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자 중 각종 여론조사 등을 통해 대선 잠룡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주기적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부분 당사자가 조심스럽게 행보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마 의사를 적극 표현했다. 그는 지난 8월 20일 “이제 준비된 대통령이다. 나는 재수에 강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이후 이달 6일에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출범시킨바 정치권에서는 사실상의 대선 출마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도 지난 15일 핵심관계자 200여명과 함께 대전의 한 리조트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가졌는바, 이 조직 구성원들로 안 전 대표의 대선 캠프 조직이 꾸며질 가능성이 크며, 다음 달쯤 대선 캠프 발족식을 마무리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선 후보로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두 야권 대표가 대선 레이스에 나섰으니 새누리당 등 정당과 제3지대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도 빨라질 전망이다.

정치 재개한 것이나 다름없이 활동하고 있는 손학규 전 더민주당 상임고문은 동아시아미래재단을 가동했고,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자문교수단을 중심으로 한 ‘새희망포럼’, 같은 당의 박원순 서울시장은 ‘희망새물결’, 안희정 충남지사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라는 간판으로 현재 활동 중이다. 집권여당에서는 박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느라 적극적인 대선 캠프나 조직활동 없이 수면 하에서 지지층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돌아와 여권에 몸담는다면 경쟁에 나설 후보군들이 앞 다투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이미 대선 주자로 인정하고 있는 정치지도자들은 대선 후보 고지에 선점하기 위해 싱크탱크라는 명분으로 대학교수 등 사회저명인사를 선거 캠프에 참여시켜 세력을 과시하게 될 것이고 수많은 공약을 내놓을 것인즉, 그럴수록 박근혜 정부의 국정 장악력은 느슨해질 것이고, 소위 말하는 ‘레임덕’ 현상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지난주 실시된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인 26%를 보였으니 여야 대선 후보군들은 국민 여론에 편승한 발언이 많아질 터, 국민들에게 더 많은 기대감을 가져다줄지는 몰라도 한편으로는 자칫 국정이 조기 대선 파도에 휩쓸리지 않을까 하는 국민 우려도 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