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오늘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됐던 6.15공동선언 15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다. 15년 전 우리 민족은 남과 북의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는 최초의 광경을 보며 흥분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오늘 한반도 통일은 원점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공동선언에 명시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시도조차 된 적이 없으며 ‘천안함 폭침’으로 조성된 5.24정국도 해제될 움직임이 크지 않다. 이제 우리는 통일논의를 활성화시키기에 앞서 역사에서 그 진리를 찾아야 하
지구상의 물 전문가 등 이해 관계자들이 12일부터 6일간 대구, 경주에 모여 제7차 세계 물 포럼을 열고 있다. 물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지만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과 위생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물 문제는 나라마다 더욱 주요한 핵심 현안이 되고 있다. 그러한 현실 문제를 타개해 세계인들의 행복한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국제기구가 세계물포럼인 것이다.지난 1997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3년 주기로 열고 있는 세계물포럼은 이번 7차 한국 행사에서는
심심풀이로 아픈 거지 강경주여기도 아프고저기도 아프다만고 정도도 안 아프면 무신 재미로 살것냐까짓것성가시긴 해도동무삼아 사는겨[시평]“나이가 들면 어디 아프지 않은 곳이 없구나.” 아흔을 넘기신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다.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안 아픈 곳이 한 군데도 없으시다는 그 말씀, 아직 젊은 우리들은 실감을 하지 못하던 그 말씀. 아, 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아픈 것’이기 때문에, 더구나 젊은 우리가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픈 분에게는 더욱더 서럽고 서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어서
동백꽃공현혜배를 갈라,다 익은 엄니 배를 갈라피 칠갑으로 나왔다는 나를나는 보지 못했다 살림살이 늘 겨울인 것이가슴 뜨거운 내 죄는 아니라고시간을 건너 온 지친 봄산 너머 멈춘 것도 내 죄 아니라고말 못한 벙어리 나날이세상 더디게 만드는 것 알지 못했다 메마른 여름의 기억 갖지 않아 검푸른 잎사귀 두께가 장난 같을 때내 안에서 들리는 천둥소리로 알았다깊은 한 숨에서 시작된 탈출을 깨달았다 참고 견딘 계절보다 무겁게비천한 내림으로 짓누르던 백설(白雪) 헤치고내 배를 갈라, 다 익은 내 배를 갈라황금관 움켜쥐고 핏덩이 네가 나왔다는 것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대게가 가장 맛있는 철이 돌아왔다. 경북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게는 봄철에 속살이 가득 차고 먹음직스러워서 해마다 3∼4월이 되면 전국의 미식가들이나 가족, 친구 모임에서 동해안을 즐겨 찾게 된다. 대게라 하면 단연 ‘영덕(盈德)’을 친다. 몇 년 전부터 인근 울진지역에서 ‘울진대게’를 내세우며 홍보하고 있지만 고려 때부터 잘 알려진 ‘영덕대게’니만큼 천년을 이어온 대게의 명품지역으로서 전국에 알려온 명성이 어디 가랴. 고려 말 학자 권근이 펴낸 양촌집(陽村集)을 보면, 태조 왕건이 안동 병산서원 부근에서 견훤
지난 26일과 27일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고로 희생당한 가족들이 또 한 번 슬픔에 잠긴 날이다. 26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된 501오룡호의 외국인 생존 선원 6명과 시신 21구를 태운 러시아 선박 오딘호가 부산 감천항에 도착했고, 또 27일에는 세월호 사고 일반인 희생자 43명 중 30명의 합동영결식이 엄수된 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이은 사고로 인한 실종자를 다 찾아내지는 못했고, 세월호 희생자 중 일부는 영결식을 가지지 못한 상태다.올해는 유달리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한 해다. 1월에 접어들자 카드 3사에서
석호익 통일IT포럼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미래의 수출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1년부터 세계 일류상품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일 세계 일류상품 기업인증서 수여식에서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이 지난해 149개에서 금년 154개로 역대 가장 많은 기록을 달성했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이런 기록과 달리 이달 초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분석에 의하면 최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8대 주력수출품 가운데 6개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에 한국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최룡해의 모스크바 방문 뒤 발표된 북한의 보도자료는 간단하다. 외교적 레토릭을 넘어서는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김정은이 비교적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방러단에는 북한군 부총참모장인 노광철 중장이 동행하고 있었다. 그의 주된 임무는 전투기와 잠수함 등 러시아로부터 신형무기 구입이었다.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김정은은 현재 120만의 정규군 중 약 20만 내지 30만 명을 감축하여 시베리아 개발에 노동력으로 투입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로 이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이 지난 6일 경주에 모여 온전한 지방자치를 지켜내기 위한 ‘경주 선언문’을 채택했다. 자치단체의 장들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이처럼 단체 행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역자치단체장들도 지방재정의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내세웠고, 입을 모아 “현재 국세 대 지방세 비중이 8대 2에서 최소한 6대 4는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메아리 없는 허전한 울림으로 끝이 났던 게 한두 번도 아니다. 지방자치가 재현되고서도 6기에 이르고 있으니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 문화재를 불법적으로 가져간 일본이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일본 사법부가 국내의 시민단체가 한국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 낸 조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적반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쿄 간이재판소는 5일 조정 신청을 낸 국내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관계자와 피신청자 측인 도쿄국립박물관 운영자인 일본 국립문화재기구 관계자가 참석한 심리에서 조정 불성립 판단을 내렸다. 문화재제자리찾기가 해당 문화재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게 각하 결정의 이유다. 앞서 이 단체는 도쿄국립박물관 내 오구라 컬렉션
감동스런 일공현혜 무너지는 것은 소리가 있다지만보이지 않게 무너진 것은 소리가 없어꽃잎 떨어진 자리마다 한사코 이슬 맺는다서로 귀 기울이지 않는 도시다 저녁 벤치에 앉아 어둠이 되는 굽은 등엎어져도 일어서도 수렁인 그림자 나란한데 빈 가슴에 바람이 사는 탓인가 눈동자 흔들린다살아보겠다는 자그맣고 가냘픈 불씨 살아나기 전 슬픔은 뒤 돌아 보며 슬픔들을 불러와 물을 끼얹고일어설 수 없는 수렁의 깊이를 더하는 세상골목마다 소멸되기 싫은 이름들 모여말로는 다 하지 못할 심경 목 놓아 노래할 때깨닫는 배고픔으로 하루를 또 건너가는 삶의 가벼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고대 그리스의 초기 올림픽 경기는 남자들만 참가할 수 있었다. 순수한 그리스 남자들만 올림픽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외국인이나 범죄인, 노예는 선수 자격이 없었다. 관중도 마찬가지였다. 여성들은 경기 참가는 물론 경기장 출입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스가 민주적인 사회였다고는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금녀의 공간이었던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알몸 상태로 경기에 나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원초적 누드 상태로 경기를 치렀던 것이다. 신체에 대한 아름다움을 찬미
이재준 칼럼니스트·대기자대전 종합청사 인근에 ‘둔산선사유적’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1만 평 남짓의 면적으로 많은 학생, 시민의 공원으로 역사탐방 대상지로 이용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역사시대 유적이 한 곳에서 찾아진 유례가 없는 유적으로 해방 이후 최대의 고고학적 발굴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이 유적은 지난 1991년쯤 한창 둔산 신시가지 개발 공사 도중에 찾아졌다. 당시 필자는 지역 일간신문사 편집부국장으로 재직했는데 일찍부터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었다. 갑천 유역의 구릉지대인 둔산은 붉은 색깔의 홍
하나와 둘 그리고 못공현혜 바다와 바람이소리로 마음 엮는 밤벼랑에 선 그림자 하나촘촘히 못 박힌 가슴으로 울어도 눈물 나지 않아 숨 쉴 수 없는 병이 깊다사람 잃고사람을 찾을수록 잘려나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말을 하여도 그만말을 참아도 그만이면뒤에 감춘 마음 지켜서 뭣 하나녹슨 못 하나 깊이 박아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사랑자라지 못하게 잡아 두자 바다와 바람이 밤새 나누었던 시간을 쌓지 않음은서로 못질 하지 않기 때문인데못질 하지 않으면 숨 쉬지 못해눈물 흘리지 않아도 가슴 울리는너와 너 그리고 너 다시 너희들. -약력-경주문예대학
살아남는다는 것공현혜 사람이 낮고 낮아져흙이 되는 시간 보다세상이 높고 높아져벽을 낳는 시간이 짧다 남의 자리에서 부르던 노래는닿을 곳 없이 흩어져도노둣돌 나누며 부르는 노래는닿는 곳 마다 싹을 틔우는데빈 가슴으로 밀려 파도치던 발자국들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고우렁이 껍질 하나 남은 거리바람 드나들 때 들리는껍데기의 노래‘누구에게 갈 것인가어린 고민은 맛있었고어디로 갈 것인가 백발의 고민은 아프다모두 버린 마음의 진창에서노래하던 달콤한 입술들 흙이 되어 풀뿌리 키우는 사이노래는 살아남았다흙이 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약력-경주문예대학
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아침 7시 알람시계 소리에 잠은 깼지만 오정명(가명) 씨는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져 출근준비가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오정명 씨의 상태는 출근 후에도 계속되어 업무를 할 때도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어야 하지’라는 생각에 일할 의욕도 잃고, 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족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 했지만 “직장생활이 다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직장동료나 선배에게
이재준(언론인. 칼럼니스트) 폼페이시는 76AD 베수비오산의 화산폭발로 사라진 도시였다. 아름다웠던 이 항구도시에 살던 2만 명의 인구가운데 10%인 2천명이 희생됐다는 기록이 있다. 시민들의 타락과 방종에 대한 신의 저주로 회자 돼 온 폼페이의 비극은 이 시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을까.화산재에 묻혔던 도시 발굴은 1백 50년 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천 년 전 고대 항구도시의 신비가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발굴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정방형의 도시 계획, 원형경기장 화려한 대리석 건축물 등 고대 로마시대의 화려한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울었다 웃었다, 참 희한한 계절이다. 소치에서 메달 따는 모습을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다가도 이런저런 안타까운 소식에 금방 우울해진다. 국민 모두가 조울증 환자가 된 것 같다. 이번처럼 메달에 목말랐던 적이 없었고 그래서 메달 소식이 어느 때보다 반갑다. 하지만 동해안 폭설과 경주 대학생 사고 때문에 마음 놓고 좋아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으며, 장강의 앞 물도 뒷물에 밀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많은 챔피언들이 새로운 스타들에게
어떤 재난과 재해든 사전에 그 위험성을 알고 안전관리를 잘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가 있다. 특히 예상되는 자연재해와 그에 따른 부수적인 안전사고는 더욱 그렇다. 지난 2월초부터 강원도와 동해안지방에 내린 폭설은 엄청난데, 9일간 연속 내린 강릉지역의 적설량이 110㎝를 기록해 지난 191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평소 눈 내리는 양이 적던 동해안 남부의 포항, 경주, 울산 등 지방에까지 누적 적설량이 60㎝나 되는 등 많은 눈이 내렸다.동해안 지방의 폭설과 막힌 도로를 뚫거나 산간마을에서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는 장
최상현 주필 수컷 사자는 그의 가족과 일생을 함께하지 못한다. 늙어서 힘이 빠지면 자신이 군림하며 거느렸던 무리로부터 왕따가 되어 쫓겨난다. 그럴 때 그의 짝인 암컷도 그 짝꿍과의 사이에서 난 그의 새끼들도 그 수컷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렇게 쫓겨난 수컷은 열대의 초원 사바나(Savana)를 홀로 비실거리며 배회하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그의 시체는 초원의 청소부인 하이에나나 독수리의 밥이 된다. 이렇게 일생의 말로가 비참하고 초라한 사자를 사람들은 백수(百獸)의 왕이라 부른다. 정말이지 갈기를 휘날리며 초원을 내달리던 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