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맹자의 유적은 산동 고도 추성(鄒城)에 있다. 20세기에 들어서서야 맹묘(孟廟), 맹부(孟府), 맹림(孟林)으로 규모와 형식을 갖췄다. 주건물인 아성전은 4번째 원락에 있다. 높이가 17미터나 되는 이 건물의 지붕은 녹색의 유리기와로 덮었다. 사방에는 명의 홍치(洪治) 시기에 세운 26개의 거대한 8각형의 돌기둥이 있다. 기둥을 받치고 있는 석고는 송대의 유물로 연꽃을 뒤집은 모양이다. 전각 앞 회랑에 있는 8개의 돌기둥은 섬세한 조각으로 장식했다. 정문의 4개 기둥에는 구름 속에서 유유히 노니는 한 쌍의 용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지금은 망개떡이 의령을 대표할 만한 향토 떡으로 알려져 있지만,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을 비롯해 경남지방에서 “망개떡 사이소!”하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이 망개떡은 진주, 함안, 창녕, 부산, 의령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 일대에서 음력 5월부터 한 겨울철까지 만들어 먹었다.망개떡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군사들의 비상식으로 활용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경상도 지역 일대에서 만들었던 망개떡은 생산지의 상황에 따라 모양과 빗어내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그 중에서도 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 사건으로 구속됐던 민간사업자 남욱씨가 21일 법정에서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구속기한 만료로 이날 석방된 첫날부터 “사실을 말하겠다”며 이 대표에게 불리한 언급을 한 것이다. 남씨는 유력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의 입지가 두려워 털어놓지 못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의 유불리를 따진 계산적인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을 시행한 화천대유의 자회사이다.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태초에 유일한 인간은 아담이 아니라 이브였을 수도 있다.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진화한 양성생식 이전 단성생식이 있었고 생식은 암컷 고유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물론 암수로 나뉘기 전의 단성생물을 암컷으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현대의 유전공학적 성과로 볼 때 난자 없는 수컷은 독자적으로 자기복제가 불가능한 반면 암컷은 수컷의 정자 없이도 자기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메바와 같이 자기복제로 생식하는 단성생물을 암컷과 동일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이 주장은 종교적 신념도 과학적 주
원민음 정치부 기자 어쩌다 이 지경인가. 종교(宗敎)는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세상의 학문보다 높은 하늘의 도를 전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정의한다. 그래서 종교 지도자는 특별히 성직자(聖職者)라 부른다. 세상과 구별돼 거룩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두 신부의 행태를 보면 개인의 일탈을 넘어 종교가 갈 길을 잃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한 신부는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또다른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비행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의 합성 이미지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관은 치하기 위해 존재한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이던 2004년 ‘카드대란’ 당시 말하면서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이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연말 인사시즌을 앞두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라임사태’와 관련,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며 발언하면서다. 앞서 지난 9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처분을 의결했다. 중징계로 분류되는 문책경고로 인해 내년 3월 임기가 끝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한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각종 청탁 명목으로 총 1억 4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장동 사업 특혜 제공 대가로 김만배 씨와 보통주 지분 중 24.5%에 해당하는 배당(세후 428억원)을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비공개 내부 자료를
찾아온 이 시대는 과연 어떤 시대일까.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지금까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시대를 살아왔으나, 이젠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달아 살아가는 시대라 한다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왜일까. 지금까지 수많은 세월 눈에 보이는 것이 다인 줄로만 알고 살아왔기 때문이며, 그러한 사고방식이 관성적 작용에 의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새 것을 싫어하고 묵은 것을 좋게 여기는 아주 잘못된 유전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쯤에 와서는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미복(微服) 잠행’이란 임금이 평민 의상을 입고 바깥세상을 시찰하는 것을 지칭한 말이다. 구중궁궐에 갇혀 살던 임금들도 때로는 자유롭게 거리를 구경하고 백성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고구려 산상왕의 부인은 미망인인 형수였다. 형수의 도움으로 왕위를 얻은 산상왕은 그녀의 질투심으로 다른 왕비를 얻지 못했다. 왕은 어느 날 제사에 쓸 돼지가 궁을 빠져나가자 이를 뒤쫓았는데 주통촌에 다다른다. 주통촌은 색주가로 술과 여자가 있는 곳이었다. 산상왕은 궁중을 빠져나가 여자를 만나고 싶었던 것인가. 그는 주통촌
박상병 정치평론가 중남미 진보 좌파의 대부, 브라질 노동자당(PT) 룰라(Lula da Silva) 전 대통령이 돌아왔다. 지난달 2일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보우소나루(J.Bolsonaro) 후보가 43.2%, PT의 룰라 후보가 48.4%의 득표율을 얻었다. 룰라가 5.2%포인트 앞섰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는 바람에 지난달 30일 결선투표가 치러진 것이다. 여기서 룰라 후보가 50.9%를 얻어 49.1%를 득표한 보우소나루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겨우 1.8%포인트 앞선 신승(辛勝)이었다. 브라질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세 치 혀로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책임 회피성 말을 하면서도 태도가 너무나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이 장관은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 “경찰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는 말을 했다. 역대급 안전 망언이다.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이 장관은 참사 뒤 3일째가 돼서야 “심심한 사과”를 표명했다.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은 삼가야 된다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었지만 결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3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많은 젊은 사람이 퇴로 없는 축제의 희생자가 돼 모든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수만명 인파가 해밀톤 호텔 옆 폭 4m의 좁은 골목에 한꺼번에 몰리며 순식간에 참사가 발생했다. 모두 200명 넘게 죽거나 다치는 최악의 압사 참사는 무엇부터가 잘못된 것인가. ‘세계음식특화거리’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버티는 힘이 약하고 체격이 작은 여성들의 피해가 컸다. 특히 오르막 경사가 져 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골목이 좁아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 공산당의 20차 당대회가 결국 막을 내렸다. 분석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전에 없었던 3차 연임을 확정하고 시진핑 측근 사람들만 위한 정실 인사를 했다. 직전의 영도자 후진타오가 추천해 상무위원과 정치국원에 진입했던 공산주의 청년단 출신 리커치앙 총리, 왕양 정협위원장, 후춘화 정치국원 등 공청단 계파의 인물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 한 명도 자리를 보존하지 못했다.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만을 위한 당대회였다. 가장 중요한 직위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시진핑을 제외한 6인이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후레자식’은 욕설이다. 좀 점잖게 말하자면 ‘결손가정의 자제’라고 부른다. 중요한 사실은 바로 결손가정 출신의 성인이나 영웅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인간의 운명은 생물학적 유전과 사회학적 노력 또는 학습으로 결정된다. 물론 여기에는 운명론자들이 지적하는 끌로 파도 변하지 않는 사주팔자는 제외된다. 운명이 있건 없건 그것은 어차피 인간이 좌우할 수 없다. 생물학적 유전도 물론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다. 그러나 이 천부적인 자질이 인간의 의지와 결합되면 엄청난 차이로 벌어진다. 이것이 만물 가운데
기다림의 대명사 하면 누가 떠오를까. 바로 강태공이다. 그는 기원전(BC) 약 1200년 전 고대 중국 주(周)나라 문왕에 의해 발탁되어 그의 아들인 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멸망시킨 뒤 주나라 건국에 크게 기여한 실존 인물이다. 강태공 하면 위수 강변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자신을 알아줄 사람을 기다린 일화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다림의 대명사 곧 강태공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는 이유다. 그때 그의 나이는 70세가 넘었다. 이후 강태공은 오늘날의 산둥성 지역을 봉지(封地, 천자가 봉하여 준 제후의 영토)로 받고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진석이 역대급 망언을 했다. 왜 역대급인가? 일본제국주의는 조선은 부패와 무능으로 스스로 일어설 수 없기 때문에 ‘선진 문명을 구가하는 대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일본제국주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읊었다. 정진석은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발언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역공을 취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을 보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고 옳은 말을 했음에도 꼬투리를 잡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
박상병 정치평론가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같이 간다. 듣기에 따라서는 꽤 불편하지만 누구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가끔은 ‘정치의 후퇴’ 국면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국민의 수준과 연결하는 것이 옳으냐는 고민도 있다. 그러나 정치변동의 특정 국면이 아니라 정치발전의 일반적 수준을 말한다는 점에서는 자주 언급하는 표현이다. 지금 영국이 매우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100여년 전 세계를 호령하던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nica)’의 기억을 잊고 싶지 않겠지만 이젠 이미 오래된 과거일 뿐이다. 엘리
정연용 변리사 1990년 중반에 기업의 특허관리 성공사례 발표회를 세 차례 특허청에서 직접 주관한 적이 있다. 필자는 당시 발표자였던 캐논(당시 수년간 미국특허등록 순위 2등을 차지하던 기업, 현재는 수년간 최근까지 미국특허등록 순위 3등을 차지)의 전무에게 기업에서 어떻게 해야 연구원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착상해 특허출원에서 등록까지 관리를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의를 한 적이 있다. 답은 명료했다. “당사 기업의 연구와 관련된 선행기술조사를 한 책자를 늘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마치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쉽게 찾아볼 수 있도
최병용 칼럼니스트 다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자녀를 편애하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을 늘 고민하게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를 더 훌륭하게 키워내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교육방법을 적용해보지만 잘 맞는지 판단조차도 쉽지 않다. 다자녀를 양육하며 한쪽에 치우친 사랑은 형제자매 간에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해 다툼으로 번지니 주의해야 한다. 다자녀 교육은 공평한 사랑을 주려는 마음만 갖고는 쉽지 않다. 다자녀 교육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공평함’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지만, 자녀를 기르다 보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논란이 되어 온 망 중립성과 망 사용료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 도로와 수돗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마땅하지 않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는 점을 생각해서 수변 공원이나 해수욕장을 생각할 수 있다. 바다는 물이 가득하다. 사람들은 물에 자기가 가져온 튜브를 띄울 수도 있고, 서핑을 할 수도 있다. 활용하는 것은 참여자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무작위로 사람들이 달려들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안에 바다로 가는 길도 내고 바위도 치우고 모래사장이나 선착장도 만들 수 있다. 이런 작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