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박춘태 교수 19세기 제국주의가 출현한 이후 20세기 중반까지 영어, 불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는 세계어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한 동인은 이들 언어의 종주국이 피지배국가에서 수행한 제국주의적 언어정책에 기인했다. 다시 말하면 식민지배에 유리하도록 피지배국가에 강압적으로 적용한 언어정책이 제국주의 시대에는 가능했기 때문이다.20세기 후반부터 중국, 일본,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은 문화외교를 통해 자국어를 국제어 또는 세계어로서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 문화외교의 일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시인, 작가) 한옥과의 인연은 어렸을 때다. 한옥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목재로 된 기둥․보 구조를 가진 것을 말하며, 지붕이 기와나 초가 같은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정의하기도 한다.처음 한옥과의 인연은 출판사의 제의로 한옥마을을 취재하면서였다. 한국의 미는 한 마디로 정의하면 자연미다. 자연미는 단순미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한중일이 비슷한 것 같지만 상당히 다르다. 중국의 문화는 황제의 문화이고, 일본은 무사의 문화다. 그리고 우리는 선비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황제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시인, 작가) 한국인을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악기가 있다. 장구다. 타악기는 하나의 음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나 유럽, 남미의 악기를 봐도 타악기는 하나의 음만을 가지고 있다. 소리가 크고 작게 할 수는 있지만 두 음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구의 악기 중에서 장구는 특별하다. 타악기는 타점의 재질을 하나의 가죽이나 하나의 재질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장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좌우의 가죽이 다르다. 타악기의 타점의 좌우를 다른 가죽으로 사용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에겐 익숙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갈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보수-진보 간 이념 대립이 재점화된 것 같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국민의식조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정치적 갈등(41.6%)’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진보-보수 간의 이념 갈등(26%)을 들었다. 그로부터 4년여 흐른 작년 말 조사에서는 ‘이념 갈등’이 사회 갈등의 선두에 올랐다. 14개의 여러 갈등 지표 중에서 국민 10명 중 9명은 정부정책을 둘러싼 집단 간 갈등 가운데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이 가장
임승룡 세금바르게쓰기운동본부 대표 국회의원이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매일 날 밤을 세도 모자란다. 그만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지금의 국회는 입법기관의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국정운영의 오히려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다.지금의 여야 정치 주도권 다툼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은 차라리 국회의원이 없으면 국론분열도 없고 세금도 절약되어 국민 세금부담이 줄어드니 좋겠다고 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국회의원은 의정활동을 잘 못한 것에 대해 다음 선거에서 판단을 할 일이지 국민으로부터 책임감을 느끼는 의원은 거의 없다. 국회의원에게 부
한국여자축구연맹(WK리그) 소속 6개 구단 감독들이 비공식 간담회에서 “내년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자”고 결의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축구계 안팎의 논란이 거세다. 서울시청여자축구팀 소속인 박은선 선수가 체력과 실력이 월등하여 서울시청이 승승장구하자 나머지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의 성(性)정체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감독들은 “박은선을 계속 경기에 뛰도록 놔둘 경우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고 했다고 한다.이 소식을 접한 축구선수나 여자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도 황당하다는 생각인데, 당사자인 박 선수
청소년 역사의식 수준 우려될 정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역사는 교훈이자 미래 향한 밑거름역사교육과 인성 앞세운 교육 필요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재임기간과 이름을 순서대로 말할 수 있는 청소년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한 설문조사에서 6.25를 남침이 아닌 북침이라고 대답한 고교생 응답자가 69%나 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 문제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북침(北侵)은 남쪽에서 북쪽을 침략하다는 의미이기에 잘못된 표현이다. 6.25전쟁은 1950
손남태 브랜드전문가 사회적으로 유명한 변리사 한 분이 신문 칼럼을 통해 외국어 이름을 쓰는 기업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농협도 NH농협을 기업브랜드의 하나로 쓰고 있는 만큼 그 화살을 비켜나지 못했다.평소 관련 업종의 일을 보면서 느낀 소회이고 기업 브랜드에 너나 없이 영문을 사용하는 행태에 대한 충고의 글로서 나름대로 설득력도 있었다.하지만 농협 브랜드를 언급하면서 마치 아무런 브랜드 체계도 없이 영문명을 쓰고 있는 것처럼 지적하고 있어 조금은 불편했다. ‘NH’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농협의 이름과는 별도로 사용되
흔히 ‘맨유’로 약칭되는 영국 프로축구팀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박지성 선수가 한때 그 팀에서 선수생활을 한 까닭도 있겠지만 세계 축구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의 명성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72세의 퍼거슨 감독은 이미 2012-13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5월 20일, 26년간의 감독생활을 청산하는 웨스트브로미치와의 마지막 원정경기를 갖게 된다. 지난 1986년 그 당시, 자칫하면 2부 리그로 떨어질 처지에 놓여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감독이라는 새 지휘봉을 잡은 이래 지금까지 그가 쌓아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 연수원 교수 요즘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 그 자체보다는 꿈과 이미지를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심리적인 요인, 개인적인 요인, 사회적 요인 그리고 문화적 요인 등 다양하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필요에 의거 제품을 구입하기보다는 가공된 욕망 때문에 제품을 구입한다고 볼 수 있다. 그 꿈과 이미지는 브랜드를 통해 표현되며,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기능적 가치 외에 정서적 가치나 상징적 가치도 제공해 준다. 기본적으로 사람에게는 ‘자기표현 욕구(need
박상병 정치평론가 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코앞에 다가왔다. 새 대표는 ‘민주당 혁신’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기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당선 이후 어떻게 당을 혁신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국민의 눈높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렇지 못하고 통합이니 단결이니 하면서 또 흐지부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 민주당은 결국 몰락의 길을 피하지 못할
이병익 정치평론가 민주당의 5.4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할 후보가 결정되었다. 김한길, 이용섭, 강기정 후보가 최종후보로 결정되고 최고위원 후보로는 윤호중, 우원식, 안민석,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유성엽 등 7명이 선출직 4명의 최고위원직에 도전하게 된다.대표최고위원 후보의 면면을 보면 김한길 후보는 확실한 반노 비주류에 속하고 이용섭 후보는 노무현정부에서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친노 세력으로 볼 수는 없지만 범 친노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강기정 후보는 친노에 가까운 범주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확실한 친
최상현(주필) 우리 국민들은 요즘 평양발 뉴스의 홍수 속에 산다. 방송 시각을 알리는 시보가 ‘땡’ 하면 김정은이 지배하고 있는 평양발 뉴스가 나온다. 전두환 대통령의 5공 때 ‘땡’ 하면 헤드 뉴스(Head news)가 ‘전두환 대통령은… 어쩌고저쩌고’였다. 그것은 고착된 패턴이었는데 그것을 ‘땡 전(全) 뉴스’라 비아냥거렸다. 그런 기억이 생생하다. 북한의 대남(對南) 협박 공갈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입에 담기도 어려운 그 협박 공갈이 이어지면서 꽃 피고 새 우는 상춘(賞春) 계절임에도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해졌다. 그렇다
권태원 시인, 작곡가 두 눈이 보이지 않고 말도 하지 못했던 헬렌 켈러는, “전 너무나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답니다.” 반면에, 프랑스 황제가 되어 권력을 한손에 거머쥐었던 나폴레옹은, “내 기억에 내가 행복했던 날은 엿새도 안 되네.” 하느님! 이제부터 제가 가야 할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간절한 나의 부르짖음에 반드시 응답해 주시리라 믿으며 오늘도 하느님 앞에서 기도드린다. ‘사람 인’이라는 글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오묘한 진리가 담겨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
독도는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 역사적 사료는 많다. 또한 민간단체를 시작으로 정부에 이르기까지 독도가 한국 고유의 영토임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뒤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있는 일본 정부와의 ‘독도’를 사이에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아직도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동해-일본해’ 병기 또는 ‘일본해’만 표기된 역사, 지리 교과서를 사용한 학교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가 역사 과목을 교육하면서 위와 같이 표기된 교과서를 사용한 것으
우리의 역사는 반만년의 역사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다. 그러나 사실은 일만 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민족이다. 일제강점기 때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민족정기를 끊기 위해 날조된 왜곡과 거짓의 진수(眞髓)다. 사실상 환인천제․환웅천왕․단군왕검 등의 고조선 시대를 지나 면면이 이어온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민족이다. 민족의 건국 시조 또한 단군왕검이 아니다. 사실은 그 이전 하늘에서 내려온 환인 천제가 보낸 환웅천왕이다. 건국의 시조인 환웅은 ‘해처럼 세상을 환하게 밝혀서 인간세상의 삼라만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명을 받고 이 땅에 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조만간 파기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와 구당권파는 서로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제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는 사실상 끝난 것”이라는 분위기가 파다하다. 당내에선 새로운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만신창이가 된 통합진보당과 연대할 경우 지지층이 등을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 작용한 것이다. 더불어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종북주의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과 거리를 둬 진보진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이름은 그 사람의 정체성과 절묘하게 부합되는 경우가 많다. 절강성 태주 출신이었던 가사도(賈似道)는 남송 말 삼조(三朝)의 재상을 역임했으나, 송의 4대 간신에 속한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았다. 성으로 사용한 가라는 글자는 상인과 관련된 글자이다. 사이비(似而非)는 비슷하지만 아니라는 뜻이다. 가사도는 운수(雲水)라는 도사와 함께 가부좌를 틀고 앉아 불로장생술을 연마했다. 그의 이름을 억지로 풀이하면 거간꾼으로 사이비 도인이라는 뜻이다. 역사의 평가도 그렇다. 그는 서호 부근에 지은 반한당(半閑堂)이라는 대저택
팔월! 이 팔월은 우리에겐 참으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67년 전 광복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그 날의 광복의 기쁨과 기념은 잠시 뒤로 하고 왠지 슬프고 아프고 우울한 심정인 것은 왜일까. 일제의 만행은 67년 전 종결된 게 아니다. 어쩌면 이 순간 더 야비하고 잔인하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달 말 일본 정부는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임을 밝히는 내용이 담긴 ‘일본방위백서’를 각료회의를 거쳐 공식 발표했다. 1970년 이래 발간되는 일본 방위백서를 통해 1978년에 최초 명시된 후 주춤했다가 199
이수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 학예연구사 종묘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일단 그 공간에 들어서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을 구경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종묘 전체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세상의 소음과 인간 삶의 갖가지 만상들을 잠시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조선 역대 왕들의 신위가 모셔진 정전과 영녕전 영역은 지난 600년간 본래 의도했던 대로 정적이면서도 엄숙한 공간분위기를 간직할 수 있었고, 수없이 많은 세월을 거쳤으면서도 그 느낌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