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개봉된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대한민국을 울렸다. 아프리카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일어난 기적과 그 기적의 중심에 있는 한 신부의 희생과 봉사의 삶을 다룬 영화 ‘울지마 톤즈(감독 구수환)’에 대한 이야기다. 철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사랑과 희생 그리고 믿음을 보여준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톤즈’를 향한 이태석 신부의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으로 꿈도 희망도 없던 톤즈에는 하나, 둘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남과 북으로 나뉜 수단의 오랜 내전으로 분노와 증오, 가난과 질병만이 전부였던 그곳에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사람. 이태석 신부는 그들에게 아버지이자 의사였고, 선생님, 지휘가, 건축가였다. 오로지 그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이태석 신부. 마흔여덟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고 이태석 신부. 그는 암과 투병하면서도 톤즈를 향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의 희생과 사랑이 강인함과 용맹함의 상징인 종족 딩카족, 그래서 절대 울지 않는다는 그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했다. 고 이태석 신부가 진정 자신들을 사랑했음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인터넷상에는 그의 무한한 희생과 사랑에 감사하며 자신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종교와는 무관하게 신앙인의 삶은 바로 저런 것임을 시사하는 글 또한 많이 올라왔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어디에선가 고 이태석 신부처럼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촛불처럼, 진흙탕 속에 살면서 주위를 정화시키는 연꽃처럼 말이다.

사실 봉사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 희생과 사랑의 정신이 더욱 요구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종교인, 신앙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요구된다는 말보다는 신앙인이라면 그러한 덕목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먼저 나서서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일상의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보이는 마음 씀씀이는 곧 그들이 갖고 있는 종교에 대한 이미지로 비치기도 하기 때문에 종교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마음에도 없는 봉사는 오히려 화가 될 수도 있다. 결국은 그 안에 진실함이 없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종교 관련 구호단체들의 불투명한 구호기금 운용과 생색내기 식의 봉사활동 등이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외려 비슷한 처지에 있으나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넓은 이들이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허나 이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사랑을 실천하며, 봉사하는 삶을 사는 이들을 삐딱하게 바라보며 하는 일마다 이렇다, 저렇다 왈가왈부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 전반에 걸친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몇 해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단법인 ‘만남’이라는 봉사단체가 있다. 작게는 헌혈부터 시작해 전국 방방곡곡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이들 ‘만남’이 있었다. 이들이 펼치는 나라사랑 국민행사는 민간 봉사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된 최대 규모의 국민행사로 평가받으며 각종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 단체가 나라사랑 하는 마음을 담아 1만 7337명의 손도장으로 만든 ‘초대형 손도장 태극기’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기네스 인증을 받아 국립서울현충원에 보관되기도 했다. 또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조국통일선언문’을 비석으로 제작해 각각 임진각과 통일전망대에 세웠다.

어디 나라사랑뿐인가. 이들 ‘만남’은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기꺼이 도움을 주고 있다. 과연 ‘만남’은 ‘세계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얼마 전 (사)만남 마산지부 창원사랑봉사단은 창원보훈지청(김종오 지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제61주년 6.25기념 ‘나라사랑 이웃사랑 만남의 축제’를 개최해 창원시민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배양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 2009년 6월 제54회 현충일을 기념해 개최한 ‘나라사랑 국민행사’의 내용이 담긴 DVD와 함께 감사 편지를 16개 UN 참전국 정상과 정부 각처에 보내 각국 정상으로부터 감사의 답장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들 단체가 외부로부터 받은 감사패와 감사편지가 적지 않다. ‘만남’의 진심이 담긴 봉사와 사랑에 감동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독교 단체와 언론이 이 단체의 순수한 봉사활동을 매도해 적잖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만남’의 명예회장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기준도 향방도 없이 이단으로 정죄해버린 신천지교회 총회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 기독교 단체의 편향되고 기준 없는 저울질로 ‘만남’에 속한 자원봉사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물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제작된 ‘초대형 손도장 태극기’와 ‘조국통일선언문’까지 설 자리를 잃게 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진정한 광복은 곧 조국의 통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국민들의 통일 염원을 담은 ‘조국통일선언문’까지 반대하는 이들이 진정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의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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