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한국문화안보 연구원

사무총장지난 11월 24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는 우리 군이 전날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을 맞아 연평도 일대에서 실시한 육․해․공군, 해병대의 합동기동훈련에 대해 “만일 또다시 우리의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고 신성한 영해, 영공, 영토에 단 한 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연평도의 그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 번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보도를 떠들어댔다.

게다가 1주일 후인 30일에도 평양방송을 통해서 ‘우리의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연평도 사건발생 1돌을 계기로 (남한이) 서해 5개 섬 일대에서 대규모 반공화국 전쟁연습을 벌였다”면서 협박을 반복했다. 그리고 천안함 폭침 책임에는 발뺌하고 연평도 공격은 한국 책임이라며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진실을 외면했다.

북한의 대남협상 창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얼마 전 미국에서 “남조선에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남관계는 파국에 처했다”고 억지주장을 지껄였다. 남북관계의 악화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를 무참히 사살한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은 게 원인이 됐다는 것을 저들도 알고는 있을 것이다.

북한의 ‘불바다’ 공갈은 처음에 1994년 3월 19일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 시 북측 대표 조평통 부대표가 회담 중에 갑자기 협박을 하면서 사용됐다. 당시 이 말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국가적으로 자존심이 상했었다. 어떻게 남북 간 공식회담장에서 자국(自國)의 의사와 반(反)한다 하여 상대국에 대해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협박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심지어 2010년 4월 24일에는 북한군 건군절에 인민무력부장 김영춘이라는 자가 노망(老妄)이 들었는지 한미군사연습을 북침훈련이라고 억지주장을 하면서 공격하겠다고 공갈을 했고, 그자는 같은 해 12월 23일에도 ‘핵공격’까지 언급한 망발을 일삼았다.

두 번째는 2010년 6월 12일 대북 심리전 확성기 설치를 재개하면서 북괴군 총참모부의 ‘불바다’ 협박이 있었다. 세 번째는 2011년 2월 27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시 북한군 총참모부 성명으로 공식협박을 했다. 따라서 이번이 네 번째 불바다 협박인데 더욱이 ‘청와대 불바다’를 직접적으로 언급해 대한민국 국가원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단순한 말장난으로 넘어가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정치․외교적으로 반드시 국제사회에 호전성을 전하고 공식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북한의 이러한 협박은 가능한 군사력을 가지고 지껄이는 것으로 서울지역에 대한 북한군의 장사정포가 무려 300여 문이나 배치돼 있고, 170mm SP와 240mm RL이 700여 문이나 배치돼 기습포격 참가가 가능하다. 또한 2010년도 국방백서에 의하면 방사포는 아군 200문에 비교할 때 무려 5100문이나 배치하고 있어 최초 기습사격 시 전 전선에서 30만여 발 이상의 포탄사격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남방한계선 아래 종심 50㎞까지 지역에 1㎢당 30여 발 이상이 떨어진다는 계산이 되고, 인구주거지역 위주로 기습사격을 할 경우에는 불바다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다가 미사일과 화생방의 비대칭전력을 기습사격에 포함한다면 상상 이상의 불바다 포격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불바다’ 협박은 협박 수준을 넘어서 과거에도 도발을 저질러왔다는 점에서 각별한 군사적 대비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망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정치․외교․군사적으로 미온적인 대처를 함으로써 북한의 오만과 오판을 불러일으키는 실수는 없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이런 망발에 대한 정부당국자는 “내부결속용 발표”라는 분석과 북한전문가 K교수는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전술”이라는 식의 무사안일한 패배주의적인 언급을 해 국민에게 정신적인 무장해제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의 북한 도발에 대해 국방부가 서해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해 강력한 대비태세를 강화한 점은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나 천안함 사건 이후 ‘도발 시 즉각응징’을 천명한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던 연평도 포격 피해사건은 군이 반성해야 할 반면교사(反面敎師)다.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굴욕은 없어야 한다. 다시 도발한다면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놓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국가적으로 경제파탄 지경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군사력 우위의 선군정치(先軍政治)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2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원년으로 선언하는 등 군사적 도발의 개연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볼 수 있다.

국방부는 이러한 시점에서 추호의 안보 허점이 없도록 경계를 강화하고, 침묵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민적 사기를 고려해 북한군부에 대한 강력한 국방부의 응징의지를 내외에 천명하고 공개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북한의 협박이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의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기회가 오면 반드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바로 내부의 적인 친북종김(親北從金)세력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로서 전해져서 함부로 발호(跋扈)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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