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면에 빼 놓을 수 없는 두 여인이 있었다. 하나는 중전 소헌왕후였고 둘째 딸 정의공주다. 저명한 한글학자 전 고려대 정광교수도 이 점은 인정하고 있다. 궁궐안의 여인들이 한글의 일부를 완성한 것이라고 했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반포하기 2년 전 청주 초정약수를 다녀왔다. 실록을 보면 두 번이나 다녀 왔는데 초정에서 묵은 날은 모두 121일이나 됐다. 그런데 초정 행차에는 소헌왕후를 대동했다. 총명한 정의공주를 데리고 갔다는 기록은 없다. 정의공주는 이미 출가한 몸이었으므로 동행이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 필자는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존재하였던 다양한 인물의 행적을 연구해 칼럼을 통해 소개하는 활동을 했으나 세종(世宗)의 생애(生涯)를 다룬 적은 없었다. 그런데 필자가 출생한 안암동(安岩洞)에 거주했던 세종의 5남 광평대군(廣平大君)의 생애에 관심을 가진 것이 강력한 동기부여(動機附輿)가 돼 세종의 생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세종은 태조(太祖)가 1392(태조 1)년 7월 17일 개성(開城) 수창궁(壽昌宮)에서 조선왕조(朝鮮王朝)를 창업(創業)한 지 5년 후가 되는 1397(태조 6)년 5월 15일에 한성
국내 한 만화 공모전에서 한 고등학생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그림으로 수상한 것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에 나선 가운데 그림 자체가 해외 정치 풍자 만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윤석열차’를 두고 과거 영국 정치 상황을 풍자한 일러스트를 표절했다는 지적이 나돌고 있다. 한 네티즌이 공유한 영국 매체의 만평은 지난 2019년 6월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의 한 논평 기사에 첨부된 것이다. 만평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지난 9월 2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화석연료 종식’ ‘불평등 종결’ 등을 외치는 924 기후정의행진이 개최됐다. 2018년 그레타 툰베리와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의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시위로 촉발된 기후 위기 행동이 코로나로 중지된 지 3년 만에 다시 개최된 것이다. 이날 기후정의행진에는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기후정의 실현하라! 이제 우리에겐 기후혁명이 필요하다!” 등의 슬로건이 제기됐다. 이들은 기후위기 극복이 전지구적인 과제이지만 사실 기후위기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에드워드 H. 카의 유명한 말이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다. 20세기 역사학의 최고봉에 위치한 영국학자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 사이의 상호작용의 부단한 과정이다. 먼저 중요한 것, 그것을 연구한 역사가를 연구하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의 사실들은 순수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순수한 형태로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역사가에 의해서 기록한 역사. 그 사람의 마음을 통해 항상 굴절된다고 보고 있다. 일상에서도 사실 모든 인간의 행동들이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 윤문거(尹文擧)는 1672(현종 13)년 5월 부여 석성 증산장에서 공주 만회리로 이거(移居)하였으며, 10월 8일에 평창이씨(平昌李氏)의 상을 당하였다. 그런데 20일 후인 10월 28일에 장구동 재사에서 향년(享年) 67세를 일기(一期)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쳤는데 부인과 같은 해, 같은 달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기묘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석호(石湖)가 세상을 떠난 이후 ‘현종개수실록(顯宗改修實錄)’ 26권, 현종 13년 10월 28일자 기사에 게재된 내용을 인용한다. “문거는 자(字)
박상병 정치평론가 아시아에 25년 만에 ‘제2의 금융위기’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26일자로 전한 소식을 보면 미 달러화 초강세 속에 아시아 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1997년과 같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당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1435원). 뒤늦게 나선 정부의 개입도 소용이 없다. 어디까지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조선 후기의 문신·학자 임영(林泳, 1649~1696)의 시문집 창계집(滄溪集) 제15권에 “우리끼리 열흘 정도 게로기 먹으며 책을 읽고 싶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으니 더욱 몹시 부끄럽고 한스럽습니다”라고 했다. 이 책 내용에 나오는 게로기(薺)가 뭘까? 한문만으로만 보면 냉이 제(薺)이니 냉이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산(西山) 채원정(蔡元定)이 “서산의 절정에 올라가 굶주림을 참느라 게로기를 캐어 먹으며 책을 읽었다(登西山絶頂, 忍饑啖薺讀書)”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여기서는 김지광처럼 산에 들어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군사 동원령이 내려졌다. 러시아 국방장관은 예비역 2500만명 중 극히 일부인 30만명이 동원될 것이라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소수민족만 징집대상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300여명의 소수민족이 사는 한 마을에서 47명이 징집되는 등 징집이 지방 소수민족에게만 집중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징집이 예고된 이후 러시아 38개 지역에서 동원령 반대시위가 열렸고, 1300여명이 체포됐다. 체포된 남성들은 구치소에서 징집 통지서를 받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발표한 공식 징병 대상은 최근 군복무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한 나라가 도약하고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 필수 전제 요소가 있다. 상부에서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하는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국가 경영 세력의 명확한 국민통합 리더쉽이다. 특정 정파에 쏠림현상 없이 공평 정대. 필요한 부문에 반드시 널리 인재를 찾아 꼭 맞는 사람이 일하게 하면 국민들은 진정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다. 하부에서는 전반적 문화 의식 교육 수준이 높아야 한다. 가령 인구의 초·중·고·대학 나온 비율이 50% 이상은 돼야 한다. 국가가 추진하고 기업이 산업 분야에서 충분히 고용해 생산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검사·수사관들이 잇달아 사직하며 구성원들 사이에선 수뇌부인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20일 중앙일보는 최근 공수처 수사1부에서 이승규 검사와 김일로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둘 다 개인적인 사유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이 검사는 지난 5월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두 명의 사표가 수리되면 수사1부는 이대환 부장검사 외에 평검사가 2명만 남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검사의 사의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이고, 김 검사의 사의는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추석은 중추절(仲秋節), 한가위, 가배(嘉俳)라고도 부른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유리이사금 조에 의하면 왕녀 2인이 여자들 무리를 만들어 7월 16일부터 매일 길쌈, 적마(績麻)를 했다. 8월 15일에 이르러 진 쪽에서 술과 음식을 내놓고 가무와 놀이를 했는데 이것을 가배(嘉俳)라 불렀다. 고려시대 노래인 ‘동동’에 이날을 가배라 적은 것에서 명칭이 지속됐던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수서(隋書)’ 동이전 신라 조에 보면 ‘임금이 이날 음악을 베풀고 신하들로 하여금 활을 쏘게 하여 상으로 말과 천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이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별검사(특검) 임명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오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허위경력·뇌물성 후원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표절은 도둑질이고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학계의 목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답변할 차례”라며 “개인적인 논문 표절을 넘어 금품이 오가는 논문 대필까지 성행하는 세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대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병(餠) 중에 찐 것을 증병(蒸餠), 구운 것을 소병(燒餠), 기름에 튀긴 것을 유병(油餠), 국물에 삶은 것을 탕병(湯餠)이라고 불렀다. 증병(蒸餠)은 취병(炊餠)으로 부르기도 했다. 송(宋)대 조언위(趙彦衛)는 ‘운록만초(雲麓漫抄)’ 권2에 “이여인종어명동음(以與仁宗御名同音) 인종(仁宗)의 이름과 발음이 같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송 인종의 이름은 조정(趙禎)이다. ‘청상잡기(靑箱雜記)’ 권2에는 “인종의 묘휘(廟諱)인 ‘정(禎)’을 자칫 잘못 발음하면 증(蒸)과 비슷해 지금 내정(內庭)의 상하에서 모두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요즘 공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한숨을 내쉰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나게 얻어 터졌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도 역시 얻어터지게 생겼다고 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경영평가 기준에 내부 혼선이 가득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이 공기업의 숙명이다. 최근 정부가 강도 높은 공기업 수술에 본격 들어갔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비롯해 부채비율이 높은 14곳 공기업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재정건전화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또 내년에 진행하게 될 2022년도 경영평가 때부터 재무성과 배점을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새 정부가 수립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행정부는 아직 미완성이다. 입법부인 국회도 하반기 원구성으로 진통을 겪었다. 국민의힘은 아직 집권당으로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권을 잡은 집권당이 정권 초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모습은 생경하기까지 하다. 그런가 하면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도 원내 다수당이지만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이어 패배하면서 당을 쇄신하겠다고 당대표 선거에 들어갔다. 장기간의 코로나19로 민생경제는 인플레이션 위험 속에 놓여있고 금리와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팬데믹에 이은 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주말인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 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당이 주호영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 이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지 사흘만이다. 이날 이 대표는 작심한 듯 장문의 입장문을 읽어 나갔다. 25분간의 입장 발표, 기자들과의 37분간 일문일답 등 한 시간 넘게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실명의 ‘윤핵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사실상 이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처럼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9일 당직자가 비리 혐의로 기소됐을 때 직무를 정지토록 한 당헌을 개정하자는 청원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부정부패 혐의로 당직자가 기소되면 그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한 당헌 80조를 사실상 없애자는 입장에 찬성을 표명한 것이다. 이 후보는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검찰권 남용이 우려되는 상태에서 여당과 정부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소만으로 당직을 정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당원들의 당헌 개정 운동이 생기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마치고 8일 복귀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면서 기자들과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가졌다. 지난달 26일 이후 13일 만의 약식 회견이었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여러분들 오랜만이죠”라는 인사와 함께 포토라인 앞에 섰다. 하늘색 넥타이는 윤 대통령이 취임식이나 국회 시정연설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을 때마다 착용했던 것으로 나름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먼저 ‘첫 휴가 복귀 소감’에 대한 기자 질문에 “제가 해야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어언 3개월이 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새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에 대응하면서 점증하는 경제적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부담이 새 정부를 짓누르고 있다. 그런데 새 정부의 인사 문제, 경찰국 신설 문제 등으로 인한 논란과 함께 여당 내부의 문제 등으로 인한 갈등과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러 문제가 새 정부의 운신에 부담을 가져오면서,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