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의해 강제로 반출됐던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해 우리 도서 1200책이 6일 귀환했다. 이로써 앞서 돌려받은 3종 5책을 포함해 일본 궁내청 소장 우리 도서 150종 1205책이 100년 만에 완전히 돌아오게 됐다.

올해 4월과 5월 귀환한 프랑스 소장 외규장각 도서에 이어 두 번째로 반출 문화재가 다량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지난해 8월, 당시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도서 반환계획을 발표한 이후에도 일본 국회의 비준이 늦어지는 등 실제 반환까지는 1년 4개월이 걸렸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환수위) 공동대표 퇴우 정념스님은 이날 “조선왕실의궤는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는 게 맞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몇 년간 부단히 기대하며 노력해온 일이 마무리되는 듯해 기쁘다”고 감회를 전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 도서의 경우 ‘임대’ 형식의 반환이라면, 일본 궁내청 소장 도서들은 ‘인도’ 형식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본 정부가 모든 소유권을 한국 정부에 넘겨줌으로써 프랑스 정부가 여전히 소유권을 쥔 외규장각 도서와는 달리 명실상부한 우리 문화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에서 반환돼야 할 우리의 문화재는 6만여 점이나 된다. 이번 문화재 귀환을 계기로 국외반출 문화재들을 국내로 들여오려는 노력이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우리 민족의 수난과 시련 속에 볼모로 끌려갔던 문화재의 귀환은 우리의 얼과 정신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억눌리고 압제됐던 어두운 과거에서 서광이 비치는 민족중흥의 때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 반환 문화재들이 최적의 장소에 세워져 그 가치를 빛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은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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