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과 27일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고로 희생당한 가족들이 또 한 번 슬픔에 잠긴 날이다. 26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된 501오룡호의 외국인 생존 선원 6명과 시신 21구를 태운 러시아 선박 오딘호가 부산 감천항에 도착했고, 또 27일에는 세월호 사고 일반인 희생자 43명 중 30명의 합동영결식이 엄수된 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이은 사고로 인한 실종자를 다 찾아내지는 못했고, 세월호 희생자 중 일부는 영결식을 가지지 못한 상태다.

올해는 유달리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한 해다. 1월에 접어들자 카드 3사에서 정보 유출사건이 터져 나와 국민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더니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2월 17일에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10명이 죽고 124명이 부상하는 등 각종 악재가 꼬리를 물었다. 끝내 4월 16일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데, 이달 16일에는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났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매순간 안전하기를 원한다. 각종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안전욕구는 매슬로(Abraham H. Maslow)의 욕구5단계설 이론을 굳이 따지자면 두 번째 욕구다. 먹고 자는 생리적 욕구에 이은 안전욕구는 기본적으로서 하위의 욕구인바, 그것마저 국가가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기실 국가의 존재 가치는 없다고 해도 과언(過言)은 아닐 것이다.

돌이켜보기조차 싫은 세월호 참사는 ‘건국 이래 최악의 인재’라는 수식어까지 붙고 다닌다.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나 사회의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됐다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민주주의가 민중의 피를 먹고 성장한 것이라면 ‘안전의 보장’ 역시 국민의 억울한 희생 위에서 굳건해질 것이다. 올해 발생한 안전사고로 국민에게 충분히 힘듦을 주었으니 앞으로는 더 이상 국가의 잘못 또는 사회의 방관 속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없어져야 하겠다. 그 바람이 사고가 많이 일어났던 올해 세밑을 보내면서 강조하는 안전 한국을 위한 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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