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서기동래(西氣東來) 구세진인(救世眞人) 진사성군(辰巳聖君) 정도령(正道靈)’이라 했으니, ‘서양의 운세가 동방으로 오고, 구세주(진인)가 진사 양년에 바른 도의 말씀을 가지고 온다’는 뜻이다. 그런데 유학자인 남사고 선생이 왜 서양문명의 근간이 된 기독교의 장래를 예단했을까. 어찌됐든 그 후 ‘물질문명의 시대가 가고 도의(道義)의 시대가 온다’는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성인들이 유사한 표현으로 오늘을 내다봤다.
오늘날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독교 내지 기독교 사상은 종교의 범주에 속한다. 여기서 종교(宗敎)는 곧 ‘신(神)의 가르침’을 뜻한다. 지구촌의 모든 종교를 동양에선 흔히 ‘유불선’이라 칭한다. 다시 말해 ‘유불선’은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하나의 대명사가 됐다. 그렇기에 ‘유불선’은 종교이며, 종교는 신의 가르침이다.
여기서 ‘유불선’ 각 종교의 창시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BC624~544)는 샤카족의 중심지인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의 왕자로 태어났다. 유교의 창시자는 공자로서, 중국 춘추시대 말기에 서주의 제후국인 노(魯)나라의 무관인 숙량흘의 둘째 아들이자 서자로 태어났다. 기독교의 예수는 우리가 다 주지하고 있는 바대로 하나님이 선지자들의 입을 빌려 미리 약속하고(사 7:14), 그 약속대로 때가 되어 동정녀 마리아라는 처녀의 몸을 빌려 베들레헴의 말구유에서 태어났으니(마 1:18~22) 하나님의 아들 즉, 신의 아들이다.
이제 살펴볼 것은 종교란 신의 가르침이라 했으니, 참 종교는 신 내지 신의 아들과의 약속이자 그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석가와 공자는 각기 종교를 창시했지만 분명 사람의 아들이다. 하지만 예수는 육신의 몸을 가지고 왔지만 분명 신의 아들이다. 종교(宗敎)라는 한자를 파자했을 때 ‘하늘의 것을 보고 그 본 것을 가르친다’는 의미를 가졌다면, 진정한 종교는 바로 신의 아들로서 신의 뜻 곧 하늘의 뜻을 가지고 온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대목에서 오해하지 않아야 할 것은 석가나 공자 역시 하늘의 뜻은 가졌으나, 깨닫고자 하는 궁구심으로 인해 하늘이 허락한 것은 부분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중요한 것은 석가나 공자가 한결같이 알리고 있는 것은 마지막 때 신앙의 목적인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구원자와 구원자가 있는 구원의 처소를 알려 왔다는 사실이다.
‘궁궁을을지간(弓弓乙乙之間)에 십승지(十勝地)’라 했으니, 이는 십자가의 도(道)로 싸워 이긴 이긴자와 이긴자가 있는 곳(非山非野)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여등각료(汝等覺了) 야소지주(爺蘇之主) 약불야(若佛也)’라 했으니 ‘너희들은 확실히 알아라 예수가 말하는 주는 바로 부처니라’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佛), 즉 부처는 ‘깨달은 사람’으로 예수의 이름으로 보냄을 받은 ‘진리의 성령 보혜사(保惠師)’를 가르키며, 나아가 보혜사 성령이 함께하는 한 사람, 즉 위에서 언급한 ‘이긴자’를 말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위에서 남사고 선생이 언급한 바른 도를 가지고 오는 ‘정도령(진리의 성령 보혜사)’이다. 이처럼 종교의 종말을 맞은 이 때, 모든 종교가 한결같이 약속하고 있는 종교가 바로 ‘십자가의 도(道)’가 있는 곳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서기동래라 했듯이, 지금까지 서쪽에서 왕성했던 기운이 기독교 사상이 맞다면, 동쪽으로 와야 했던 것도 기독교 사상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본질을 떠나 세속에 빠진 오늘날의 기독교는 신약이 무엇을 약속하고 있는지 깨닫지도 믿지도 않으며, 오히려 바른 증거를 시기하고 저주하고 핍박하기에 바쁘다. 이로 보아 종교말세가 틀림없는 것 같다. 종교는 약속이다. 약속이 없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구약시대도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했도다”라고 했듯이, 신약시대인 오늘날도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는 고로 오해하였도다”라고 했다면, 이 시대도 무지무각(無知無覺)해 분별하는 자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도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했으니, 들을 귀 있는 자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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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면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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