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법조계는 지금 ‘벤츠 여검사’ 스캔들에 휘말려 국민의 사법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법원과 검찰은 이를 ‘개인적인 일’이라며 적당히 덮고 싶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법 앞에서는 모든 국민이 평등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법감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이 있는 자라 해서 적당히 봐주고, 검찰조직을 비호하기 위해서 어물쩍 넘어가서도 안 된다. 지금 국민들은 법 앞에 과연 평등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도 믿지 않을뿐더러 불신을 넘어 개혁의 대상이 검찰조직이라고 본다. 오늘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어떤 조직, 누구로부터 발생했는지 법조인들과 법 앞에 가진 자들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숙연해야 할 대목이다.

얼마 전 사표를 낸 여검사의 금품수수 및 인사청탁 의혹으로 검찰이 발칵 뒤집혔다. 이른바 ‘벤츠 여검사’ 사건이다. 지난해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검찰조직이 이번에는 ‘벤츠 검사’로 검찰의 도덕성에 다시 한번 금이 가고 있다. 이러다 ‘BMW 검사’ ‘아우디 검사’ 등 속칭 명품에 검사가 붙어 다니는 신조어가 생기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어느 조직이나 권력이 있는 곳에 비리가 있는 법이다. 지금 검찰조직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조직은 그 어떤 조직보다 투명해야 하고 사회적 도덕성을 확립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검찰조직이 과연 그렇게 존재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대목이다.

최근 제32회 청룡영화제에서 ‘부당거래’라는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3관왕에 올랐다. 이 영화에서는 검사 권력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화로서 속칭 ‘떡검’이라 불리는 검사들의 세계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개탄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문제 시 보지 않은 오늘날의 현실은 국민들조차 검찰조직은 그렇게 썩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정치 검사이기를 거부하고 소신에 따라 사표를 던진 백혜련 검사가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백 검사는 사직서를 통해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자는 백 검사에 대해 그리 칭찬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백 검사의 말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모든 검사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법감정이요, 검사가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을 가지고 칭찬하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이다.

법 앞에서 가장 투명해야 할 변호사와 검사, 판사가 부정의 끈으로 이어져 판사 출신의 변호사와 여검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건과 인사를 서로 청탁했다고 하니 부당거래라는 영화보다도 더 개탄스럽다. 법을 다루고 집행하는 법조인에겐 보통 사람 이상의 높은 도덕성과 윤리 의식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검찰의 스캔들은 차라리 검찰조직을 떡검조직이라 불러도 이상할 게 없다.

모든 검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오늘날의 떡검조직이 수사권마저 놓지 않으려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겠다는 것은 그 떡을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제발 바라건대 그놈의 떡 좀 내려놓고 국민의 검찰로 돌아와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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