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권 논설위원 필자는 국민적 여망이 개헌과 대대적인 국정개혁에 있다고 본 칼럼에서 누누이 역설해왔다. 권력이 한 곳에 과도하게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국정 시스템, 국민 기본권과 복지의 위축, 여야 거대 양당 ‘그들만의 잔치’를 유도할 뿐인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문제점 등 때문이었다. 그런데 ‘87년 체제’와 ‘6공화국’ 극복에 관한 주목할 만한 언급이 며칠 사이에 잇따라 나왔다.그 하나는 전남 강진에서 칩거해 온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발언이었다. 20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여야 지도자 중 각종 여론조사 등을 통해 대선 잠룡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주기적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부분 당사자가 조심스럽게 행보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마 의사를 적극 표현했다. 그는 지난 8월 20일 “이제 준비된 대통령이다. 나는 재수에 강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이후 이달 6일에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출범시킨바 정치권에서는 사실상의 대선 출마로 받아들이고 있다.이에 뒤질세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도 지난 15일 핵심관계자 200여명과 함께 대전의 한 리조트에서 1박 2
박상병 정치평론가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0일 칩거 중인 전남 강진에서 열린 다산강좌의 강사로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이 자리는 강진군민 여러분과 공식적인 작별의 인사를 나누라는 배려인 것 같다”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강진을 떠나 정계복귀 수순을 밟겠다는 뜻이다.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단순히 특정 개인의 정계 복귀 차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른바 ‘제3지대 정치변동’의 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 식을 줄 모르고 대지를 달궜던 무더위가 주말 몇 차례 비가 내린 뒤 한풀 꺾였다. 하기야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가 지났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자연법칙은 시기상으로 한 치 오차 없이 펼쳐지는 게 정말 신기할 정도다. 기상청에서는 올해 늦더위가 맹위를 떨칠 거라 예고했고 폭염이 여러 날 계속되다보니 모두가 힘들어했다. 이번 여름과 같은 날씨가 9월초까지 이어진다면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인데 생각만 해도 막연하고 아찔하기만 하다.외부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들고 있으니 은연중 나타나는 게 있다.
한병권 논설위원 우리 사회는 날로 심화돼 가기만 할 뿐인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과제다. 이와 함께 정치의 양극화도 큰 문제다. ‘친박’ ‘친문’이 양극단을 향해 제 갈 길만을 간다. 한데 어울려 상생을 도모하는 ‘비빔밥 정치’가 아니다. 나만 옳고 나만 살면 된다는 ‘따로 국밥 정치’다. ‘친박’ ‘친문’이야 어중간한 중간지대와 다르다. 세력화가 돼 있어 거수기정치, 패거리정치문화에 익숙하다. 정계개편이나, 정치권 지각변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일부 새누리당 의원들더러 탈당할 테면 탈당하라고 배짱 내밀고 있어. 끝내 당에 남게
박상병 정치평론가 다시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이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시화되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손학규의 존재가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도 정치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두어 차례 적절한 타이밍도, 대의명분도 놓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정치 재개에 대한 그의 심사숙고는 깊어 보인다. 민심과 정치적 책무에 비교적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그이기에 정치 재개의 수순마저 민심과 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권 새판짜기는 유효하다 손학규 전 고문은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정치권 새판짜기’가 필요
한병권 논설위원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에 진학해 산업계의 견인차가 되어주는 붐이 조성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가 심히 염려됩니다.”의학계열 선호 추세가 계속되는 데 대한 어느 대학 교수의 푸념이다. 올해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에 합격한 학생 중 동시 합격자 상당수가 지방대학 의대를 선택했다. 합격자 3300여명 중 입학 포기 학생이 전체의 10%가 넘는 346명이었다. 포기 학생들은 중복 합격한 다른 학교의 의·치·한의과대학 등에 진학했다고 한다. 취업난에 서울대 졸업장보다는 의사 자격이나 취업 특성화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이
한병권 논설위원 따뜻한 인정미는 살아있었다. 뜬금없이 낯모르는 외지인이 나타나 길을 물어도 미소와 함께 친절히 대답해주는 시골 할머니, 아줌씨들이 반갑다. 그리고 금수강산이다. 볼수록 아름답고 갈수록 무궁무진한 산이요, 바다요, 식물이요, 착한 동물들. 녹음이 짙어진 산은 건강하고 풍요로웠고, 푸른 바다는 엄마 품처럼 평화롭고 포근했다.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 휴가철 아니면 가까이하기 힘든 신비로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다도해. 마치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고 가슴에 담아두기라도 할 듯 수평선을 한없이 응시
한병권 논설위원 “산에 가야 범을 잡고, 강에 가야 고기를 잡지.”속담이지만 상식이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모바일투표도 마찬가지다. 친박·비박 혹은 특정세력 유·불리를 떠나 원칙을 벗어난 모바일투표는 없애야 한다. 선거는 국민적 합의에 바탕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제도다. 헌법에는 선거의 기본원칙으로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 원칙이 규정돼 있다. 누구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1인 1표제다. 선관위가 엄정하게 관리하는 투표소에 유권자가 직접 방문해 투표한다.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방해할 위험
한병권 논설위원 ‘선량한 개헌인가, 사악한 개헌인가. 국민통합을 위한 개헌인가, 국민 분열을 위한 개헌인가. 마음 비운 역사적인 개헌인가, 집단이기주의에 의한 근시안적인 개헌인가. 위로부터의 개헌인가, 아래로부터의 개헌인가. 권한의 위임을 위한 개헌인가, 권한의 집중을 위한 개헌인가. 시스템 위정(爲政)을 위한 개헌인가, 특정 정치인 개인기를 위한 개헌인가. 국민 기본권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개헌인가, 당리당략적 개헌인가. 국민 필요에 의한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한 개헌인가, 특정정치세력 필요에 의한 살기 좋은 정치꾼을 위한 개헌인가
박상병 정치평론가 새누리당이 사실상 분당 수준의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집권당의 ‘비대위 체제’마저 당내 패권세력에 의해 무산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충격을 받을 만하다. 그렇다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20대 총선을 통해 당내 패권을 더 확고히 장악한 ‘친박세력’의 손에 자신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투항할 것인지, 아니면 물러날 것인지의 선택만 남은 셈이다. 게다가 정진석 원내대표가 내놓은 ‘신의 한수’ 즉, 김용태 혁신위원장 카드도 결국 친박에 의해
박상병 정치평론가 지금 대선 얘기를 하는 것이 다소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대선 출마설’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게 들린다. 단순히 한 정치인의 대권욕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정치적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때만 되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정치인이 어디 한두 명인가. 그럼에도 올해 74세의 박지원 원내대표가, 게다가 당내에 가장 유력한 안철수 대표가 건재함에도 지난 11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당내 경선에 저라고 못 나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판은 넓히
한병권 논설위원 4.13 총선이 새누리당 참패로 드러난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은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를 잊지 않았다. 무능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정부의 대처에 일갈하고 싶었다. 젊은이들은 심각한 실업률에 절망했다. 노년층은 말의 앞뒤가 다른 담뱃값 인상과 세금 폭탄에 화났다. 낭떠러지에 매달리고도 내버리지 못한 변화에 관한 서민들의 열망이 있었다. 또한 출구도 비전도 없는 남북관계 경색 국면과 침체일로의 경제에 관한 정책 부재에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을 뿐 아니겠는가.마음을 좀 비우자.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권은 총선 결과 나타
한병권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이하 정치인 존칭 직함 생략)가 내년 대선에 야권후보가 된다면 누가 여권후보로 나오건 또다시 게임 끝, 필패라고 생각합니다.”방송에 출연해온 한 시사평론가가 지난해 사석에서 필자에게 힘주어 한 말이었다. 좀 극단적이긴 하다. 그러나 말인즉슨 2012년과 같은 천재일우의 좋은 기회가 또 있겠느냐는 뜻이었다. 문재인은 영남 사람이다. 망설이던 호남 유권자들이 “대안이 없다”며 90%라는 몰표를 안기며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선거에서 졌는데 또다시 찬스가 오겠느냐는 것이었다. 문재인은 고향인 부
한병권 논설위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 도입, 중선거구제 개혁 같은 정치개혁안을 하나도 밀어붙이지 못했다. 대신 전략공천을 철저히 배제하고 당원들이 결정하는 100% 상향식 공천제를 하겠다고 올 초 선언했다. 정치생명까지 걸었다. 그러나 노란 완장을 차고 양손에 선홍빛 피를 묻히겠다고 작심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칼질에 스타일을 완전히 구겼다. 유승민 의원은 주홍글씨로 낙인이 찍혀 당을 떠났다. 김 대표는 그마나 유 의원 경쟁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꼼수정치 옥새정치를 통해 최소한의 인기관리를 했다. 선
한병권 논설위원 적의 탄도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THAAD)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드가 무엇이며, 한반도에 꼭 필요한 것인가. 사드가 시급한가. 한반도 보다 미국 일본의 방어에 더 초점이 맞춰진 시스템은 아닌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데 비용 대비 효과는 어떠한가. 중국이 반발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어도 좋은가. 북한 핵에 대응할 최상의 수단인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인가….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의문부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일반 국민에게는 좀
박상병 정치평론가 정당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재영입(충원)’이다. 각 정당의 위상, 정책, 비전에 어울리는 강호(江湖)의 인재를 발탁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그 둥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말한다. 정당이 위기일수록,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수록 인재영입은 정당 변화의 모멘텀을 제공했으며 또한 이런 기회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왔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이후의 영국 노동당의 변화는 그 상징적 모습이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시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당 혁
박상병 정치평론가 한마디로 충격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승패를 가르지 못한 여야가 이번 7.30 재보선에선 화끈한 승부를 가렸다. 11대 4, 아마 이 정도의 승패를 예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외견상의 승부도 승부지만 그 내용을 보면 더 충격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손학규 고문이 정치 초년생에게 완패를 당하는가 하면, 전남 순천‧곡성에서는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간판으로 새정치연합 서갑원 전 의원에게 완승을 거뒀다. 민주화 이후 선거정치에서 이런 사례는 처음이다. 그만큼 새정치연합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아주
한병권 논설위원 “이건 아니잖아?”몇 년 전 TV 개그프로의 한 코너가 전파시킨 유행어다. 이 말이 ‘딱’이라 할 정도다. 전격적이고 놀랍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의 신당 합당 선언? 선거기획통이자 전략통인 김 대표의 협상력은 그렇다손 치자. 친노 강경파 그룹에 치어 당권 유지를 위해 끌어들일 새 우군이 필요했던 역학구도에도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고 치자. 그러나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안철수식 ‘새 정치’는 어쩌란 말인가. 말이 창당이지 사실상 민주당에의 흡수
존 케리, 과거사 묻고 안보역점 주장아시아 패권 위한 무지와 무례의 극치세계평화 위해 한반도 ‘독트린’ 요구 지난 13일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한일관계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다시 말해 한일 간의 과거사는 제쳐두고 시급한 안보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주문이다. 갈수록 이와 같은 주문의 기류가 짙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한일 간의 냉각기류가 지속되면 한일의 과거사문제로 인해 한국은 ‘반일(反日) 친중(親中)’의 정서가 형성되고,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