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내 고교 동창들 대부분은 중동 근로자로 일했다.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던 1970년대 후반, 서울 모공고 졸업반이었던 동창들은 용접, 배관, 전기공사 기능사로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에 취업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에서 더위와 싸우며 일한 이들이 많았다. 인문계 대학을 가기 위해 별도의 입시 공부를 했던 나와는 달리 이들은 5년간 중동에서 근로자로 일해 당시 특례법에 따라 병역면제 특혜를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공고를 중점 육성했던 당시, 이들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올해도 어김없이 3.1절이 찾아왔고 나라 안팎에서 기념행사가 벌어졌다. 바다 건너 미국 땅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회 주최로 제96회 3.1절 기념식이 개최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도 대한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인들을 기리고 그 후손들을 따듯하게 대하는 것은 바로 우리 세대가 할 일이지만 세월처럼 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작가 박완서(1931∼2011) 선생의 소설 ‘오망과 몽상’ 내용에서 알 수 있듯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가난하게 살고, 친일파의 후손은 잘 산다’는 아이러니가 아직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곱 살배기 준석(가명)은 지금 친구와 대화중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엄마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아이가 중얼중얼하면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아이는 과연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바로 ‘상상 친구(imaginary friend)’가 아이의 대화 상대였다. 사실 상상 친구는 아이가 자라나면서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만3세부터 만10세까지의 어린이들 중에서 절반이 경험을 해 봤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만12세까지는 저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이 새해 들어 미국에 대해 核 대 核을 주장하며 다각적인 외교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이 부분을 김정은 정권의 중국에 대한 변화된 ‘러브콜’로 규정짓고 싶다. 다시 설명하면, 북한은 중국이 원하는 동북아의 안보에서 미국 견제의 한 모퉁이를 맡아 나서며 점수를 따고 그 여세를 몰아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평양 정권의 자업자득이지만 근래의 쌀쌀한 북-중관계는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시진핑 주석과 이커창 총리는 집권 후 40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국내 대학에 영어 강의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영어 강의가 일부 대학에 정착되기도 했으나 부실 강의로 얼룩져 온 면이 많다. 국내 대학에서 전공 영어 강의 제도를 도입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부터다. 이는 대학 평가의 한 준거로 영어 강의가 중요 인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학·전공별 특성, 수강생들의 요구와 욕구, 인식도 조사, 교수·학습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도입됐다는 점이다. 한국어로 강의해야 할 전공과목마저 영어 강의를 강요하는 등 무
최상현 주필 주장과 신념을 달리하는 신학자들끼리의 증오심이나 반감을 라틴어로 ‘오디엄 씨올로지캄(Odium theologicum)’이라 한다. 물론 증오심이나 반감, 분노와 같은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이 신학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아무리 사사로운 주장이나 신념의 대립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기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종교나 종파, 그것에 대한 신념과 이론의 대립만큼 살벌한 적의(敵意)가 번득이는 분야를 찾아보기는 쉽지가 않다. 종교가 표방하는 바는 영혼의 구원을 비롯해 대저 사랑과 박애, 자비, 평등, 평화 등 최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한ㆍ중ㆍ일의 문화 차이는 생각보다 많은 차이를 보인다. 동질성만큼 변별성도 큰 것이 한중일의 문화다. 동질성으로는 같은 한자문화권, 유교와 불교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황색인종으로 외모가 닮았다. 그리고는 나머지는 상당부분 다르다. 문화가 다르게 발전한 핵심적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바 있지만, 중국은 인물로 이야기하면 황제 중심의 황제문화로 ‘힘’을 상징적인 요소로 발전한다. 일본은 무사로 상징되는 ‘칼’의 문화다. 한국은 선비로 상징되는 ‘붓’의 문화다. 전혀 다른 문화를 만들어낼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한국독립운동사에서 여성의 활약은 3.1운동 시기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 이전에 한국여성의 독립활동은 정체돼 있었던 것일까? 필자는 3.1운동 시기 여성독립활동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전국 각지에서 활약했던 여학생 독립활동에 주목했다. 1919년 3.1운동은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전개된 민족적 항일운동이자 사회변환의 일로였다. 당시 신교육을 받았던 여학생의 활약도 주목되는데, 이들에 의해 전개된 신여성운동은 구시대적 관습을 타파함과 동시에 정체성 확립에도 주력했다. 조선 후기는 자유와 민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촉발된 소요 사태가 연일 충격을 던지고 있다.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을 대배심에서 불기소 결정하자 인종 갈등이 또다시 불거진 것이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퍼거슨 시 사태를 남의 일로 여겨선 안 된다.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족 인구는 15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인구의 3%나 되는 수치다. 이들은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문화가족이나 외국인들은 이제 어디서나
(사)월드피스자유연합 이사장 안재철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로, 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월드피스자유연합은 그동안 십여 년간 진행해온 6.25전쟁 역사 바로 알리기 사업을 넘어서, 1945년 해방 이후 대한민국 건국과정을 정확히 규명하는 역사 바로 알리기 사업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그러나 우리에게는 광복 70주년이지만,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종전선언 70주년이고, 일본에는 그들의 종전선언에 대해 분통해 하고 있는 세력이 아직도 많이 있음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1945년
지금까지 우리나라 문교정책이 해결하지 못하는 게 있다. 그것은 한글과 한문의 관계다. 글은 그 민족의 영혼이자 정신이며, 나아가 역사며 문화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민족은 그 어느 나라도 가지지 못한 글을 가졌고 또 사용해 오면서도 늘 모호한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 아니 모호한 정도를 넘어 늘 다툼과 분쟁의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우리가 아무리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고 강조한다 해도 우리 말 우리 글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경복궁 남정문의 현판인 ‘광화문(光化門)’의 예를 들어보자.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1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 국민의 3%에 해당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베트남, 태국, 인도, 몽골, 이슬람 등 다양한 국가의 레스토랑이 지역 곳곳에 들어섰으며 우리 사회는 이러한 현상에 익숙해졌다. 그야말로 다문화시대로 진입했음을 방증한다.세계화 시대에 국가 간, 문화 간 빈번한 교류, 인종 간 대이동으로 인해 민족의 정체성과 국가 간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차별과 경계들이 존재함은 부인할 수 없다. 더 이상 단일민족이 아닌 우리 사회에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들은 사랑으로 아이를 키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욕구보다는 아이의 욕구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 헌신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엄마도 사람이다. 그리고 성인군자도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심한 폭언이나 체벌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육아 우울증에 이를 수 있다. 육아 우울증에 걸리면 더욱 더 짜증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결과적으로 아이와 엄마 모두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육아 우울증은 말 그대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투명한 공직사회, 투명한 대표성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얼어 죽을 청렴결백은 진품명품 간에 고물로 치부되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것도 우리 민족에 몇 안 되는 지정된 보물에 가깝다. 인구비례에 비하면 의원수도 많지만 그들의 행정 또한 가관이다. 탐욕과 권력욕에 사로잡혀 부모도 가족도 친구도 안중에 없다. 매일 같이 여론에 두들겨 맞더니 정체성도 잃어버렸다. 그러니 사람 하나 죽이는 것에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나오고선 사연 많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돌이라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약 730만 명의 재외동포가 전 세계 180여 개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재외동포재단 등 재외동포를 위한 국가 차원의 기관도 설립돼 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재외동포 인재 영입 실적은 미미하다.현 정부 출범 초기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재외동포라서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컸던 적이 있다. 이는 국가발전에 훈풍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재외동포 인재 영입에 관한 총체적인 틀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재외동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활용하는 것은 미래지향적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한국인은 극단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하다. 그것은 기질 속에 극단과 극단을 같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빨리빨리’라는 기질의 극단적인 반대편에는 ‘은근과 끈기’라는 색다른 기질이 내재되어 있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기질이다. 이런 다른 기질의 수용이 한국인의 진정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은근과 끈기는 한민족의 근원적인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민족이 곰의 자손이라는 단군신화다. 신화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민족성과 건국이념이 들어있다. 신화를 이해하게 되면 국민성의 일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세월호 사고로 책임을 통감한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고 새로운 총리 내정자를 연일 거론하지만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정홍원 국무총리 뒤를 이을 첫 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후보는 지명 8일 만에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언론의 폭로성 보도에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대법관까지 공직생활을 하였기에 어떤 입장과 위치에서 보더라도 청렴결백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전관예우로 인한 지나친 수임료가 문제가 되어 결국 돈 앞에서 무너져 자진사퇴를 하고 말았다. 이어 새로운 인물로 지금의 문창
지난 13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2기 내각은 무엇보다 ‘친박 측근 체제’ 강화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번 내각은 대선 캠프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이들이 중용된 바, 17개 부처 중 절반이 넘는 9명이 됐다. 관료 출신이 줄고 정치인이 늘었다는 평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국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박 대통령이 내각 1기 때의 문제점을 보완해 국정의 고삐를 조이고, 관(官)피아 개혁·경제 혁신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한 필요적 인사라 하겠다.2기 개각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여당에서는 무난한 인사라 하면서,
참으로 많은 수식어가 붙어야 하는 5월이 왔다. 그 가운데서도 흐르는 세월을 따라 살다보니 잊고 살 수밖에 없었던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잠시나마 곱씹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달이 싱그러움과 함께 찾아왔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가정의 소중함이 퇴색돼 가고 스승의 위엄이 무너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해 보며, 한편으로는 우리의 꿈이자 미래인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저 푸른 신록과 함께 생각해보게 하는 아름다운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만 했던 세월호 참극, 참극이 있은 날로부터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한국인에게 두 번째 애국가가 있다. 아리랑이다. 아리랑은 한민족과 함께하는 노래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애국가는 잊었어도 아리랑은 잊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감성과 정체성을 많이 담고 있는 노래다. 하지만 아리랑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언제부터 불렸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 당연하게 작사가와 작곡자를 알 수 없다. 없어서 더 신비한 노래가 아리랑이다.아리랑이라는 노래는 특이하게도 하나가 아니라 많다. 어느 것이 첫 노래인지도 모른다. 몰라서 더 아름다운 노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