생활관 차장·직업 평론가가느다란 선으로 백지 위에 인물을 그린다. 인물의 캐릭터를 창출한다. 주연과 조연의 이름을 짓는다. 스토리를 만든다. 만화가는 인물과 배경을 창출한다. 그리고 스토리를 입히는 일을 하는 직업이다.만화가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해 간다. 과학만화는 스토리 내용에 과학이 퍼지게 한다. 순정만화는 서글픈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만화가는 하나의 위치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들은 창조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 늘 노력한다.만화책을 단행본으로 내서 팔리면 돈을 번다. 그것만이 아니다. 신문사
남균우 왕인문학회 회장 소설가 아무리 어려워도 다 다닌 중학교는 졸업해야 되겠고 또 투자 중에 좋은 투자가 공부밖에 없으며 또 성적이 우수하니 성공이 환하게 보이는 확고한 투자가 아니냐고 말했다. 온갖 지혜를 다 짜내서 설득을 해 보았으나 그 다음 날도 결석이고 또 그 다음 날도 결석이다. 또 가정방문을 해서 설득을 했다. “선생님, 학비를 댈 수 없는 것이 분명한데 학교에 가서 무엇합니까. 이왕 못 다닐 바에야 빨리 그만두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요?” 필자가 가진 능력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았다. 역시 다음 날도 결석을 했다. 할 수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당에서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뛰어다니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의 아이들을 힐끔 쳐다본 다음에 아무런 훈육을 하지 않고 계속 밥을 먹는 부모들을 볼 때 어떠한 생각과 느낌이 드는가? 최근의 젊은 부모들은 아이를 키울 때 애정의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훈육을 게을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양육 전문가들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감정적으로 화를 내면서 야단치지 말고, 절대로 때리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곧 훈육의 포기를 뜻하는 것은 결코
2010년 9월 개봉된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대한민국을 울렸다. 아프리카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일어난 기적과 그 기적의 중심에 있는 한 신부의 희생과 봉사의 삶을 다룬 영화 ‘울지마 톤즈(감독 구수환)’에 대한 이야기다. 철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사랑과 희생 그리고 믿음을 보여준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톤즈’를 향한 이태석 신부의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으로 꿈도 희망도 없던 톤즈에는 하나, 둘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남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한 한국의 위상을 실감케 한 부산 세계개발원조 총회가 1일 폐막했다. 이번 총회에 참가한 세계 160여 개국 정부와 70여 개 국제기구 대표들, 의회‧시민사회‧학계 대표들은 사흘간의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총회 결과문서인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부산 파트너십(부산선언)’을 공식 채택했다. 부산선언은 정치적 서문에서 국제 원조정책을 원조를 어떻게 주느냐를 논의했던 ‘원조 효과성’에서 ‘개발 효과성’으로 전환했다. 이번 총회의 중요한 성과는 단순한 제공으로 그칠 것이 아닌 원조 받는 나라 개발에
많은 이들의 우려 속에 종합편성채널(종편)이 1일 개국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와 매일경제신문 등 종편 4개사가 지면을 넘어 이제는 방송으로 여론형성 과정에 새로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 4개사가 개국하는 1일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 일간지와 경남도민일보 등 지역신문이 항의한다는 의미의 백지 광고를 게재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광고로 운영되는 신문매체의 특성상 ‘백지 광고’는 강력한 항의나 마찬가지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는 종편 반대 백지 광고 외에도 2일까지 종편 개국과 언론노조 총파업에 대해 매일 4개면 이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