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물 전문가 등 이해 관계자들이 12일부터 6일간 대구, 경주에 모여 제7차 세계 물 포럼을 열고 있다. 물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지만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과 위생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물 문제는 나라마다 더욱 주요한 핵심 현안이 되고 있다. 그러한 현실 문제를 타개해 세계인들의 행복한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국제기구가 세계물포럼인 것이다.

지난 1997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3년 주기로 열고 있는 세계물포럼은 이번 7차 한국 행사에서는 170여개국 3만 5000명이 모였다. 특히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은 기존 물포럼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과정을 신설하는 등 지금까지 논의된 제안들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정부, 경제, 학계, 연구기관, 시민사회 등 국내외 물 관련 다양한 이해매체들이 기후변화, 재해, 녹색성장 등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고 논의를 이끌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인간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물에 대한 인류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세계 물산업 시장의 규모도 날로 확장추세에 있지만 국내시장은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 정부는 지난 2006년 ‘물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해 2010년까지 20조원 규모 육성, 세계 10위권 내 국내 물기업 2개 이상 육성 등을 목표로 세웠지만 흐지부지한 상태다. 따라서 국내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세계시장 564조원 중 2%에 불과한 약 12조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구경북세계물포럼에는 물 관련 정책 및 산업 역량을 알리기 위한 전시 부스가 910개나 마련돼 있고, 자치단체나 해당 기업에서는 자신들의 신기술·신제품 및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변변찮은 생수회사마저 없다. 대구 엑스코 시민참여 광장에서 ‘대구의 생수’라고 홍보하는 팔공산 지하암반수조차 수소환원수라고 하여 아예 먹는 물로 등록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 사정이니 대구시가 세계물포럼을 유치하고 ‘물산업 클러스터’를 외쳐대도 개막식 날 일어난 자격루 구조물 붕괴사고처럼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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