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울산 중학교가 수행평가 과제에 특정 종교를 폄훼하는 글을 실어 논란이 됐다. ‘4개 형제 종교 간단 비교’라는 주제로 유대교, 기독교(천주교·개신교), 이슬람교에 관해 실린 글의 지문 중 논란이 된 부분은 이렇다. ‘하느님은 원래 한국 민족의 하늘님의 고유신앙 명칭인데 천주교가 훔쳐간 용어다. 하나님은 신이 하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들 유일신은 다 지네(자기네) 신을 안 믿으면 다 죽여버리라는 속 좁고 배타적인 신이다’고 적었다. 또 기독교에 대해 ‘예수를 안 믿으면 다 죽여 버리고 배척한다. 예수만 믿으면 민족·인종을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된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놓고 말들이 많다.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비판부터 반대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칭찬도 적지 않다. 북한이 ‘유감’을 표명했는데, 그 유감의 ‘대상’이 무엇이냐는 지적은 뼈아픈 지적이다. 정부가 북한의 ‘지뢰도발’로 규정했지만, 정작 ‘공동보도문’의 내용은 지뢰도발 얘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북한의 ‘포격도발’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짚어내는 비판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향후 정부의 대북정책이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억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울지경덕은 당태종 이세민의 경호대장으로 이름은 공(恭)이다. 논란은 있지만 성으로 미루어 선비족 출신이었을 것이다. 젊어서 대장장이로 생업으로 삼다가 수말의 반란군에 가담했다. 나중에 이세민에게 항복하여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했다. 이부상서 당검(唐儉)과 태종 이세민이 바둑을 두다가 언쟁이 벌어졌다. 화가 난 이세민이 당검을 담주(譚州)로 유배시켰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울지공에게 “당검이 나를 무시하니 내가 그를 죽이려고 한다. 그대가 증인이 되어 주시오.” 울지공이 응답했다. 다음날 조회에서 울지공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 천년 전 징키즈칸이 몽골제국을 일으켜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정보의 활용이었다. 그는 동쪽의 고려에서부터 유럽의 폴란드에 이르는 동서횡단의 길을 열어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했다. 이 길을 통해 고려의 인쇄술과 고려 인삼이 서양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슬람과 동방의 문화와 문물이 전해져 유럽의 르네상스 싹을 틔웠다. 이 동서횡단 대로의 중요 길목에는 약 40㎞마다 역참(驛站)이 있었고, 역참마다 400두의 말을 두었다. 십 리마다 말을 타고 달려 릴레이로 정보를 전달했는데, 당시로선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심리전이 한반도의 세력균형을 좌우지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중 대북확성기 방송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원래 심리전 방송은 제2차 세계대전이 만들어낸 전쟁 수단의 하나다. 여러 수단 중 미국의 소리(VOA, Voice of America)가 대표적 실례로 될 수 있다. 1942년 6월 전시정보국이 설치되어 적대국에 대한 선전방송으로 시작된 미국의 소리는 주로 공산권 국가에 대해 자유주의 진영의 이데올로기와 문화, 생활 수준을 소개하는 전파를 날렸다. 당시 소련에서는 자유라디오(Radio L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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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지난 8월 22일 18시부터 북한의 고위급 접촉 제안에 따른 남북회담이 25일 01시 55분까지 무박 4일의 장장 44시간의 마라톤 회담을 통하여 6개항의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회담에 임하는 남북 양측의 주장은 양보의 대상이 아니기에 합의에 이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극적인 타결을 함으로써 전면전으로 치닫던 남북긴장이 해소되었다.1953년 7월 27일 휴전한 후 우리는 불안한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6.25전쟁에 참가해서 공산군과 정전협상을 했던 미 해군제독 조
박상병 정치평론가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적잖은 성과를 만들어 낸 뒤 이제는 뭔가 해 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잘만 하면 남북관계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진전돼서 박근혜 정부 최대의 성과로도 만들어 낼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 첫날 새벽의 남북합의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이점만큼은 박근혜 대통령에겐 큰 행운이요, 좋은 기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 등 후반기 국정운영에도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동력으로 작동될 것이기 때문이다.찬물 끼얹는 여권
왕십리박목월(1915 ~ 1978)내일 모래가 육십인데나는 너무 무겁다나는 너무 느리다나는 외도(外道)가 지나쳤다가도가도바람이 입을 막는 왕십리[시평] 왕십리, 지금은 온갖 전철이 다 지나가는, 그래서 번듯한 건물이 역사(驛舍)로 자리하고 있는, 어쩌면 가장 번화한 역 중의 하나가 자리하고 있는 왕십리. 60년대 왕십리는 서울의 후미진 외곽, 딩동 거리며 뚝섬을 향해 전동차가 힘겹게 달리던 황막했던 거리였다. 이 왕십리에는 박목월 시인의 직장인 한 대학이 있다. 평생을 시만을 써오며 시인이기를 자처하며 살아온 박목월 시인에게, 이
최상현 주필 전쟁의 후유증으로 민생은 파탄이 났다. 백성들은 초근목피에 삶을 의존해야 했다. 그럼에도 백성들이 던지는 저주의 돌멩이를 맞으며 도망치듯 떠났던 피난에서 환궁한 임금과 조정 대신들의 일상은 전쟁 전과 본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시절이 어려워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꺼림칙하긴 했겠지만 그것 때문에 지배층으로서 누리는 계층적 특권이 흔들릴 일도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은 여전히 백성 위에 군림하며 지배층으로서 삶의 열락을 즐기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다. 따라서 백성은 백성, 그들은 그들이었으며 그것 때문에 항상
VOL. 244 김진호 화백
예부터 우리 성인들은 ‘서기동래(西氣東來)’라는 말을 해 왔다. 이 말은 ‘서쪽의 기운이 동쪽으로 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쪽의 기운이라 함은 서학, 즉 서양의 철학과 문예부흥의 근간이 되는 기독교 사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렇듯 서양의 부흥을 가져다 준 기독교 사상이 21세기를 기점으로 그 기운이 쇠하여져 동쪽으로 옮겨 온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말은 약 오백년 전 조선이 낳은 유학자 겸 예언가인 ‘격암 남사고’ 선생이 최초로 예언하고 사용했다. 즉 ‘서기동래(西氣東來) 구세진인(救世眞人) 진사성군(辰巳聖君) 정도령(正道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긴장과 화해의 현장’ 판문점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특수지역이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은 높이 5㎝, 너비 50㎝의 콘크리트 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턱을 넘어 북쪽으로 가면 ‘월북’이며, 남쪽으로 오면 ‘월남’이다. 평상시는 남북 군인들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대치해 있다. 하지만 남북회담이 열리면 일시적으로 통행이 허용된다. 회담을 위한 남북대표단과 취재기자단, 회담 관계자 등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왔다 갔다 한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간 남북 체육회담이 여러 차례 열렸을 때, 취재기
한병권 논설위원 ‘유감.’ 남북 고위급협상이 타결된 직후 이 단어가 네이버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유감’은 남북 공동발표문 2항에 들어있는 말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판문점에서 나흘간 있은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의 분명한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즉 “북한, 유감 말고 사과를 해야 하는데” “북한, 유감이라지만 당장 확성기 방송 중단하려고 하는 일종의 전략 아닐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북측이 최근 지뢰와 포격 도발에 대해 시인·사과하면서 책임자를 가려내 처벌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하지 않고 단순히 “유감을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한때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한국 게임산업이 추진동력을 잃고, 중국발 태풍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향을 읽고 추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거대한 중국 자본을 앞세운 중국 게임업계가 한국의 게임은 물론 게임업체까지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의 게임제작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흥행하고 있는 중국산 게임도 크게 늘고 있어 중국 의존도도 심화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 게임업계가 한국과 일본 등에서 10여종의 게임 관련 지식재산권(IP)을 인수하거나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여전히 청탁 문화·관행이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부정부패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동안 묵인해 왔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고자 향응을 베풀었고 청탁이 습관화되었다.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도 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법의 문제점은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배제되어 있다는 데 있다. 법적 장치를 마련했음에도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보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자연권 사상에서 기인(起因)된 이 평범한 용어를 다중이 이해하는데 혼란을 주는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인한 재판 과정과 대법원 상고심 선고 이후 며칠간 한 전 총리가 보여준 사법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지는 행동들이다. 재판 결과 유죄로 확정된 범죄자가 수감되기 전 보여준 ‘법치 조롱’ 같은 행위들은 많은 국민들에게 과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할까? 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검찰 기소 후 최종심에 이르기까지 5년 1개월이 소요됐다.
지방세는 국세와 함께 우리나라 조세체계를 이룬다. 국세청 소관인 국세는 일선 세무서를 통해 수납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수입이 되는 지방세는 시군과 시도에서 받아들이지만, 그 근거가 되는 지방세법은 행정자치부에서 관장하고 있다. 지방세의 세율과 세목이 법률로 규정하기 때문에 행자부에서는 지자체의 살림살이를 지탱할 수 있도록 세율·세목 증대와 함께 국세의 지방세 이양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성과가 미흡해 지자체에서는 불만이 따른다.올해로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이 됐지만 지방재정 상태는 더 악화됐다. 2013년 기준 지방
엄마 걱정기형도(1960~1989) 열무 삼십 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아주 먼 옛날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시평]유년의 기억, 장에 열무를 삼십 단 힘겹게 이고, 팔러 간 엄마를 기다리던 기억.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고, 조금씩 어둠이 찾아와도 아직도 오시지 않는 엄마. 그런 엄마를 기
글 정라곤 시인 | 그림 김진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